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에레디비시가 코로나19 정국에서 리그를 취소한 데 이어 5대리그 중 하나인 프랑스 리그앙이 지난달 30일 리그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두 리그 모두 9월까지 대규모 스포츠 활동을 금지한 정부의 발표 직후 리그 취소 버튼을 눌렀다.
닮은 듯 보이지만, 두 리그 주최측에서 내린 결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두 리그는 코로나19 정국이 찾아오기 전 순위를 최종순위로 삼았다. 에레디비시는 우승팀, 강등팀, 승격팀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시즌이 도중에 끝난 상황에서 타이틀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판단이다. 그래서 선두를 달리던 아약스의 우승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대로 리그앙은 현재 순위대로 결정을 내린 것까진 똑같지만, 순위 산정 방식이 다르다. 경기수가 똑같지 않기 때문에 경기당 평균 승점으로 계산했다. 그 결과 압도적인 평균 승점 2.52점을 얻은 파리 생제르맹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평균승점으론 2위 마르세유(2.00점)와 3위 스타드 렌(1.79점)이 다음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지출 티켓을 따내고 4~6위인 릴(1.75점), 니스(1.46점), 스타드 랭스(1.46점)가 유로파리그로 가게 되었다. 최하위 두 팀인 아미앵(0.82점)과 툴루즈(0.46점)는 강등 운영을 맞이했다.
두 리그의 연이은 결정은 재개 혹은 취소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프리미어리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에레디비시를 따를 경우, 30년만의 잉글랜드 1부 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둔 리버풀의 우승이 물 건너간다. 한 손으로 들고 있던 트로피를 땅에 떨어뜨리는 셈, 최악의 시나리오다. 강등권인 본머스(18위), 애스턴 빌라(19위), 노리치 시티(20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 리그앙의 길을 따라걷는다면 일단 리버풀은 활짝 웃을 수밖에 없다. 리버풀은 현재 경기당 평균 승점이 2.83점이란 점 비춰볼 때, 남은 경기에서 승점 25점차 나는 2위에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니, 제로에 수렴한다. 컵대회가 안열린다면 7위까지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이대로면 8위 토트넘은 평균 승점 1.41점으로, 아스널(1.43점)에 자리를 내주고 9위로 내려앉는다. 본머스, 빌라, 노리치는 손붙잡고 2부로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