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가을야구 탈락 위기에 몰린 애리조나를 구했다.
애리조나는 2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6차전에서 5-1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선발투수 켈리였다. 켈리는 앞서 18일 NLCS 2차전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지만 모두 솔로 홈런으로 연결되는 불운을 맛봐야 했다.
절치부심한 켈리는 팀의 운명이 걸린 6차전에서 5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켈리는 1회 말 볼넷 2개로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알렉 봄을 삼진, 브라이슨 스탓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애리조나 타선은 2회부터 켈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2회 말 선두타자 토미 팸이 필라델피아 선발 애런 놀라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백투백 홈런으로 놀라를 흔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알렉 토마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에반 롱고리아가 적시 2루타를 터뜨려 순식간에 스코어는 3-0이 됐다.
3점을 지원받은 켈리는 2회 말 바로 실점했다. 선두타자 J.T. 리얼무토에게 2루타를 맞은 켈리는 다음 타자 닉 카스테야노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다. 그러나 브랜든 마쉬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3-1 추격을 허용했다. 이 점수가 이날 켈리의 유일한 실점이었다.켈리는 3회 말 선두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 처리한 뒤 봄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켈리는 다음 타자 스탓을 땅볼로 처리해 선행 주자는 2루에서 아웃이 됐지만, 1루 주자가 된 스탓이 도루에 성공해 2사 2루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켈리는 2회 2루타를 허용했던 리얼무토를 상대로 7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위기를 넘겼다.
기세가 오른 켈리는 4회를 2루 땅볼, 삼진, 중견수 뜬공 삼자범퇴 처리했다. 애리조나 타선은 켈리의 호투에 응답했다. 5회 초 코빈 캐롤의 안타에 이어 케텔 마르테가 적시 3루타를 터뜨려 4-1로 달아났다.
켈리는 5회 말 카일 슈와버, 트레이 터너, 하퍼로 이어지는 1~3번 타순을 삼진, 중견수 뜬공, 삼진으로 막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켈리의 기세에 눌린 필라델피아 타선은 이후 애리조나의 불펜을 상대로도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애리조나는 7회 초 1사 2루에서 케텔 마르테가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5-1 애리조나의 승리였다.
원정에서 1, 2차전을 모두 가져갔던 애리조나는 홈에서 3연패를 당하며 가을야구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다시 원정에서 투타의 조화로 6차전을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3패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96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필라델피아의 '가을 에이스' 애런 놀라가 4⅓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지며 6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지 못했다. 두 팀은 25일 필라델피아 홈에서 월드시리즈 티켓을 놓고 운명의 7차전 승부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