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이 무사하니까..

62 0 0 2025-10-28 21:14: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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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이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백페이스를 눌러

지금까지 꺼적거렸던 문장들을 지워버렸다.

방금 쓴 문장은 말이 안된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서로 부딪치는 사랑..

동시에 얽혀있는 무수한 사랑들..

어느 사랑이 이루어지면

다른 사랑은 날개를 접어야 할 때도 있다.

그 모순 속에서도 사람들이 편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눈물 흘리더라도 다시 손붙잡고

밤을 맞이하기를 바라는건 무슨 마음인지..

...

무사하기를.. 당신들도 나도, 같이..

...


이도우 / 사서함110호의 우편물 중에서..




인연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게 

바로 우리 인생이야. 

하루아침에 이별을 통보하고, 

또 통보 받기도 하지. 

우리는 간혹 헤어지는 이유도 모른 채 헤어지기도 해. 

다모클레스의 칼이 

언제 내 머리 위로 떨어질지 모르는데 

내 모든 걸 상대에게 걸 수는 없어. 

나는 내 변화무쌍한 감정들을 믿고 

내 인생을 설계하고 싶지 않아. 

감정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불확실한 것이니까. 

당신은 감정이란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방금 옆을 지나치는 여자의 치맛자락에, 

그녀의 매혹적인 미소 한 번에 

당장 흔들릴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의 감정이야.


종이 여자 中 / 귀욤 뮈소



짙게 깔린 음악 속으로 밤이 무너지면

별 하나 없는 하늘엔 연민(憐憫)이 피어난다

하나, 둘, 셋..

잠들어 있는 모습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별처럼 웃으며 깨어나고

사라져 버린 아쉬움 유성(遊星)되어 가슴을 떠돌아

어느 새 그리운 이에게 떨어져 내린다

펜을 들어 본다

하지만 동봉할 수 없는 마음만

차곡차곡 채워지는 편지지

밤이 짙어질수록 두터워지는 편지 겉봉투 위에

그리움이라는 이름 석자 가을처럼 깊어만 간다


밤에 쓰는 편지 / 김 춘 경




가을이라는 계절 아래서

무심코 지나가는 바람을 보며

억지로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그런 추억들을 기억해 낸다

살아오며 겪어 왔던 많은 일들이

내게 일어난 일인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

뭐 그리 심각할 것까지는 없다고 해도

알 수 없는 우울과 쓸쓸함이 스치고 지나서

가슴이 아리다

차라리 울면 속이 후련할까

하지만, 울 만한 일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나와는 상관없는 영화처럼

지난 일들이 펼쳐졌다 사라지곤 할 뿐이다

아름다운 햇살이 기울기 시작하고

오후에서 저녁으로 가는 시간에는

노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설레어

해가 지는 쪽 창문을 쉴 새 없이 바라보았다

저기 저 태양은 

내 삶을 낱낱이 훔쳐 보았을까

저녁에 뜨는 달은 

나의 밤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까

알 수 없고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끊임없이 떠오르며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하고

마치 습관처럼 내 상념은 내 사색과 대화를 한다

오늘 나는 밤이 되기도 전에 일기를 쓰고

멋대로 하루를 마감하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나만의 가을을 만끽한다


가을이라는 계절 아래서 / 정 유 찬





음악 : 비오는 날의 가단조
영상 : 로코베리 - 헤어지지말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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