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의 ‘캡틴’ 이승원(강원)은 이번 대회 한국이 수확한 최고의 성과로 꼽힌다. 이승원은 12일(한국시간) 이스라엘과의 U-20 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한국이 0-1로 뒤지던 후반 24분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넣었다. 이로써 이승원이 이번 대회에서 올린 공격 포인트는 7개(3골 4도움)로 늘어났다.
이는 이승원 개인은 물론 한국 축구사에 의미가 큰 기록이다. 한국 선수가 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올린 최다 공격포인트 신기록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기록은 4년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작성한 6개(2골 4도움)였다. 당시 한국의 준우승에 앞장선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골든볼’을 받았다.
이승원은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2회 연속 골든볼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우진 못했으나 ‘브론즈볼’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브론즈볼은 대회에서 3번째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진다. 최고상인 골든볼과 2등상 실버볼은 각각 준우승과 우승 팀의 체사레 카사데이(이탈리아), 알란 마투로(우루과이)가 받았는데, 4위 팀 선수가 브론즈볼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승원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이승원의 이 같은 활약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승원은 대회 전까지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존재였다. 지난해 12월 강원FC에 입단했지만 K4리그(4부 리그)에서 뛰었을 뿐 아직 K리그1 데뷔전을 치르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0-0으로 비긴 감비아전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작성하며 공격 첨병 노릇을 했다. 기량 뿐만 아니라 리더십에서도 빛났다. 그는 묵직하게 대표팀의 중심을 잡으며 ‘원팀’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