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알바노. 스포츠동아DB
원주 DB는 17일 벌어진 부산 KCC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 홈경기에서 반격의 1승을 챙겼다. 완패한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선 정규리그 우승팀다운 위용을 되찾았다. 3쿼터까지 팽팽했지만, 4쿼터 초반 기세를 높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DB 입장에서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가드 이선 알바노(28·185㎝)의 활약이었다. 12점·6어시스트를 기록한 1차전에선 2쿼터까지 KCC 수비에 묶여 무리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2차전에선 달랐다. 16점·7어시스트로 수치상의 기록도 향상됐고, 공격을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한층 기민했다. 이번 PO에서 자신을 전담 마크하는 KCC 캘빈 제프리 에피스톨라(28·180㎝)를 상대로 1차전보다 간결하게 플레이했다. 돌파가 막히면 동료들의 찬스를 살려줬고, 무리한 골밑 돌파보다는 적극적인 슛 시도로 점수를 뽑았다. 팀 공격을 지휘하는 알바노가 안정을 되찾자 동료들의 득점도 고르게 터졌다.
알바노는 2차전을 마친 직후 “1차전에서 KCC의 터프한 수비에 막힌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 3명이 막아서는 상대 수비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준비한 작전대로 잘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신경을 썼다. 공격은 동료들의 외곽 찬스를 많이 봐주려고 했다. 외곽슛이 좀더 들어가면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DB가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기 위해선 알바노의 역할이 막중하다. 알바노-디드릭 로슨-강상재 트리오의 맹활약으로 정규리그 정상을 밟은 DB지만, 4강 PO에선 한 축인 강상재의 공격이 주춤하고 있다. KCC의 수비에 흔들리고 있다. 4강 PO 2경기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인 로슨의 공격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알바노가 2차전처럼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다양한 공격 카드를 장착한 이른바 ‘슈퍼팀’ KCC에 맞불을 놓을 수 있다. 두 팀의 3, 4차전은 사직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19, 21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