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자격 정지 + 이대성 사례, 더욱 어려워진 KBL 선수들의 해외 무대 도전

160 0 0 2024-05-11 07:09: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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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KBL 선수들이 해외 무대 도전이 더욱 어려워졌다.

KBL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다. 첫 시즌 일본 B.리그와 협약을 맺으며 나카무라 타이치가 원주 DB에 입단했다. 2021-2022시즌부터는 아시아쿼터의 범위를 필리핀으로 확대했고, 지난 시즌 10개 구단이 모두 필리핀 국적 아시아쿼터선수를 보유하게 됐다. 이선 알바노는 DB의 우승을 이끌며 필리핀 국적 최초로 국내선수 MVP를 수상했다.

그러나 KBL 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은 규정상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해외 무대 도전 의사가 있어도 영입의향서를 받게 된다면 무조건 그 팀과 계약을 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는다. 해외리그 진출은 도전인데 5년 동안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나가지 못할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임의해지다. 소속 구단의 동의를 얻으면 임의해지 후 해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모순이 있다. 임의해지 신분으로 3년이 지나면 은퇴선수로 공시되지만 해외팀 소속이 되어 선수로 활동한 기간은 제외된다. 쉽게 말해, 해외리그에서 아무리 오래 뛰고 돌아와도 원 소속 구단과 남은 계약 기간을 채워야 FA 자격을 얻는다는 의미다. FA는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권리인데 이를 미루면서까지 해외로 나가려고 할지 의문이다.

때문에 KBL 출신 선수들이 해외리그에서 뛴 사례는 많지 않았다. 박재현(전 데이원)과 장민국(전 삼성)이 일본 B.리그로 향했지만 도전이라기보다 KBL에서 설 자리를 잃어 출전 시간을 바라고 떠난 것이었다. 각 소속팀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이현중(일라와라)과 양재민(센다이)은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해외리그에 진출했기에 위의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이대성(미카와)이라는 새로운 사례가 등장했다. 지난 시즌 FA 자격을 얻은 이대성은 해외리그 도전 의지를 밝혔다. 원 소속 팀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고, 나머지 9개 구단 역시 영입의향서를 넣지 않아 아무런 제재 없이 해외로 나설 수 있었다. 그 결과 B.리그 씨호스즈 미카와에 입단,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이대성이 최근 KBL에 FA 공시 신청을 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 복귀와 일본 잔류를 두고 고민 중이지만 만약, KBL 팀과 계약을 할 경우 가스공사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대성을 향해 이적의 걸림돌인 보상 규정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일본에서 한 시즌을 뛴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여론이 나오게 된 이유다.

이대성의 사례를 두고 국내 A구단 관계자는 “가스공사가 도의적으로 이대성을 풀어줬는데 뒤통수를 맞았다. 피해자인 가스공사도 분명 책임이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예상했어야 한다. 이대성이 선심을 악용했지만 구단 역시 행정적 결함이 있었다. 예측 못했던 부분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B구단 관계자는 “아무 조건 없이 가스공사가 이대성을 풀어준 것도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이대성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고 하지만 신의와 도의를 다 져버렸다. 제도부터 다시 개선해야 한다. 앞으로 구단들이 선수를 도의적으로 해외로 보내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KBL 규정상 선수들의 해외리그 진출이 쉽지 않은데 이대성 사례가 겹치면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리그 진출과 관련된 제도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직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FA 시장이 막을 내릴 때까지 이대성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C구단 관계자는 “KBL이 폐쇄적인 게 문제다. 규정도 너무 많다. 현재 규정을 더 철저하게 지켜 선수가 해외에 가지 못하도록 하자는 생각이 폐쇄적이다. 프로야구 팀이 선수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보내면 이적료를 챙기듯 프로농구도 해외 진출 선수에 대해 권리 또는 이적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형성되고 이적이 활발해진다. 구단이 손해 보지 않고 선수들이 자유롭게 국내와 해외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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