[앵커]
지난 10월 부산의 한 고등학생이 쓰러진 뒤 제때 응급실로 이송되지 못해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구급대가 응급 환자를 받아달라고 10개 병원에 연락을 돌렸지만 거부당했습니다.
그 병원들 알고 보니 응급실에 빈 병상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홍성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두 달 전 부산에서 고등학생이 쓰러져 경련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구급대가 도착해보니 의식이 혼미하고 혈압도 떨어진 긴급 환자였습니다.
대학병원 5곳을 포함해 모두 10개 병원에 환자 이송을 타진했지만 받아주는 데가 없었습니다.
당시 병원 응급실 병상 현황을 입수해 확인해 봤습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인 A대학병원은 18개 중 7개가, B대학병원은 12개 중 10개의 병상이 비어 있었습니다.
다른 대학병원 2곳은 병상 대부분이 비어 있었고 나머지 1곳도 절반만 찬 상황이었습니다.
[방성환/부천대 응급구조학과 교수 : "제발 좀 환자 바이털(생명)이라도 좀 붙잡게 응급실에서 응급 치료만 좀 해달라, 그것조차도 지금 안 받아지니."]
병상 여유가 있었지만, 일부 병원들은 "소아 신경과 진료가 안 된다"는 이유로 환자 이송을 거부했습니다.
특히, 숨진 학생은 심정지 후 이송된 병원에서 살펴보니 몸에 외상이 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외과 진료가 필요했지만, 병원들이 환자를 보기도 전에 신경과 진료가 필요한 걸로 판단한 겁니다.
복지부 지침엔 "현장 이송 시 배후 진료 자원은 원칙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돼 있지만 선언적인 규정일 뿐입니다.
전문가들은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중증 응급환자는 지역별 이송 병원을 미리 정해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정경원/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 "(구급대원이) 전화를 두 군데 세 군데 이상 돌리지 않도록 처치를 하는 그 순간 벌써 어느 병원이 병상이 있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 되겠다는 걸 좀 사전에 약속돼 있고 알고 있고."]
소방청도 중증 환자의 1차 응급 진료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최근 총리실에 보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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