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출국 장면. 사진제공 유병호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유병호(64) 부산 금정구 윤산지회장이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km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맨발로 오르는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4월 14일 인천공항을 출국한 유 지회장은 18일 프랑스 생장에서 맨발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순례는 하루 평균 20km를 걷는 여정으로 45일간 이어지며 순례길 대부분이 돌길·자갈길·비포장 흙길로 구성된 극한의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신발을 벗고 고통을 껴안은 채 오직 맨발로 길을 나섰다.

유병호 지회장은 출국 전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여정은 의미를 과하게 두기보다 내 몸으로 직접 삶을 느끼는 기회”라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이력과 맨발 인생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UDT) 출신으로 수차례의 파병과 구조작전을 수행한 그는 이제 치유와 생명, 고요의 길을 맨발로 선택했다.

유 지회장은 지난 몇년간 부산 금정구 윤산 황토길에서 맨발 걷기를 실천해왔고 국민건강과 자연치유를 전하는 선두주자로 활동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 수년간 전국 곳곳의 산과 들, 자갈길과 흙길을 맨발로 걸으며 맨발 걷기의 철학과 실천을 삶 속에서 이어왔다.

이번 맨발 순례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의 역사적 전환점이기도 하다. 그가 걷는 맨발 순례길 800km는 단지 한 사람의 도전이 아닌 우리 시대가 잊고 지내온 ‘땅과의 접촉’을 세상에 전하고 ‘K-맨발걷기’의 세계화를 알리는 첫걸음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은 “이 도전은 단지 발로 걷는 여정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신과 자연과의 조화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적 순례다. 그의 발걸음이 세계 맨발문화의 문을 열 것”이라며 “조심조심 한 구간씩 전진하고 끊임없이 발 아래 땅에 집중해 안전하게 나아가길 바란다”고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