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원대한 꿈이 깨졌다.
그 꿈의 중심인 이정후가 안타까운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되며 사실상 시즌 아웃이 불가피해졌다.
이정후는 지난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정상적으로 뛰었으나 8회말 수비 도중 왼쪽 발목 통증을 느껴 자진 교체됐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24일 CM병원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MRI, 엑스레이 촬영 등 정밀검진을 받았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신전지대는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으로 이것이 손상됐다는 것. 치료를 위해서는 봉합 수술이 필요하다고 한다.이정후는 25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추가 검진 후 수술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그런데 수술 후 재활 기간이 약 3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발표했다. 회복 속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하지만 재활 끝나면 KBO리그는 포스트시즌을 치를 때다. 정규시즌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10월 초로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나가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키움도 초비상 사태다. 팀의 실질적 중심인 이정후의 이탈은 팀의 타격은 물론 분위기마저 떨어뜨리는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키움은 올시즌 창단 이래 가장 큰 투자를 했다. FA 시장에서 불펜 투수 원종현을 4년간 25억원에 영입했고, 퓨처스 FA였던 이형종을 4년간 20억원에 데려왔다. 외국인 선수에도 공을 들였다. 에이스 에릭요키시와 15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고, 아리엘 후라도를 100만달러에 데려왔다. 야시엘 푸이그와 개인 문제로 재계약을 하지 못하게 되자 키움에서 뛰었던 에디슨 러셀을 70만달러에 다시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에만 총 320만달러를 썼다. 이는 10개구단 중 4위에 해당하는 투자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키움이기에 전력 보강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보였다. 내년이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될 이정후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우승 적기로 봤다.
하지만 키움의 바람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정후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이면서 팀이 휘청거렸다. 타격 보강을 위해 불펜 김태훈을 삼성 라이온즈에 주고 이원석을 영입하면서 팀 반등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이정후가 4월의 부진을 씻고 5월부터 반등하며 키움의 성적도 올라갔다. 특히 6월에만 14승2무9패, 전체 3위의 성적을 올리면서 9위에서 5위까지 올라섰다.
요키시와 러셀의 부상 이탈로 인해 이안 맥키니, 로니 도슨을 데려오며 팀을 재정비한 키움이지만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이정후가 다쳤고, 남은 후반기에 나오지 못할 것이 확실시 된다. 40승2무47패로 8위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5위 롯데 자이언츠(39승41패)와 2.5게임차이기 때문에 충분히 후반기에 승부를 걸어볼 만했지만 이정후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키움으로선 힘든 여정을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