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다를까.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불펜 때문에 울었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리그 꼴찌. 유일하게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를 넘긴 팀이 바로 삼성이었다.
뒷문이 불안하니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38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5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이 0.724, 7회까지 앞선 승률도 0.906으로 8위에 자리했다. 반대로 역전승은 27승으로 7위에 머물렀다.
왕조 시절 정현욱-권오준-권혁-오승환 등 강력한 불펜 투수들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로 역전패란 세 글자를 찾아보는 게 힘들었던 삼성의 옛 시절을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올 시즌 가장 낮은 평균자책을 기록한 선수가 불혹을 넘긴 마무리 오승환(3.45)일 정도로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오승환도 시즌 초반에는 힘을 내지 못하면서 2군에 다녀오는 등 부침이 있었다. 우완 이승현이 3.60, 이재익이 3.95로 분전했으나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은 팀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기대했던 좌완 이승현은 4.98, 전역 후 돌아온 최지광도 5점대에 머물렀다. 중심 타자 이원석을 내주고 데려온 우완 투수 김태훈도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하며 7.28로 시즌을 종료했다.
불펜 보강이 필수였던 삼성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시작은 자유계약으로 풀린 KT 위즈 클로저 김재윤 영입이었다. 삼성은 김재윤과 4년간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등 최대 총액 58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김재윤은 프로 통산 481경기에 나서며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이후 3시즌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달성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명성을 쌓았다. 현역 세이브 기록 3위다.
삼성 프런트의 새로운 선장이 된 이종열 단장은 김재윤 영입 직후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던 불펜을 보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열린 2023 KBO 2차 드래프트서 지명 가능한 세 명을 모두 뽑았는데 그 가운데 불펜 투수가 두 명이다. 1라운드서 LG 트윈스 좌완 투수 최성훈, 2라운드 키움 히어로즈 우완 투수 양현, 3라운드 키움 내야수 전병우를 택했다. 1라운드 4억, 2라운드 3억, 3라운드 2억을 전 소속 구단에 줘야 한다. 1라운드는 50일 이상, 2라운드는 30일 이상 의무적으로 1군에 등록해야 한다.
최성훈과 양현 모두 KBO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최성훈은 LG에서만 프로 생활을 이어왔고 통산 269경기에 나서 8승 8패 2세이브 23홀드를 기록했다. 비록 올 시즌은 5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020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3년 연속 45경기 이상에 출전했으며 평균자책점도 2020시즌 3.51, 2021시즌 2.34, 2022시즌 2.16로 나쁘지 않았다. 추격조,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며 LG 불펜에 힘을 더했다.
양현은 통산 260경기에 나서 14승 14패 4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 5.05를 기록했다. 2020시즌 58경기 8승 3패 2세이브 11홀드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으며, 올 시즌에도 54경기에 나와 5패 8홀드 평균자책 5.05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근 NC 다이노스서 방출된 이민호를 연봉 4500만원에 영입했다. 2012년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NC에 입단한 이민호는 KBO 통산 337경기에 등판하여 33승 24패 28홀드 31세이브 4.8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군 제대 후 1군 경기 출전이 2019년이 마지막이지만, 1군에서만 337경기를 뛰며 33승 24패 31세이브 28홀드를 기록했다. 삼성은 이민호를 불러 직접 몸 상태를 확인하고 공 던지는 모습을 봤다.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민호 역시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종열 단장은 이민호에게 “내년에 잘 준비해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되어달라”라고 했다고.
58억 투자에 방출생까지 영입한 삼성의 행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삼성의 레전드 오승환과의 계약이 남아 있다. 미국, 일본 진출 기간을 제외하고 삼성에서만 프로 생활을 이어온 오승환이다. 오승환 역시 삼성만 보고 있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줄여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언제 발표하냐가 초미의 관심사.
비록 베테랑 우규민이 떠났지만, 수준급 마무리에 살림꾼 두 명을 데려왔다. 투수는 많으면 많으수록 좋다. 불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 과연 내년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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