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경기 연속 안타로 가는 길목, 이정후는 이제 ‘KBO 역수출 신화’와 맞대결한다

147 0 0 2024-04-22 00:15: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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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 AP연합뉴스

메릴 켈리. AP연합뉴스

홈구장에서 첫 홈런을 쏘아올렸고,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 기록도 세웠다. 이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시선은 그 앞을 향해 있다. 그 길목에서, 과거 KBO리그에서 활약했고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투수로 뛰며 ‘역수출 신화’를 쓴 선수와 만난다.

이정후는 21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1회 선두타자 홈런을 포함해 5타수2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정후의 홈런은 이번 시즌 두 번째이자, 홈에서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특히 이정후는 이날 홈런과 2루타, 장타로만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타율을 0.289(83타수24안타), OPS(출루율+장타율)를 0.728로 끌어올렸다. 이제 3할 타율도 머지 않았다.

더구나 이날 역시 안타를 이어가면서 이정후는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와 공유하고 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11경기로 늘려 새 기록을 수립했다. 이제 이정후가 안타를 추가할 때마다 기록이 경신된다.

특히 이날 이정후의 활약이 의미가 깊었던 것은, 상대했던 투수가 애리조나의 에이스였던 잭 갤런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210이닝을 던져 17승9패 평균자책점 3.47의 좋은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기도 했던 갤런은 이번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3승 평균자책점 1.64로 초반부터 페이스가 대단했다.

애리조나가 1회초 선취점을 뽑아 이날 역시 끌려갈 듯 했지만, 이정후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정후에게 한 방을 허용해 흔들린 갤런은 결국 5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하며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경기 후 “이정후의 홈런으로 불이 붙었다. 한 점을 먼저 내준 뒤 갤런을 상대로 곧바로 홈런을 터뜨린 것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됐고, 큰 추진력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체력을 채운 이정후는 22일 다시 안타 사냥에 나선다. 이정후가 다음으로 넘어서야 할 기록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장 연속 안타 기록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추신수(SSG·당시 신시내티)가 갖고 있는 16경기가 최장 기록이다. 그 뒤를 최지만(당시 탬파베이)이 13경기로 잇고 잇고, 그 다음이 이정후다.

이정후. AFP연합뉴스

일단 22일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면 12경기로 최지만의 기록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그런데 22일 상대할 애리조나의 선발이 낯설지 않다. 바로 한국에서 뛸 때도 상대해봤던 메릴 켈리가 그 주인공이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현 SSG)에서 뛰었던 투수로,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투수다. 한국에서 뛰던 4년 동안 매년 규정이닝을 소화했고,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하며 SK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런데 켈리는 이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기량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애리조나에서의 첫 시즌인 2019년 13승(14패) 평균자책점 4.42로 활약했고, 코로나19로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3승2패 평균자책점 2.59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21년에는 27경기에 등판해 7승11패에 그쳤지만,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25승(16패) 평균자책점 3.3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6으로 애리조나 마운드의 한 축이 됐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한국에서 2년간 켈리를 상대해 타율 0.467(15타수7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그 때 켈리와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성공, ‘역수출 신화’를 쓴 지금의 켈리는 전혀 다른 투수다. 연속 안타 도전 외에도, 6년 만에 다시 이뤄진 이정후와 켈리의 맞대결에 쏠리는 관심도 결코 적지 않다.

이정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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