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 삼성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 ⓒ 뉴시스몇 년째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시달린 삼성 라이온즈의 팬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31)과 벤 라이블리(28)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서 펼쳐진 ‘2020 KBO리그’ 교류 연습경기 한화 이글스전에 나란히 등판해 각각 4이닝 무실점, 3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역유입 차단을 위한 2주 자가격리 후 첫 실전 출격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보여줬다. 뷰캐넌은 정교한 컨트롤과 다양한 구종으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라이블리는 지난해 교체선수로 들어와 보여줬던 강력한 구위를 이날도 뽐냈다.
지난 시즌 덱 맥과이어 대체 용병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라이블리는 9경기 선발 57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 삼성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했다.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이는 투수다. 지난해 8월20일 한화전에서는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으로 완봉승까지 거뒀다.
메이저리그를 거친 뷰캐넌은 2017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3년 동안 활약했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71경기 선발 출전, 433.2이닝 20승30패 265탈삼진 142볼넷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일본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약한 팀에서 뛴 탓이 컸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지만 이닝 소화능력과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땅볼 비율이 50%에 가까웠다. 이날도 아웃카운트 12개 중 5개가 땅볼이었다.
설렐 만도 하지만 삼성 관계자들이나 팬들은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오히려 예민하다. 최근 수년 동안 외국인 투수 선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4년 동안 외국인투수들의 성적은 39승69패다. 외국인투수 성적이 팀 성적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겠지만, 외국인 투수의 몰락과 삼성의 암흑기가 일치한다.
삼성의 가을야구 실패 장기화는 외국인투수들 부진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은 2015시즌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 이후 두 자릿수 승리를 찍은 외국인 투수가 단 1명도 없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20승은 꿈 같은 얘기다.
지난 2016년 앨런 웹스터과 콜린 벨레스터는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중 이탈했다. 대체 용병 2명은 2승을 합작하는 것에 그쳤고, 삼성은 9위 굴욕을 뒤집어썼다. 2017년에도 레나도와 페트릭이 5승13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그해 역시 9위에 머물렀다.
2018년은 아델만과 보니야가 15승을 합작하며 6위까지 올라섰지만 2019시즌 다시 추락했다. 지난해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도 개막 이전까지는 잔혹사를 끊어줄 외국인 듀오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를 것이 없었다. 헤일리와 맥과이어는 9승16패에 그쳤고, 팀 성적 역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팬들로 하여금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게 하는 잔혹사다.
4년 잔혹사 기간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선발은 윤성환(2016·2017시즌)뿐이다. 2016년 12승을 찍은 차우찬은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2018·2019시즌에는 10승 투수도 없었다. 올해도 국내 투수 가운데는 과거의 윤성환과 차우찬 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줄 선발 자원이 없다보니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꿰고 있는 만큼 불안감 또한 자연스레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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