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리거만 ‘21명’ 일본, 나카타-혼다·카가와 이을 ‘에이스’가 없다 [엠스플 A매치]

83 0 0 2021-10-10 11:3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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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 대표팀,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7회 연속 본선 진출 도전 중
-“1990년대 경험한 J리그, 축구에만 집중할 환경 마련된 아시아 선진 리그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아시아 팀 간 전력 차 크게 줄었다는 것 느낀다”
-“유럽 리거라고 아시아 무대에서 최고의 기량 발휘하는 거 아니다”
-“선수가 유럽 진출 원하면 구단은 큰 손해 감수하고서라도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은 AFC 아시안컵에서 4회(1992·2000·2004·2011) 정상에 올랐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일본 축구 대표팀은 제16회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처음 본선 무대를 밟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은 본선에 32개국이 참가한 첫 대회였다. 1994 미국 월드컵까진 24개국이 본선에 참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3.5장의 본선 진출권을 줬다. 최종예선 A, B조 1위는 본선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A, B조 2위는 단판 플레이오프를 벌여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결정했다. 일본은 한국(6승 1무 1패)에 이은 B조 2위로 A조 2위 이란과 플레이오프를 벌여 첫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당시 일본은 이란과 단판 승부에서 연장 접전 끝 3-2로 이겼다. 
 
일본은 가브리엘 바티투스타, 디에고 시메오네, 아르엘 오르테가 등이 버틴 아르헨티나와의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1로 졌다. 일본은 다보르 수케르, 스타니치,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 등이 중심을 잡은 당시 대회 3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도 0-1로 패했다. 
 
일본은 자메이카와의 본선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1-2로 패했다. 그러나 축구계는 일본이 첫 본선 도전에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축구계는 일본이 매 경기 큰 점수 차로 패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더 빠르게 성장한 일본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2006 독일 월드컵까지 일본 축구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로 맹활약한 나카타 히데토시(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은 1993년 프로리그(J리그)를 출범했다. 1983년 슈퍼리그란 이름으로 프로화를 일군 한국보다 10년 늦었다. 
 
실상은 달랐다. 급작스럽게 프로화를 이룬 한국과 달리 일본은 체계적으로 프로리그 출범을 준비했다. 당시 세계 축구를 호령한 브라질, 이탈리아 등을 철저히 분석해 프로화를 이뤄냈다. 
 
첫 월드컵 경험 후 일본의 발전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일본은 199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축구 대회(U-20 월드컵의 전신)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일본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8강에 올랐다. 
 
1990년대 J리그를 경험한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들은 일본의 빠른 성장 요인으로 인프라를 꼽았다. 국가대표 출신 두 지도자는 각각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냉정하게 인프라에선 한국과 비교가 되질 않았다. J리그는 훈련부터 체계적이었다. 불필요한 훈련이 없었다. 한국에선 훈련이 벌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실제로 경기에서 부진하거나 패하면 불필요한 훈련이 크게 늘곤 했다. J리그는 달랐다. 팀마다 다르지만 짧고 굵게 팀 훈련을 진행했다. 개별적인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비디오 분석관, 골키퍼 코치, 피지컬 코치 등이 있다는 걸 J리그에서 처음 알았다.”
 
“문화에서 큰 차이를 느꼈다. 한국처럼 선·후배 관계가 있는 게 아니었다. 감독, 코치, 선수 모두 동등했다. 누구든 의견을 낼 수 있었다. 솔직히 적응하는 데 힘들었다. 한국에선 감독 전술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게 J리그에선 자연스러웠다. 선수가 감독 전술을 지적하고 토론했다. 가장 부러웠던 건 매 경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함성이었다. 축구를 잘하는 프로축구 선수에겐 아주 좋은 리그였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일본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아시아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선 1992년 일본에서 열린 대회 이후 두 번째로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일본 축구 대표팀, 1998~2018 월드컵 최종예선 ‘3패 이상’ 없었다 
 
2010년대 일본 축구 대표팀 핵심으로 활약한 공격형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사진 왼쪽부터), 혼다 케이스케, 스트라이커 오카자키 신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일본은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2002 한-일 월드컵은 개최국 자동 출전)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까지 최종전 이전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은 최종예선에서 3패 이상 기록한 적이 없다.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까진 각각 1패씩만 기록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6승 2무 2패(승점 20점)를 기록하며 B조 1위에 올랐다. 일본은 홈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1-2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8경기 무패(6승 2무)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최종전 사우디아라비아 원정(0-1)은 본선 진출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런 일본이 흔들린다. 일본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B조에 속해있다. 일본, 호주, 사우디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이어 다시 한 조에 속했다. 나머지 세 팀은 오만, 중국, 베트남이다. 일본은 9월 2일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 1차전 오만전에서 0-1로 졌다. 일본은 같은 달 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최종예선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겼지만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일본은 10월 8일 최종예선 3차전 사우디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일본 주장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는 자국 매체 ‘닛칸 스포츠’와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만회할 기회가 분명히 있다. 이전에도 최종예선 2패까진 괜찮다고 생각해왔다.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 매 경기 승점 3점을 가져오면서 역전을 노리겠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나를 포함한 일본축구협회, 감독, 동료 모두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10년간 유럽 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J리그 FC 도쿄로 돌아온 베테랑 왼쪽 풀백 나가토모 유토(35)는 일본축구협회(JFA)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베테랑으로 큰 책임을 느낀다. 모두가 강인한 마음으로 사우디전에 임했지만, 공격에서 실수가 잦았다. 날씨가 무더워 상대 선수에게 공을 쉽게 빼앗기는 장면이 많았다. 10월 12일 최종예선 4차전 호주와의 홈경기에선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오겠다. 공을 오랫동안 소유하고 공격에서 세밀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나카타 히데토시-혼다 케이스케·카가와 신지 그다음 에이스는 누굽니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요르카에서 뛰고 있는 일본 최고 유망주 쿠보 타케후사(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축구 대표팀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럽 리거를 보유한 팀이다. 10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소집된 26명의 선수 가운데 무려 21명이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나카타 히데토시(1998~2006), 혼다 케이스케(2010~2018), 카가와 신지(2014~2018) 이후 구심점 역할을 할 선수가 안 보인다는 사실이다. 
 
일본 유럽 리거 중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 1부)에 몸담고 있는 선수는 8명이다. 이 가운데 가와시마 에이지 골키퍼(스트라스부르),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는 2021-2022시즌 리그 출전 기록이 없다. 
 
최종예선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미드필더 시바사키 가쿠는 스페인 2부 리그 CD 레네가스에서 뛰고 있다.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2부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시바사키를 포함해 6명이다. 
 
유럽 5대 리그에서 활약 중인 일본 선수 기록(표=엠스플뉴스)

 
한 K리그 관계자는 “이번 최종예선을 보면서 아시아 팀 간 전력 차가 크게 좁혀졌다는 걸 느낀다”며 “특히나 유럽 리거란 이유만으로 특별한 존재감을 뽐내던 시절은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선수가 유럽 리그 진출을 원하면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놓아줘야 했다. 구단이 이적료를 생각한다는 게 죄악시됐다. 구단은 한국 축구 발전이란 이유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젠 아니다. 유럽으로 나간다고 성장한다는 보장이 없다. 유럽 리거라고 아시아 무대에서 특출 난 기량을 발휘하는 게 아니다.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다.” 앞의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중심도 유럽 리거다. 일본처럼 팀 절반 이상이 유럽 리거인 건 아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의조(지롱댕 드 보르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 05), 김민재(페네르바체 SK),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 황인범(루빈 카잔) 등 7명이 유럽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일본과 다른 점이라면 이재성을 제외한 6명의 선수는 2021-2022시즌 팀 핵심이다. 유럽 2부에서 뛰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월드컵 본선 도전이 순탄한 건 아니다. 한국은 최종예선 A조 2위다. 홈에서 치른 3경기에서 2승 1무(승점 7점)를 기록했다. 아직 원정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한국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최종전 이전 본선 진출을 확정한 적이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종예선 3차전이 마무리된 가운데 또 한 번 확인한 사실이 있다. 아시아 축구는 빠르게 전력 차를 좁히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밥 먹듯이 출전하는 한국이나 일본도 조금만 방심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세계 최고 선수가 즐비한 유럽 리그가 답이 아니란 것도 또 한 번 확인한다. 경력보다 중요한 건 경쟁력이다. 어느 팀에서 뛰느냐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얼마만큼의 경기력을 보이느냐가 팀을 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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