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공사에 중·고교 레슬링부 학생 동원
미성년자 공사현장 강제 투입…’아동학대’ 논란
교육청 감사 결과 발표…학생 피해 내용 제외
고용노동부 조사 권한 없어…학생 피해 조치 없어
[앵커]
중·고등학교 사학재단인 '강원학원'에서 벌어진 이사장의 갑질과 각종 비위행위, 앞서 여러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요.
교직원뿐 아니라 미성년자인 운동부 학생들을 각종 학교 공사에 동원했는데, 정작 감사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7년 이뤄진 학교 운동장 공사.
야구부가 새로 생기면서 학교 운동장을 야구 경기장으로 변경하는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삽을 들고 공사에 투입된 건 다름 아닌 레슬링부 학생들이었습니다.
[A 씨 / 당시 레슬링부 학생 : 야구장 (공사)할 때 저희가 그쪽에 컨테이너 박스가 있는데 거기에 시멘트, 수평 맞추려고 시멘트 작업하고 땅 파는 거 기본이고 잔디 뽑고 뭐 이런 거는 기본적으로 다 한 것 같아요.]
이듬해 4월, 학교 배수로 공사 역시 작업에 투입된 건 같은 운동부 학생들.
2022년 학내 몽골 텐트 재설치 작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업시간은 물론 운동 연습 시간에도 공사장에 가야 했는데, 학생들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B 씨 / 당시 레슬링부 학생 : 이사장님이랑 같이 그 시멘트 공구리를 치면서 이사장님이 이것도 교육의 일부분이라고 하면서 저희한테 그것도 시켰던 기억도 있고….]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강제로 공사에 투입했다면,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엄태영 / 전교조 강원지부 대변인 : 미성년자인 학생들, 운동부 학생들을 동원해서 공사를 진행했다는 건 아동학대 혐의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요.]
반면 최근 발표된 교육청 감사 결과에서 이 같은 학생 피해에 대한 내용은 빠졌습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이미 조사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임재욱 / 강원교육청 감사관 : 그거(운동부 학생 공사 동원)는 이미 고용노동부 거기서 조치가 된 사항이기 때문에….]
하지만 설명과 달리 노동자가 아닌 학생들에 대한 문제는 고용노동부 역시 조사 권한이 없어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
일부 교직원은 감사 기간 수차례 이 문제를 교육청에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강원 중고등학교 교직원 : 인지했으면 더 파헤치거나 더 정밀한 조사를 해서 이게 아동 학대인지 아닌지 파악을 한 다음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아동학대는 모든 사람이 신고할 의무가 있거든요.]
갑질로 얼룩진 비위 사학재단을 대상으로 다섯 달 동안 이어진 대대적인 교육청 감사, 하지만 학생 피해에 대한 조사를 외면하며 신뢰에 금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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