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일침: "설강화는 냉전시대 독재 간첩낙인 피해자의 고찰이 없는 드라마"

200 0 0 2021-12-20 19:38: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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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 코리아 특보 >

설강화: K-드라마, 창작의 자유와 역사 왜곡 논란

미리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간첩 낙인으로 삶 망가진 이들의 존재는 한국 근현대사의 분명한 팩트'

'독재체제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고문과 억압의 피해자들의 상처에 공감해야'

'엄연히 트라우마로 살아있는 아픔에 공감하는 방식으로 드라마 제작해야



JTBC 주말 드라마 '설강화'의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드라마가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역사를 왜곡한다'라며 청원을 올렸다.


지난 3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중국식 한복, 월병 등을 소품으로 활용하며 반발을 겪었고, 결국 2회 방송을 끝으로 폐지됐다.


설강화 역시 앞서 시놉시스가 유출되면서 이미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역사 왜곡 논란이 역사의식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반면, 지나친 검열로 인한 창작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우려도 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 분)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민주화운동 가치 폄하 논란


정부는 1997년부터 '5.18민주화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정부 주관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논란은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에서 비롯됐다.


청원인은 극 중 여주인공이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주는 내용을 문제 삼으며 "(5.18)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청원은 하루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일부 드라마 협찬 업체들은 협찬을 취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국 법원은 그동안 5.18 관련 재판과 판결을 통해 당시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간첩으로 몰려 피해를 입은 이들의 존재를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민주화 시위를 했다가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썼던 당시 20대 대학생 양동화, 김성만 씨가 재심을 청구해 환갑이 돼서야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간첩 낙인으로 삶 망가진 이들 있다'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연출자 조현탁 PD는 16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독재정권과 대선 정국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은 가상"이라며 드라마가 민주화운동이 아닌 "청춘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지난 3월에도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한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 의도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시 민주화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을 사용하면서 "'의도가 없었으니 괜찮다'라는 식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사단법인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하 박종철기념사업회)의 이현주 사무국장은 BBC에 "민감한 역사적 배경을 다루면서 철저하게 고증하지 않고 의도 없이 낭만적으로 그렸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설강화에서 다루는 사건은 피해자들이 분명 존재하는 사건이다. 입에 담기도 힘든 잔인한 고문과 폭력으로 인해 허위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고,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낙인된 채 배제되어 삶이 망가진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이 있는 상황에서 간첩의 존재를 긍정하는 시나리오를 쓴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픔에 공감하는 방식으로 제작됐으면'


이러한 논란을 미리 방지하기 위힌 방법은 없을까?


이 사무국장은 "피해자가 있는 가혹한 시절을 다룰 때는 아픔에 공감하는 방식으로 제작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를 다루는 모든 콘텐츠는 어떤 한 부분도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고민하고, 고증하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허위자백으로 간첩으로 몰렸다 무죄를  받으신 이들이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워하신다"라며 "그분들이 이 방송을 봤을 때 어떤 심정이실지 감히 예상도 못 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죄를 선고받고 보상까지 받을 수 있음에도 그 당시를 떠올리고,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아픔이라서 거부하시는 분들까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가장 갈등 없는 방식은 법적으로 제작과정을 제도화해서 이견이 없도록 하는 것이지만 콘텐츠 제작에 있어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균형점을 찾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네티즌이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서는 더 나은 고증과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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