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맨시티에 0-1 패배
FA컵 32강 탈락
토트넘, 홈에서 5년 만 맨시티 무패 기록 종료사진=게티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
[포포투=김아인]
맨체스터 시티가 손흥민 없는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원정 징크스를 끊었다.
토트넘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에서 맨시티에 0-1 패배를 기록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FA컵 16강 진출에 탈락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분위기는 쾌조를 달렸다. 시즌 초반만 해도 토트넘은 10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오랜만에 살아난 공격 축구라는 호평을 받고, 어느 팀보다도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의 역할이 컸다. 토트넘에서 어느덧 9번째 시즌을 맞이한 그는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전반기 동안 스트라이커로 변신하면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현재까지 리그 20경기에서 12골을 넣으며 도미닉 솔랑케와 PL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한때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부상자와 퇴장 징계자가 속출하면서 토트넘 핵심 전력의 이탈이 늘어났다. 첼시전을 기점으로 3연패를 당했고, 5경기 동안 1무 4패로 부진하기 시작했다. 전반기를 5위로 마무리했지만, 겨울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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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는 점은 역시 손흥민의 공백. 손흥민을 비롯해 파페 마타 사르, 이브 비수마가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전력 누수를 우려한 토트넘은 라두 드라구신과 티모 베르너의 영입을 마쳤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반 더 벤 등 부상자들도 복귀하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팀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12월 마지막 경기였던 본머스전이 끝난 뒤 손흥민은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다른 선수들이 나서주길 바란다. 내 가족이자 팀 동료인 그들이 많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도 나는 내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이런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더 성장할 수 있다. 히샬리송은 최근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고 데얀 쿨루셉스키와 존슨도 많은 골을 갈망하길 바란다. 공격 위치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은 골을 넣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토트넘은 번리와의 FA컵에서 손흥민 없이 처음 경기를 치렀다. 오랜 무관에 시달렸기에 FA컵 또한 중요한 대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날 토트넘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리그 강등권에 위치한 번리의 수비에 막혀 전반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 속에서 포로가 직접 시도한 중거리포가 그대로 결승골이 되어 간신히 1-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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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2-0 승리했던 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토트넘은 리그 21라운드에서 신입생 베르너를 선발로 내세웠다. 부상에서 돌아온 반 더 벤도 로메로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전반 이른 시간부터 선제골을 헌납했지만, 곧장 몰아붙이면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양 팀이 재차 한 골씩 더 주고 받으면서 토트넘은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휴식기를 보낸 후 열린 FA컵 일정. 홈에서 맨시티를 맞이했다. 지난 리그 맞대결에서는 승부를 내지 못했다. 당시 '맨시티 킬러' 손흥민의 활약상이 빛났다. 토트넘은 이른 시간 손흥민의 골로 먼저 앞서나갔다. 전반 6분 역습 상황에서 데얀 쿨루셉스키가 길게 올려준 공을 받은 손흥민이 빠르게 돌파했고, 제레미 도쿠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를 상대로 8골을 기록하며 평소 맨시티에 강했던 면모를 제대로 발휘했다.
그러나 3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맨시티의 프리킥 상황에서 훌리안 알바레스의 킥이 손흥민의 다리에 맞으면서 자책골이 됐다. 분위기는 곧 맨시티에게 넘어왔다. 전반 31분 도쿠와 알바레스가 패스를 주고받았고, 필 포든이 골키퍼와의 1대 1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렇게 토트넘은 전반전을 1-2로 뒤진 채 마무리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토트넘이 균형을 맞췄다. 후반 24분 맨시티의 패스를 차단한 토트넘은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로 셀소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후반 36분 비수마의 실수로 잭 그릴리쉬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막판까지 공세를 펼치던 토트넘은 후반 45분 존슨이 올려준 크로스를 쿨루셉스키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극적인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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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시간 직전까지도 토트넘은 공격을 쉬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43분 히샬리송을 교체 투입시킨 데 이어, 3-3으로 동점이 된 이후에도 후반 추가시간 2005년생 공격수 제이미 돈리까지 경기에 출전시켰다. 공격적으로 나서며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확고한 철학이 돋보였던 교체술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토트넘 선수들 중 가장 높은 8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1골 1도움 외에도 드리블 2회 성공, 패스 성공률 84%(19회 중 16회), 키패스 2회, 지상 경합 3회 성공, 공중볼 경합 1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공식 MOM에도 선정됐다. PL 사무국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시티전 MOM을 손흥민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팬 투표로 진행된 MOM은 손흥민이 40.8%의 득표율을 가져갔다. 손흥민의 뒤를 이은 엘링 홀란드는 33.3%로 2위에 해당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1-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하프 타임 동안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묻는 말에 "맨시티는 우리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팀이었다. 내가 실제로 말할 수 있는 말은 몇 마디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가서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 후반전은 선수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거 같다"라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줬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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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맞이한 시즌 두 번째 맨시티와의 맞대결.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히샬리송, 베르너, 존슨, 쿨루셉스키, 벤탄쿠르, 호이비에르, 우도기, 반 더 벤, 로메로, 포로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부상에서 복귀한 메디슨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알바레스, 포든, 보브, 실바, 코바시치, 로드리, 그바르디올, 아케, 디아스, 워커가 선발로 나왔고 오르테가가 골문을 지켰다.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홀란드는 명단 제외됐다.
초반부터 맨시티가 경기를 주도했다. 토트넘을 상대로 슈팅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 토트넘이 위기를 넘겼다. 전반 4분만에 보브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고, 비디오 판독(VAR) 후에도 원심이 유지됐다.
맨시티의 일방적인 흐름이 계속됐다. 실바, 코바시치, 알바레스가 연달아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토트넘도 기회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맨시티의 수비를 무너트리며 간결하게 공격을 시도했다. 포로, 히샬리송이 찬스를 잡았지만, 유효 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전반전은 0-0으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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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이 시작되고 토트넘이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7분 베르너가 연결한 패스를존슨이 쇄도하며 골키퍼와 일대 일 상황을 만들었지만, 오르테가에게 막혔다. 맨시티는 후반 19분 보브와 알바레스 대신 도쿠와 더 브라위너를 들여보내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토트넘도 존슨과 벤탄쿠르를 빼고 매디슨과 스킵을 투입했다. 매디슨의 반가운 복귀였다.
팽팽하게 유지되던 균형은 후반 막판 깨졌다. 끊임없이 슈팅을 몰아치던 맨시티가 결국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아케가 결승골을 터트렸다. 결국 토트넘은 맨시티에 0-1로 패배했다.
여러모로 손흥민의 부재가 느껴졌던 경기였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으로 이날 토트넘의 슈팅 횟수는 단 '1회'였다. 반면 맨시티는 18차례나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맨시티의 괴물 공격수 홀란드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토트넘은 위협적인 찬스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매디슨의 복귀는 긍정적이지만,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터라 한동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홈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보유했던 토트넘의 기록도 깨졌다. 영국 '풋볼 런던'은 "맨시티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방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기록되어 있다. FA컵 경기에 앞서 이 경기장에서 5경기를 치렀던 맨시티는 매번 패했고,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하지만 보브가 골망을 흔들면서 그 저주는 끝나는 듯 보였고, 마침내 아케의 골로 그 끔찍한 기록을 끝냈다"고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