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올림픽 생각뿐…삭발도 이만큼 열심히 준비한다는 의미"

341 0 0 2024-05-04 03:18: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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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가짐으로 100일 동안 준비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하는 우상혁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상혁이 3일 예천 스타디움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경기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4.5.3 jiks79@yna.co.kr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지금 제 모습을 보십시오."

우상혁(28·용인시청)이 두피까지 환하게 보이는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100일 동안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한국시간 8월 11일)을 정확하게 100일 앞둔 날, 우상혁은 삭발을 한 채 올해 첫 실외 경기를 치렀다.

기록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을 향한 의지는 더 강해졌다.

우상혁은 3일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2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높이뛰기 대학·일반부 경기에서 2m25로 우승했다.

세계 최정상급 점퍼인 우상혁은 '국내 대회' 우승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날 그는 2m30을 세 차례 실패한 것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날의 아쉬움도 파리 올림픽을 향한 동력으로 삼았다.

우상혁은 "홍콩 전지훈련에서 가속을 높이는 훈련을 잘했는데, 오늘 실전에서 활용하지 못했다"며 "오늘 발견한 문제점을 잘 보완해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가장 중요한 파리 올림픽은 100% 몸 상태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세 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처음 출전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2m26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2m35를 넘어 4위에 올랐다.

이후 우상혁은 2022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 최초 기록을 여러 차례 작성했다.

'삭발'하고서 도약하는 우상혁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상혁이 3일 예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경기에서 바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 2024.5.3 jiks79@yna.co.kr


그의 인생 목표는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광복 이후 한국 육상이 배출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1992년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와 1996년 애틀랜타 이봉주(은메달), 단 두 명뿐이다. 두 개의 메달은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나왔다.

트랙&필드에서는 아직 한국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오지 않았다.

우상혁은 과감하게 삭발할 만큼 파리 올림픽 메달을 열망한다.

그는 "나는 지금 파리 올림픽만 생각한다"며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고자 삭발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100일 동안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이다.

-- 올해 첫 실외 경기를 치렀다.

▲ 홍콩 전지훈련을 잘 마쳤는데 오늘 원하는 기록을 내지 못해서 아쉽다. 곧 카타르 도하로 건너가 9일에 경기(왓 그래비티 챌린지)를 치른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다시 뛰면 오늘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 삭발한 모습에 모두 놀랐다. 이유가 있는가.

▲ 나는 지금 파리 올림픽만 생각한다. 올림픽을 위해서라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과감하게 머리카락을 밀었다. 전지훈련을 한 홍콩이 덥기도 했다. 삭발한다고 해서 경기력이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뭐라도 해야 무슨 일이 생기지 않는가. 사실 용기가 없으면 삭발하기 어렵지 않나. '우상혁이 이 정도로 준비되어 있다'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 거울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 그냥 못생겼다고 생각한다.(웃음) 지금은 잘 보이고 싶은 사람도 없다.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만 생각한다.

-- 도쿄 올림픽 때 군인 신분이었는데, 그때를 떠올렸나.

▲ 그건 아니다. 아주 작은 후회조차 남기지 않으려고 머리카락을 잘랐다.

-- 홍콩 훈련이 순조로웠다고 하던데.

▲ 경기만큼 좋은 훈련은 없다. 오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좋은 훈련을 했다고 생각한다.

-- 오늘 경기 중 아쉬운 점이 있다면.

▲ 홍콩 전지훈련에서 속력을 높였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했다. 직선으로 뛰다가 곡선에 진입할 때 가속이 되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만큼 속력이 붙지 않았다. 100m 선수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기록이 떨어질 수도 있다. 더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준비한 게 실전에서 나오면 2m35, 2m37도 넘을 수 있다.

바를 넘는 우상혁
(예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상혁이 3일 예천 스타디움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경기에서 바를 넘고 있다. 2024.5.3 jiks79@yna.co.kr


-- 9일 도하 왓 그래비티 챌린지 대회에는 '현역 최고' 무타즈 에사 바르심 등 세계적인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

▲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올림픽을 준비하는 점퍼들이다. 서로의 현 상황을 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선수만 출전하는 대회에 초청받아서 영광이다. 재밌게 경기를 준비하겠다. 도하에서 두 차례 다이아몬드리그를 치러서 좋은 결과(2022년 우승, 2023년 2위)를 낸 기억이 있다. 이번 도하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으면,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도하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해야 2m37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꼭 그날 2m37에 도전하고 싶다.

-- 파리 올림픽 결선이 정확히 100일 남았다.

▲ 지금 (삭발까지 한) 내 모습을 보라. 이런 마음가짐으로 100일 동안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처음 출전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출전 자체에 의미를 뒀다. 2021년 도쿄 대회는 우여곡절 끝에 출전했고, 결선 진출을 목표로 했던 그 이상의 결과를 냈다.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3년 동안 나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 모든 훈련과 실전이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몸 상태는

▲ 70∼80% 정도다. 100% 몸 상태로 파리 올림픽까지 치르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파리 올림픽을 100% 몸 상태로 치르고 싶다.

--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메달 전망이 밝지 않다.

▲ 파리 현지에서 행동과 결과로 보여드리겠다. 대한민국 육상 대표로,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자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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