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로데릭 하니발, 외국 선수 원조 전천후 스윙맨

299 0 0 2022-08-08 17:57: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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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1년 정기 구독 링크)

프로농구 초창기만 하더라도 외국 선수 포지션이 빅맨에 국한되지 않았다. 두 명 보유/두 명 출장이 가능할 때 가드나 스윙맨이 KBL로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니 맥도웰이 리그를 장악하기 시작한 이후 모든 구단이 빅맨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서장훈을 보유했던 서울 SK(당시 청주 연고)는 달랐다. 서장훈이라는 리그 최고 빅맨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SK는 전천후 스윙맨인 로데릭 하니발을 호명했다. SK는 하니발과 함께 전력을 다졌고, 우승을 차지했다.

기록으로 엿보는 그의 대학 시절
하니발의 대학 시절은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NCAA 롱비치스테이트 비치에서 뛰었으며, 1993년에 컨퍼런스 챔피언을 달성했다. 같은 해에 NCAA 토너먼트 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높은 관문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그는 대학 시절 NBA에 진출해서 코트를 누볐던 루시어스 해리스, 브라이언 러셀과 함께 뛰기도 했다. 첫 해인 지난 1991-1992 시즌에서는 29경기 평균 7.5점(필드골 성공률 : 39.9%, 3점슛 성공률 : 32.2%, 자유투 성공률 : 65.8%) 3.7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학년 때인 1992-1993 28경기에서 26경기를 주전으로 출장했다. 평균 11.9점(필드골 성공률 : 46.2%, 3점슛 성공률 : 40.0%, 자유투 성공률 : 73.5%) 3.8리바운드 3.4어시스트 1.3스틸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하니발의 2점슛 성공률은 무려 52.4%로 상당히 높았다. 많지 않은 공격 기회에도 순도 높은 득점을 올리면서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졌다. 이듬해에는 좀 더 나아졌다. 1993-1994 27경기에서 경기당 15.7점(필드골 성공률 : 44.6%, 3점슛 성공률 : 39.5%, 자유투 성공률 : 77.0%) 4.7리바운드 2.8어시스트 1.1스틸을 책임지며 팀에 크게 기여했다. 이전 시즌에 이어 높은 2점슛 성공률(50.7%)을 자랑하며 효율을 자랑했다.

나이츠에서의 첫 우승
하니발은 대학 졸업 후 유럽에서 뛰었으며, 대만 무대를 거치기도 했다. 지난 1999년에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에 지원했으며,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9순위로 청주 SK의 부름을 받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외군 선수로 빅맨 선발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SK는 서장훈과 현주엽을 데리고 있었던 만큼, 스윙맨 선발에 나섰다. 무엇보다, SK는 당시에 1라운드 2순위로 선발한 로렌조 홀을 트레이드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리그를 제패했던 대전 현대(현 KCC)와 거래에 나섰다. SK는 홀을 보내는 대신 현대로부터 재키 존스를 받았다. 서장훈이라는 리그 최고 센터를 보유하고 있던 SK는 보드 장악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돋보이는 랍패스와 수준급 외곽슛을 장착하고 있는 존스를 데려오면서 전력을 다졌다. 서장훈, 존스, 현주엽까지 빅맨이 많았던 만큼, SK는 2라운드에서 하니발을 선발해 외곽 전력을 다졌다.
 

참고로, SK는 직전 시즌에 외국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렀던 SK는 1999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번을 얻어냈고, 홀을 통해 존스를, 2라운드에서 스윙맨인 하니발을 택한 것이다. 하니발도 득점원이라기보다는 수비수에 가까웠다. 스윙맨들도 주로 득점원이 가세했던 것과 달리 하니발은 공격보다 수비와 운영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봐야 한다. 다른 구단에 지명이 됐다면, 스몰포워드로 나서야 했겠으나 서장훈과 현주엽이 있어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슈팅가드로 나설 수 있었다. 하니발은 지난 1999-2000 시즌에 성탄절 이전까지 17경기에서 평균 17.5점 5.8리바운드 4.2어시스트를 올리며 활약했다. 서장훈과 존스가 골밑을 장악한 가운데 하니발이 외곽에서 공수를 책임졌다.
 

하지만, 당시 SK는 안쪽에 전력이 중첩된 부분이 없지 않았다. 당시 현주엽은 KTF(현 KT)에서 뛸 당시 포인트포워드와 같지 않았다. 오히려 정통파 파워포워드로 골밑에서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골밑 전력 편중이 심했다. 결국, SK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현주엽을 여수 골드뱅크(KTF)로 보내는 대신 조상현을 데려오면서 전열을 정비했다. SK는 현주엽을 조상현으로 대체하면서 남는 전력을 통해 외곽을 확실하게 보강했다. 1대 1 공격은 물론 정확한 3점슛을 장착하고 있는 조상현의 가세로 SK의 선수 구성이 단연 돋보였다. 트레이드 이전에 SK는 현대와의 맞대결에서 약한 면모를 보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격 보강을 택했고, 외국 선수 교체가 아닌 국내 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전열을 정비한 것이다. 조상현의 가세로 다른 구단은 서장훈에게 적극적인 도움 수비를 가할 수 없었다. 하니발도 공격에서 부담을 덜었으며, 오히려 수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팀의 기동력도 좀 더 나아졌다.
 

무엇보다, 하니발이 공격이 아닌 운영을 도우면서 주전 포인트가드인 황성인도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하니발이 갖고 있는 장점이 극대화됐다. 수비와 운영에서 역할을 하면서 필요할 때 공격에 가담하면서 숨통을 트였다. 여러 포지션의 선수를 두루 수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 됐다. 비록, 조상현의 가세로 이전처럼 가드로 뛰지 못하게 됐으나 공격 부담 감소에 힘입어 외적인 부분에서 크게 기여했다. 게다가, 당시 SK는 주축들이 어린 선수들이었다. 이에 하니발이 실질적인 라커룸리더로 역할을 했다. SK는 트레이드 이후 확실하게 나아졌다. 현대와의 맞대결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 SK는 정규시즌에서 현대에 한 경기 차이로 리그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결승에 선착한 SK는 버넬 싱글턴이 이끄는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을 만났다. SK는 1라운드를 치르고 올라온 삼성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으면서 시리즈를 세 경기 만에 끝냈다. 하니발은 이 기간 동안 코트를 지배했다. 1차전에서 25점 15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팀의 승리를 자축했던 그는 서장훈이 있어 주로 토종 선수와 매치업이 됐던 그는 삼성을 제치는 데 앞장섰다. 그는 시리즈 평균 25.3점을 올리면서 활약했다. 특히, 시리즈를 매조지는 3차전에서는 이날 최다인 30점 14리바운드로 존재감을 뽐냈다. 하니발이 공수 양면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SK가 2라운드를 조기에 끝내고 결승에 올랐다.
 

SK는 결승에서 예상대로 현대와 만났다. SK의 최인선 감독은 현대의 백코트를 상대로 변칙 수비를 꺼냈다. 팀내 제 1 수비수인 하니발에게 이상민을 막게 했다. 그 사이 황성인이 조성원을 막은 것. 현대는 이상민이 여느 가드를 상대로 신장에서 뒤지지 않았으나, 조성원이 있었던 만큼 장신 선수가 두루 즐비한 SK의 백코트를 상대로 우위를 갖기 쉽지 않았다. 시리즈 내내 하니발의 수비를 상대해야 했던 이상민은 원활하게 경기를 펼치기 쉽지 않았다. 이어 서장훈이 조니 맥도웰을 막았다. 현대 공격의 핵심인 맥도웰이 이상민이 자신보다 큰 선수를 상대해야 한 만큼, 상대 수비를 뚫기 쉽지 않았다. 설사 픽게임이 진행되더라도 하니발이 수비가 바뀌었을 때 맥도웰을 상대로 일정 부분 버틸 수 있었다.
 

이상민은 하니발을 상대로 고전했다. 패스가 원활하게 전개되지 않으면서 맥도웰과 홀이 안쪽에서 무게감은 다소 앞서 있었으나 우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하니발이 이상민을 수비하면서 현대 공격의 뇌관을 확실하게 틀어 막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니발이 단순 외국 선수라서 이상민의 활동 반경을 잘 묶은 것이 아니라 수준급 수비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좋은 운동 능력은 물론 긴 팔과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현대의 공격 전개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상민은 체력 부담도 안아야 했다. 결국, 하니발이 이상민을 봉쇄했고, 서장훈이 현대의 골밑을 어렵지 않게 공략하면서 SK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서장훈이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이 됐다. 서장훈은 결승에서 6경기에서 경기당 약 33분을 뛰며 16.8점 7.2리바운드 1.7어시스트 2.2블록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며 최우수선수를 수상했던 그는 결승전에서도 어김없이 위력을 떨쳤다. 이면에는 하니발의 수비가 우승에 필요한 조각이 됐던 것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하니발은 지난 2000 플레이오프에서 준결승에서는 공격, 결승에서는 수비로 활약하며 SK가 정상을 밟는데 아주 크게 일조했다. 수비로 시리즈의 물줄기를 바꾸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팀의 핵심 전력인 외국 선수가 실질적으로 전문 수비수로 역할을 하는 경우는 지금까지도 아주 드물다. 물론, 서장훈이라는 리그 최고 선수가 자리하고 있고 존스와 조상현까지 버티고 있어 가능한 것이었지만, 반대로 SK가 하니발의 수비력과 다재다능함을 적극 활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하니발은 지난 결승 6차전에서 37분이 넘는 시간 동안 코트를 지키며 19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그 사이 조상현이 3점슛 네 개(100%)를 포함해 가장 많은 25점을 퍼부었다. 서장훈이 20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존스가 16점 14리바운드 3스틸 4블록으로 활약했다. 당시 SK의 전력 구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그만큼 하니발의 역할과 그의 수비가 결승의 분위기를 선점하는데 가히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SK는 리그 2위로 마쳤기에 결승에서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없었음에도 시리즈를 주도했고, 끝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이후에도 여전했던 하니발의 입지
우승을 차지한 SK가 하니발, 존스와 함께하는 것은 당연했다.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서기 충분한 전력이었다. 전력 누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에서 입증이 된 것처럼 SK를 견제할만한 뚜렷한 팀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SK는 지난 1999-2000 시즌과 달리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팀의 기둥인 서장훈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SK도 제 전력을 꾸리기 쉽지 않았다. 서장훈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다른 선수가 자리를 채웠으나 공수 양면에서 전력 하락이 뚜렷했다. 이에 SK는 하니발의 공격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맞섰다. 하니발은 당해 시즌 평균 20점을 올리면서 존스와 함께 SK의 공격을 이끌었다. 서장훈의 부상에도 SK는 리그 3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리그 3위로 마쳤으나 서장훈이 돌아온 만큼, 2연패 도전에 청신호를 켠 겻으로 예상이 됐다.
 

SK는 1라운드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지난 2000년 결승에서 만났던 현대와 마주한 SK는 첫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시리즈를 조기에 끝냈다. 당시에는 플레이오프 첫 관문이 3전 2선승제였던 만큼, 1차전을 가져가는 팀이 대개 여세를 몰아 시리즈를 끝냈다. 1차전에서 이겼던 SK는 2차전에서 하니발이 23점 7리바운드, 서장훈이 32점 10리바운드, 존스가 17점 15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현대에서는 이상민이 24점을 올리면서 분전했으나 SK의 삼각편대를 상대로는 턱없이 모자랐다.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당시 리그 2위인 창원 LG를 상대로 다소 고전했다. 조성원이 이끄는 LG를 상대로 흔들린 가운데 시리즈 2차전에서 하니발이 경기 도중 항의를 지속하다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항의가 심했고 퇴장이 됐던 만큼, 그는 한 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비켜가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출장 정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정규시즌보다 훨씬 큰 점을 고려하면 하니발의 3차전 출장 불가는 SK에 치명적이었다. 하니발이 3차전에 뛰지 못하면서 SK는 경기를 내줬고, 졸지에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징계 후 돌아온 하니발은 절치부심했다. 여전히 토종 선수가 자신의 상대였던 만큼, 공격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하니발은 4차전에서 31점을 퍼부었다. 그의 활약으로 SK가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으며, 최종전까지 몰고 갈 수 있었다.
 

SK는 5차전에서 최선을 다했다. 하니발도 선봉에 섰다. 그러나 SK는 또 다른 변수와 마주했다. 안쪽 수비를 책임져야 하는 존스가 경기 도중 퇴장을 당한 것. SK는 2, 3차전 하니발에 이어 5차전에 존스까지 뛸 수 없게 되면서 전력 약화를 자초한 셈이 됐다. 핵심 전력의 부상이 아니라 퇴장을 피하지 못하면서 시리즈를 내준 꼴이 됐다. SK는 존스의 퇴장 이후 수비에서 한계를 보였다. 5차전을 내주면서 SK는 현대에 이어 프로 두 번째로 연속 우승 도전에 다가서나 했으나 실패했다. 당해 시즌에는 삼성이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SK가 5차전에서 존스의 퇴장 없이 경기를 치렀다면 이겼을 수도 있다. 결승에서 SK가 삼성과 마주했다면 훨씬 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SK는 정규시즌에 서장훈의 부상, 플레이오프에서 외국 선수들의 잇따른 퇴장에 발목이 잡혔다. 특히, 준결승 중반이 아닌 최종전에 나온 존스의 퇴장은 SK의 탈락에 결정적이었다.
 

비록 SK는 2년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능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할 만했다. SK는 이번에도 하니발과 한 시즌 더 함께 하기로 했다. 존스와는 결별했다. 존스는 이따금씩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 SK는 존스가 아닌 다른 외국선수를 선발하기로 했고, 테렌스 무어를 지명했다. 그러나 무어는 팀에 좀처럼 녹아들지 못했으며, 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다. SK는 시즌 첫 9경기에서 4패를 떠안았다. 황성인의 군 입대로 백코트에 누수가 생겼으나 임재현이 뒤를 잘 채웠다. 하니발과 조상현도 건재했다. 그러나 무어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SK는 무어를 교체하기로 했다. 데려온 선수는 에릭 마틴. 마틴은 공격에서 골밑 공격에 한정되기 일쑤였으나 수비에서 제 몫을 해냈다. 서장훈이 중거리슛을 갖추고 있어 오히려 마틴이 안쪽을 책임졌고, 서장훈이 간헐적으로 중거리로 나왔다. 무엇보다, 서장훈이 포스트플레이를 통한 공격에 나설 때, 마틴이 자리하고 있어 상대도 수비가 쉽지 않았으며, 수비에서 마틴이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면서 SK는 더욱 단단해졌다.
 

마틴이 가세한 직후, SK는 다시금 우승 후보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김승현과 마커스 힉스가 가세한 대구 동양과 시즌 내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른 부상이 SK를 덮쳤다. 바로 하니발이 다치고 만 것. 부상 전까지 경기당 17.8점 6.4리바운드 4.8어시스트로 어김없이 제 몫을 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1월에 열린 안양 SBS(현 KGC)와의 경기에서 다친 그는 경기 후 정밀 검사 결과 10주 진단을 받았다. SK는 고심 끝에 하니발을 교체하기로 했다. 하니발의 회복을 무작정 기다리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SK는 제이미 부커를 대체 선수로 데려왔다. 그러나 부커는 괜찮은 듯 보였으나 다소 양호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SK는 시즌 막판에 부커를 찰스 존스로 교체했다. 그러나 존스는 주요 전력은 고사하고 로테이션에서도 밀려났을 정도로 처참했다. 당시 ‘식물 용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등 좀처럼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결국,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전력 외로 분류가 됐다.
 

하니발이 떠난 SK는 한계를 보였다. 서장훈, 마틴, 조상현이 어김없이 중심을 잡았으나 하니발의 부재로 공수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만약, 하니발이 부상 없이 있었다면, 결승에서 김승현의 수비수로 나섰을 터. 그랬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즌 중반에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하면서 교체된 그는 이후 한국 무대와 인연을 맺지 않았다. 서장훈이 대체가 불가능한 활약을 펼치며 팀을 결승까지 끌고 갔고, 5차전에서 조상현의 쐐기 3점슛으로 5차전을 따냈다. 그러나 대구에서 열린 6, 7차전에서 내리 패하면서 SK는 준우승에 그쳤다. 시즌 후 서장훈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SK는 하니발과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았다.

썬더스에서 한 시즌을 보냈던 하니발
삼성은 2002년 여름에 서장훈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다졌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2002-2003 시즌에 다른 외국 선수의 교체가 잇따랐으나 스태판 브래포드와 아비 스토리가 자리한 이후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냈으나, 서장훈의 영입 이후 플레이오프 진출에만 만족한 부분은 아쉬울 만했다. 이듬해에 삼성은 외국 선수를 전원 새로 선발했으나 지명 이후 선수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하니발과 데릭 존슨이라는 리그 경력자를 불러들이기로 했다. 두 선수 모두 각각 지난 2001-2002 시즌과 2002-2003 시즌에 각각 부상으로 낙마한 경험이 있는 이들로 기량 검증은 끝났다. 게다가, 삼성은 외국 선수를 전원 교체해야 했기에 다른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하니발은 주전 스몰포워드로 나섰다. 그러나 토종 선수와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 서장훈과 함께 하는 것은 다르지 않았으나, 시즌 시작 전에 합류한 것은 맞으나 오프시즌부터 시작하며 제대로 손발을 맞추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달리는 농구를 추구하는 주희정과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 서장훈과 하니발은 상대적으로 정적인 농구를 했기에 주희정과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하니발은 SK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부상으로 당한 아쉬움을 달래는 듯 54경기에 모두 나서면서 꾸준히 코트를 지켰으나, 전반적인 활동량과 생산성이 이전만 못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했으나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1차전을 내줬던 삼성은 2차전에서 서장훈이 어김없이 29점을 퍼부었고, 안드레 페리(존슨 대체)가 12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 웃으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으나 삼성은 3차전에서 전자랜드에 지면서 탈락하고 말았다. 당시 전자랜드는 앨버트 화이트, 제이슨 윌리엄스, 문경은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화이트는 시즌 내내 KCC의 찰스 민렌드와 평균 득점 1위 자리를 두고 다퉜고,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팀의 전력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윌리엄스가 골밑에서, 문경은이 외곽에서 활약했다. 삼성과 전자랜드는 각각 삼각편대로 맞섰으나 핵심 3인방의 짜임새가 돋보였던 전자랜드에 패하고 말았다.
 

시즌을 마친 삼성은 시즌 시작 전부터 외국 선수 교체라는 홍역을 치렀다. 존슨도 시즌 중에 페리로 교체가 되는 등 외국 선수 교체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만하다. 페리는 서장훈과 공존이 원활하지 않았다. 물론, 존슨이 다소 느렸기에 서장훈과 함께 할 때 기동력에서 제약이 많았고, 페리는 운동 능력은 출중했으나 서장훈과 하니발 옆에서 뛰기에는 맞는 전력감이라 판단하기 어려웠다. 결국, 시즌 후 삼성의 김동광 감독이 사임했고, 하니발은 시즌 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후 그는 프로농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2003-2004 시즌을 끝으로 한국과의 인연도 마지막이었다.

하니발에 대한 말말말
하니발은 외국 선수임에도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보통의 외국 선수들이 개인 기록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것과 달랐다. 당시 2002년에 SK에서 뛰었던 창원 LG 조상현 감독은 당시 SK에 대한 질문에 지난 2020년에 가진 본지와의 대화에서 “골드뱅크에서 SK로 트레이드가 되면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맞춰본 선수들이 많아서, 마음이 편했다”고 운을 떼며 “선수 구성도 워낙 좋았다. (서)장훈이 형이 전성기였고, 재키 존스와 로데릭 하니발, 저와 (황)성인이까지 주전 전력이 현대 못지않게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SK에서 최 감독을 보좌했던 박건연 코치는 “공격을 지휘하는 이상민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하니발을 최전방에 내세웠는데 이게 잘 통해서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면서 하니발의 활약을 빼놓지 않았다. SK의 이재호 국장도 당시 하니발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하니발은 몸 관리도 잘 했고, 선수단과 사이도 좋았다. 사석에서는 '장군'이라고도 불렸다”라며 그의 활약을 단연 높이 샀다. 이 국장은 하니발을 이상민의 수비수로 내세운 것이 크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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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볼볼볼볼볼볼볼볼볼’ 1차지명의 10연속 볼, 0이닝 3사사구→밀어내기 2실점 ‘충격’ 조현
22-08-0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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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선발' 마인츠, 보훔 원정 2-1 승리. 오니시워 멀티골 앗살라
22-08-07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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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 1AS 맹활약' 클루셉스키, "팀의 경기 방식이 너무 좋다" 닥터최
22-08-07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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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1호 도움+자책골 행운' 토트넘, 사우스햄튼 4-1 제압... 개막전 승리 찌끄레기
22-08-0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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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출전' 누녜스, EPL 데뷔전서 1골 1AS 맹활약…리버풀, 풀럼과 2-2 무승부 6시내고환
22-08-0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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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윈스포 폭발→13안타 12득점' LG, 키움 꺾고 하루만에 2위 복귀 뉴스보이
22-08-0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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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은 끊는게 아닌데 간빠이
22-08-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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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와 기싸움에서 밀린 텐 하흐 감독 “호날두 있어서 정말 행복해”...개막전 선발출전 예고 순대국
22-08-0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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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넬리-사카 연속골’ 아스널, 팰리스전 2-0 진땀승...‘개막전 무실점’ 픽도리
22-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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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개막전 전문 공격수가 없다…마샬까지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 질주머신
22-08-06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