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고사한 회장 자리, 선수협 다시 존재가치 위협받나

489 0 0 2022-11-30 06:31: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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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다시 수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선수협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달 1일 열리는 선수협 시상식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제12대 선수협 회장 취임식이 취소됐다고 알렸다. 선수들이 직접 뽑아 수여하는 리얼글러드 어워드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선수협은 현 회장인 양의지(두산)의 뒤를 이을 새 회장을 뽑기 위해 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이 시즌 후 비대면 투표를 진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선수협 회장 후보는 리그 연봉 상위 20위 안에 든 선수들이었는데 이중 최다 득표자가 회장 취임을 고사하면서 투표가 무효화됐다. 선수협은 다음달 1일 시상식에 앞서 진행되는 선수협 정기총회에서 다시 회장 선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1일 새 회장이 바로 추대될 수도 있지만 공석이 된다 해도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2017년 이호준 전 회장이 물러난 뒤 2019년 이대호가 10대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2년간 선수협은 회장이 없었다.

당시 선수협은 고액 연봉자 위주로 '자기 배 불리기'만 한다는 비판이 컸다. FA 상한선, 외국인 선수 계약금,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출 과정에서의 논란 등으로 선수협과 선수들은 연일 비판의 대상이 됐는데 그 과정에서 선수협이 능동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아 협회 소속 선수들조차 보호하지 못한다는 시선이 쏟아졌다.

그러다 2019년 이대호가 회장으로 취임한 뒤 KBO와 FA 등급제, 샐러리캡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에 나섰고, 2020년 12월 양의지가 11대 회장으로 선임되고 나서 2차드래프트 폐지에 대한 반발, 선수들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사과 등 야구계 이슈에 적극 대응하면서 선수협의 이미지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선수협은 2020년부터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을 위한 서귀포 개인훈련 캠프도 마련했다.

그런데 이번에 선수들이 뽑은 차기 회장이 자리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현재 선수협이 조직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임의로 연봉만 보고 선수협 회장 후보를 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애초에 회장을 맡고 싶어 하는 선수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고액 연봉자들이 떠맡은 규정이다.

선수들이 선수협에 대한 애정과 참여의식이 없는 점은 계속해서 선수협이 야구계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꼽혀왔다. 선수협 회장이 다시 공석이 된다면 선수협은 선수를 대표한다는 정당성을 더욱 잃을 수 있다. 선수협은 다시 찾아올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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