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신입이 들어왔습니다.

121 0 0 2026-08-09 20:15: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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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는 10살 넘게 차이 나는 형이었습니다.

표정은 늘 어두웠고.

사람들이 대놓고 무시하니 더 불안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엑셀 기본부터.

회사생활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알려줬습니다.

솔직히 답답할 때도 많았습니다.

하나 알려주면 바로 알아듣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걸 몇 번씩 설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냥 챙겨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형이 술 한잔하자고 했습니다.

둘이 마시다가 갑자기 묻더군요.

“나 진짜 너무 못났지 않냐?”

그래서 말했습니다.

“사람마다 시작점이 다른 거죠.”

“형은 그냥 아직 회사 경험치가 없는 거예요.”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만렙 찍을 때까지 버텨봐요.”

형은 한참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고맙다며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형은 원래 요식업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자기 식당까지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손님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크게 다친 뒤로.

예전처럼 몸을 쓰는 일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왠지 익숙한 식당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예전에 저희 회사가 회식을 자주 하던 곳이었습니다.

갑자기 문을 닫아서.

직원들이 아쉬워했던 바로 그 식당이었습니다.

그 식당 사장이.

지금 제 옆자리 39살 신입이었던 겁니다.

대표님과 형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습니다.

사정을 알게 된 대표님이.

“우리 회사에서 다시 시작해봐.”

하고 직접 데려온 거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뒤로.

저도 더 많이 알려줬습니다.

제 일 하면서 형 업무까지 같이 봐주고.

모르는 건 몇 번이고 다시 설명했습니다.

몇 달 뒤.

대표님이 저를 따로 불렀습니다.

“넌 사람을 참 잘 보는 것 같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승진했고 연봉도 꽤 올랐습니다.

형도 천천히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엑셀 하나 만드는 데 하루가 걸렸는데.

하나씩 배우고 버티더니.

지금은 입사 5년 차.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가 됐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형과.

이제 단순한 직장 동료 사이가 아닙니다.

내년 3월.

그 형 여동생과 결혼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형에게 회사생활을 알려준 줄 알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한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는 법은.

오히려 제가 그 형에게 배운 것 같습니다.



39살 신입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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