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고졸 신인 김지찬. (삼성 라이온즈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양신'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선수에게 최고의 감독은 자신을 경기에 내보내주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선수에게 1군 출전 기회를 주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감독이 있다. 허삼영(48)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다.
고졸 신인 김지찬(19)은 허삼영 감독의 신뢰 속에 올 시즌 개막전부터 줄곧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로 대주자, 대수비 등 백업 역할을 하고 있지만 3할에 가까운 타율로 제 몫을 쏠쏠히 하고 있다.
김지찬은 올 시즌 KBO리그 최단신 선수로도 유명하다. 공식 프로필에 나오는 신장이 163㎝에 불과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거구' 이대호(38·194㎝)와 1루에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두고 미국 EPSN이 "애런 저지와 호세 알튜베 같다"고 주목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김지찬의 활약으로 삼성이 승리했다. 김지찬은 1-3으로 뒤지던 6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등장, 두산의 강속구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3-3 동점을 만든 삼성은 8회초 결승점을 뽑아내 4-3으로 이겼다. 오승환이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지찬. 허삼영 감독은 17일 두산전을 앞두고 "여건이 된다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출전하면서 여러 투수들을 상대해보면 좋을텐데 내가 급하다 보니 1군에 두고 있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당장은 1군에서 활약하는 것이 좋아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1군 백업보다 2군 주전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편이 선수에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 김지찬이 올 시즌 출전한 32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경기는 9경기뿐이다.
허삼영 감독은 "스피드가 있고 콘택트 능력도 좋지만 더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게 많다. 근력을 키워야 하고 체력도 중요하다"며 "공수에서 장점을 지닌 선수다. 가진 재능으로 1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큰 욕심을 낸다면 앞서 말한 경험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미안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