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에게서 근친상간적인 성적 충동을 느낀 한 남동생이 스스로의 죄의식에 시달린 끝에 자살 하였다는 지명에 얽힌 설화이다. 자살한 지역에 따라 ‘달래강설화’ 또는 ‘달래산설화’로도 불린다.
그 지역이 전국에 30여 곳이나 분포 되어 있어 전국적인 전승을 보여 주는 전설이지만, 특히 충주 지방의 「달래강설화」가 유명하다. 문헌설화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 혼기가 찬 어느 남매가 여름날 함께 길을 가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얇은 옷이 비에 젖자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에 누나의 드러난 몸매를 보게 된 남동생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성적 충동을 느꼈다. 그 욕구를 죄스럽게 생각한 나머지, 남동생은 자신을 스스로 벌하기 위하여 자기의 생식기를 돌로 쳐서 죽고 말았다.
앞에서 가고 있던 누나가 동생이 뒤따라 오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겨 되돌아가 보았더니, 동생이 피를 흘리고 죽어 있었다. 사정을 알아차린 누나가 동생을 끌어안고 울면서 “차라리 달래나 보지, 말이나 해 보지.” 하였다고 하여, 그곳을 달래고개라 불렀다 한다.
등장하는 인물의 관계가 누나와 남동생이 아니고 누이동생과 오빠, 아저씨와 조카딸일 때도 있지만, 모두 근친 사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이 가운데 특이한 변이로는 남자의 자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친상간을 실제로 동굴 속에서 행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벼락이 쳐서 남매가 죽었다고 하여, 하늘이 내린 징벌로 결말이 맺어지고 있다. 이러한 근친상간을 다룬 이야기로는 이 밖에 홍수설화가 있으나, 두 이야기는 아주 다른 상황으로 전개된다. 홍수설화는 종족 보존이라는 대의명분에 의하여, 남매 사이의 근친혼이 하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 하여 합리화되고 있다.
이에 반해서, 「달래고개설화」와 같은 개인적인 욕구에 의한 근친 관계는 도덕률에 절대 위반되는 것으로 금기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설화의 관계에 관해서는 더 연구될 필요가 있다.
「달래고개설화」의 끝 부분에서, 누이가 울면서 한 말은 윤리적 가치관보다 생명이 더욱 소중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서, 엄격한 도덕률과 본능적 욕구 사이의 문제에 대한 우리 설화 향유층의 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특이한 설화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