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은 프로농구 구단, 선수들에게 수확의 계절이다. 한 시즌의 성과가 결실을 맺는 시기다. 누군가는 풍성한 상 잔치가, 누군가에게는 빠른 휴가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온갖 시상식이 줄을 잇는다. 그런데, KBL-WKBL 시상식 기자단 투표에서 점프볼에 주어진 투표 수는 단 1장이다. 어느 매체보다 열심히 취재한 기자들의 마음이 담길 수 없다. 그 한을 점프볼 지면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남-여 프로농구 현장을 이 잡듯이 다닌 점프볼 기자들의 선정한 최고의 선수는 누구일까?
※참여_정지욱 최창환 이재범 조영두 홍성한 정병민 김보현 김민수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를 뽑는다면?(국내, 국외 구분없이 1명만)
최창환 디드릭 로슨. DB에서 빠지면 전력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선수는 누구일까. DB가 이겼을 때, 졌을 때 개인 득점이 8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로슨의 화력이 DB의 승패를 좌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범 지난 시즌 22승으로 7위였던 DB는 이번 시즌에는 41승을 거뒀다. 전 시즌 대비 19승을 더 거뒀다. 이 중심에는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 3점슛까지 고르게 잘하는 로슨이 있다.
정지욱 MVP에 우승 보너스 타서 지난해 캐롯에 못 받은 돈 아쉬움이라도 털길.
정병민 이선 알바노. 득점, 어시스트, 스틸 등 어느 한 곳 부족함 없는 활약과 경기 지배력, 애매한 DB의 백코트 라인에서 구심점을 잡아주며 공격에 앞장섰다. 무엇보다 ‘인성’이 너무 뛰어나다.
조영두 나도 알바노. 현재 KBL 최고의 가드가 아닐까 싶다. DB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알바노를 잡아야 한다.
홍성한 알바노 없는 DB가 상상이나 될까. 사실 우승권 팀이 되기 위해서 앞선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잘 몰랐는데 알바노를 보면서 깨달았다. MVP는 그의 몫이다.
내가 생각하는 올 시즌 최고의 감독은?
최창환 전희철 감독. 줄부상으로 구상이 모두 깨진 가운데에도 답을 찾았다. 구단별 맞춤 전략도 가장 잘 준비하는 감독이다.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얼마나 열심히
분석했는지 느껴진다.
홍성한 LG 조상현 감독. 철저한 데이터에 의한 농구. 성적도 뒷받침되기에 최고로 꼽았다.
조영두 강혁 감독(가스공사). 개막 전 가스공사는 삼성과 함께 꼴찌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
다. 그러나 무려 7위에 올라있다. 초보답지 않은 임기응변도 눈에 띈다.
정병민 강혁 감독을 선택하겠다. 선수단 장악은 물론이고, 경기 운영부터 시작해 신예들의 성장까지 이룩해냈다. 후반기 들어서는 전자랜드를 연상케 하는 감동 농구로 팬들을 체육관으로 이끌기도 했다. 다음 시즌이 충분히 기대하게 한다.
이재범 DB 김주성 감독이 팀 성적에서는 압도적이지만, 가스공사를 하위권의 최강자로 이끈 강혁 감독이 더 인상적이다. 좋지 않았던 분위기로 이번 시즌을 시작했지만, 희망을 가지고 시즌을 마친다. 이 모든 게 감독대행으로 시작해 감독으로 시즌을 마치는 강혁 감독의 역량이다.
정지욱 정규리그 1위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 것이 관례가 되어버렸다. 너무 성의 없는 투표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감독상을 강혁 감독에게 주고 싶다. 지금의 선수구성으로 이 정도 경기력을 끌어낼 수 있는 감독이 있을까? 다음시즌에는 좀 더 나은 멤버로 쇼부 치시길.
가장 성장세가 돋보였던 MIP는?
최창환 한희원. 내 마음 속 MIP는 오재현이지만, KBL 규정상 후보에서 제외됐으니 이외의 선수들 가운데 선정했다. 만약 한희원이 MIP로 선정된다면, ‘역대 최고 연봉 MIP’ 아닐까. 한희원은 데뷔 9시즌 만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며 기대에 부응했다.
홍성한 SK 오재현이 제일 돋보였다. 김선형의 부상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재현의 새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순히 기량 발전을 넘어 자신의 색깔 자체를 새로 바꿨다. 2라운더에서 국가대표까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조영두 오재현(SK). 처음 SK 입단했을 때는 수비를 열심히 하는 가드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비력이 업그레이드 됐고, 수비형 가드로서 자리를 잘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오재현의 플레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단기간에 공격력이 향상 된 선수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 중 한 명으로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정병민 한양대 시절 오재현은 무명선수였다. 연령별 국가대표에도 뽑히지 않은 선수였는데 단지 연습과 노력 하나만으로 국대 승선까지 이뤄냈다는 점은 중·고등학교 선수들이 본받아야 되는 점이다. 다음 시즌엔 더 넓은 시야까지 장착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정지욱 4년 전 상위픽을 가진 두 구단에 오재현을 추천했을 때 ‘장난하느냐’는 말을 들었다. 몇 개월 뒤 오재현이 신인상을 받을 때 그 말이 장난이 아니라는걸 이미 느꼈을 테지만,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것 같다. 근데 이런 오재현이 MIP를 받을 수 없다니…. KBL은 왜 항상 병맛같은 규정을 자꾸 덧붙일까. 늘 아쉽다.
이재범 오재현과 고민 끝에 벨란겔의 손을 들어주겠다. 자유투 성공률의 변화 폭이 큰 오재현(3P 31.6%→33.3%, FT 62.5%→85.9%) 보다는 3점슛 성공률을 더 끌어올린 벨란겔(27.9%→35.7%, 66.7%→77.0%)의 성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벨란겔은 시즌 준비 중에는 자유투를 한 손으로 던지기도 했다.이런 노력 속에 자유투 성공률도 10% 가량 높인 것이 마음이 기운 이유다.
이재범 유기상. 3점슛과 함께 수비에서 더 두드러진다. 3점슛과 블록에서 의미 있는 기록 달성까지 유력하다. 박무빈 역시 데뷔 후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1개+ 기록을 계속 이어나가 양동근의 31경기를 넘어선다면 그나마 유기상과 비벼볼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 수 있었지만, 28경기에서 중단됐다.
최창환 유기상. A매치 브레이크 전까지만 해도 박무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지만, 리그 재개 후 경기력 차이가 너무 컸다. 임팩트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유기상은 팀 내에서 6번째로 높은 공헌도를 남겼고, 3점슛 성공률도 40% 이상을 유지했다.
조영두 무조건 유기상. 유기상은 LG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어느 팀에 갔어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여줬을 거라 생각한다. KBL 감독들이 전형적으로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다. 슛과 수비 두 가지 장점만으로도 KBL에서 1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박무빈은 기복이 심한 것 같다.
홍성한 나도 유기상이다. LG는 그 어느 팀보다 뎁스가 좋다고 평가받는 팀이다. 그 사이에서 신인 가드가 주전을 따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 여기에 3월 10일 기준. 이들의 출전 경기 수 차이는 무려 15경기(유기상 44경기, 박무빈 29경기)다. 이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병민 박무빈. 오랜만에 센세이션 한 신인이 등장한 것 같다. 루키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공격에서 적극성을 내비치고 있다. 무엇보다 첫 ‘국가대표 승선’이라는 타이틀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루키가 소속팀에 이렇게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점과 강심장,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 가산점을 주고 싶다.
정지욱 현대모비스가 ‘노잼 농구’ 이미지를 깨고 모처럼 폭발력을 과시한 데에는 박무빈의 활약이 상당 부분을 영향을 미쳤다. 박무빈이 여기저기 아프고 컨디션이 저하되니까 현대모비스는 다시 노잼농구가 됐다. 건강만 좀 유지하면 유기상은 쨉이 안 되는 건데.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는?
2024년 3월 7일 수원 KT vs 부산 KCC
조영두 경기 전 KT가 비교적 쉽게 이길 거라 예상했지만 접전이었다. 경기종료 4초 전 배스가 역전 3점슛을 터트리며 역전승을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직접 드리블을 치고 반대쪽 코트로 넘어온 허웅이 경기 종료 버저와 동시에 3점슛을 넣으며 KCC가 재역전승을 거뒀다.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당시 김민수 인터넷기자에게 상보를 맡겼는데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민수야 미안ㅎㅎ
홍성한 5초 사이에 희비가 2번이나 엇갈렸다. 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그 무엇보다 잘 보여준 경기였다. 나도 집에서 보면서 소리를 두 번이나 지른 건 비밀.
2024년 1월 25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vs 부산 KCC
최창환 명승부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원년 팬을 자부하는 나도 이런 경기는 처음 봤다. 4쿼터 종료 직전 역전 득점을 만든 최준용의 의도치 않았던 추가 자유투 성공이 허웅의 본헤드플레이라는 나비 효과로 이어질지 누가 예상했을까. 벨란겔의 연장 하드캐리부터 신승민의 극적 3점슛까지. 이런 역전 스토리는 슬램덩크에서도 안 나온다.
이재범 가스공사는 앞서 펼쳐진 두 차례 연장 승부에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은 반대였다. 4쿼터 막판 허웅의 파울로 벨란겔이 자유투를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신승민의 결승 3점슛으로 가스공사는 팀 창단 후 6번째 연장전 끝에 첫 승리를 맛봤다.
정병민 현장에 있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쉬웠지만, 중계 화면으로만 봐도 당시 경기장 열기는 플레이오프 그 이상이었다. 경기도 빅샷, 버저비터의 연속에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였다. 결과도 신승민의 3점슛 위닝샷, 홈 팬들에겐 이보다 더욱 완벽한 스토리 라인(?)이 있을까 싶다. 이러한 경기가 지속적으로 나와야 흥행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정지욱 정병민 기자 말대로 흥행요소를 갖춘 재밌는 경기였다. 마지막 공격 때 니콜슨에게 패스 하려다 신승민의 3점슛을 만든 벨란겔의 선택은 그가 얼마나 여유가 생겼는지를 보여준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 기대에 못 미친 선수는?
최창환 오세근. 신인 시절부터 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심어주는 선수였다. 데뷔 후 가장 낮은 득점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그래도 오세근은 오세근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킹세근 모드’를 발휘해 5월호 후기에 이불킥 남기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조영두 이승현. 올 시즌을 앞두고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의 공존에 의문의 시선이 많았다. 3명 중 1명은 출전 시간과 기록 모두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이승현이었다. 겉도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이름값과 몸값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 기록은 많이 아쉽다. 다음 시즌에는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병민 이승현. 공격력에서 너무나 아쉬운 모습이었다. 준수했던 미드레인지 점퍼와 슈팅력이 급감했고 자연스레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무너진 것 같다. 팀 동료들의 줄부상 이탈에 본인이 무엇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팬들의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더욱 그를 지치게 한 것 같다.
홍성한 KCC 이근휘가 아쉽다. 벤치에서 나올 때마다 던져서 들어가는 3점슛은 정말 일품이지 않나. 코너에만 서 있어도 위협이 되는 선수다. 매 시즌 기대받지만,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입지가 줄었다. 수비는 역시 쉽지 않나 보다.
정지욱 최준용은 KCC로 이적하면서 연봉이 꽤 올랐는데 경기력은 MVP를 받은 2021-2022시즌을 기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연봉 오른 만큼 건강관리도, 경기력도 끌어올리고 심판한테 항의도 좀 자제하길. 아직 한창 전성기를 누릴 시기인데….
이재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제대한 선수들이 팀에 합류하면 체력 문제를 겪는 편이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기대했고, 남다르게 몸을 만들며 복귀를 준비한 허훈의 활약을 바랐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힌 게 아쉽다. 역시 상무에서 훈련량이 절대 부족하다는 게 더 드러난 계기가 되었다.
베스트5(외국선수는 1명만)
정지욱 이선 알바노 - 이정현(소노) - 강상재 - 디드릭 로슨 - 하윤기
이재범 이선 알바노 - 이정현(소노) - 강상재 - 디드릭 로슨 - 하윤기
최창환 이선 알바노 - 이정현(소노) - 강상재 - 디드릭 로슨 - 하윤기
조영두 이선 알바노 - 이정현(소노) - 강상재 - 하윤기 - 자밀 워니
홍성한 이선 알바노 - 이정현(소노) - 강상재 - 패리스 배스 - 하윤기
정병민 이선 알바노 - 이정현(소노) - 강상재 - 패리스 배스 - 김종규
WKBL AWARD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를 뽑는다면?
조영두 박지수(KB스타즈). 아마 만장일치 MVP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박지수의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WNBA로 돌아가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창환 박지수. WKBL 홈페이지에서 주요부문 1위를 살펴보면, 8개 가운데 5개 부문에 박지수의 사진이 실려있다. 더 설명이 필요할까. 박지수는 훗날 WKBL GOAT로 기억될 것이다.
김민수 박지수. 5라운드 연속 라운드 MVP. 시즌 평균 20P-15R-5A. 이견이 필요 없는 WKBL 최고의 선수다. 나머지 5개 팀이 베스트5를 꾸린다 해도 박지수가 있는 KB스타즈를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 정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더블팀 수비에도 노련하게 대처하며 상대 감독들의 이마에 깊은 주름을 새겼다.
김보현 박지수. 반박불가 MVP.
홍성한 박지수, 박지수, 박지수로 가득한 올 시즌이었다. 중요한 건 본인 역시 더 성장을 바란다는 것이다. 박지수의 대항마가 나타난다면 더 재밌는 WKBL이 될 것 같은데….
정지욱 외인이든, 아시아쿼터든 뭐든 좀 합시다. 지금 체제에서는 박지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올 시즌 최고의 감독은?
최창환 위성우 감독은 단 한 번도 정규리그 2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이와 같은 꾸준함을 바탕으로 역대 최초의 300승도 달성했다. 단연 WKBL 역대 최고의 명장이다.
조영두 올 시즌 부상악령에 시달린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2위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위성우 감독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팀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비록,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최고의 감독으로 뽑고 싶다.
김민수 위성우 감독. WKBL 유일무이한 300승 달성. 10여 년의 세월 동안 우리은행을 강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장본인. 상황에 맞게 전술을 수정하는 임기응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박지수를 잡기 위해 팀컬러마저 바꾼 승부사. 위대인
김보현 KB스타즈 김완수 감독. KB스타즈의 14연승과 홈경기 전승. 해외축구 표현을 빌리자면, 김완수 감독과 선수들은 청주체육관을 KB스타즈의 요새로 만들었다.
홍성한 하나원큐를 창단 첫 플레이오프로 이끈 김도완 감독을 꼽겠다. 융화가 중요한데 말그대로 ‘하나’원큐를 만드는 데 사령탑의 역할이 크지 않을 수가 없다.
정지욱 해당사항 없음. 어느 한 팀도 가진 만큼의 전력을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팀 컬러 변화를 시도한 위성우 감독이 적임자인데 지난 시즌 1위에서 2위로 떨어진 마당에 감독상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없음.
가장 성장세가 돋보였던 MIP는?
정지욱 신이슬은 팀의 개막 경기 결승골을 넣을 때부터 성공적인 시즌이 될 것임을 예상케 했다. 주축 가드들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에 경험치를 잘 쌓았다. 올 시즌 끝나면 FA가 된다.
최창환 허예은. 데뷔 후 처음 평균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고, 통산 26.7%였던 3점슛 성공률은 37.1%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 2위에 오를 줄이야. 선수가 약점을 보완하는 건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공헌도도 리그를 통틀어 5번째로 높았다.
김민수 이명관. 우리은행으로 둥지를 옮기자마자 빛을 본 관브론. 박지현과 김단비라는 든든한 동료를 믿고 마음껏 날뛰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와 경기력은 위성우 감독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다음 시즌도 더욱 기대된다.
홍성한 하나원큐 김시온이다. 기록만 본다면 상승치가 크지 않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득점이면 득점, 궂은일이면 궂은일. 더 주목받아도 됐었던 올 시즌이었다.
김보현 이해란(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의 에이스 수비 특훈으로 수비도 업그레이드. 이제는 삼성생명의 에이스.
조영두 나도 이해란. 매 시즌 스텝업을 하고 있으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활용한 플레이는 여전했고, 중거리슛 정확도가 한층 높아진 것 같다. 다음 시즌에는 또 얼마나 성장한 플레이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는?
2024년 1월 27일 인천 신한은행 vs 아산 우리은행
최창환 신한은행은 비록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꿈틀하는 모습은 보여줬다. 40점을 퍼부은 김단비의 우리은행에 맞서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일찌감치 끝날 것 같았던 4위 싸움에 막판까지 긴장감을 준 시발점이 된 경기였다.
김보현 시소 게임의 끝은 신한은행. 김단비의 본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40점). 본격적인 신한은행의 반전 드라마. 하지만, 결말은….
2023년 11월 16일 아산 우리은행 vs 청주 KB스타즈
조영두 KB스타즈의 우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내가 우리은행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경기 막판 이윤미의 3점슛으로 우리은행의 졌잘싸가 되는 듯 했지만 마지막 공격에서 이명관이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집에서 TV로 중계를 지켜보던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그만큼 극적인 명승부였다.
홍성한 라이벌 매치답게 4쿼터 마지막까지 치열했다. 그리고 승부를 끝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명관이었다. 스타들 속 빛났다. 아 이제 보니까 MIP 후보에 이명관도 있었다!
김민수 70-71, 남은 시간은 3.6초. 마지막 공은 김단비도 박지현도 아닌 이명관에게 향했고, 버저비터 위닝샷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이 KB스타즈를 유일하게 잡아낸 경기이자, 이명관의 맹활약을 예고한 경기였다.
2024년 2월 12일 부천 하나원큐 vs 인천 신한은행
정지욱 이 경기는 ‘그들만의 결승전’으로 불렸다. 플레이오프 진출 향방을 가른 한판이었기에 두 팀 모두 이 경기에 엄청 신경을 썼었다. WKBL이 이변과 변수가 별로 없는 리그인데 그나마 변수가 많이 발생했고 예상치 못한 박소희의 활약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도 꽤 재미있는 경기였다.내 기대에 못 미친 선수는?
홍성한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낸 BNK의 이소희인 것 같다. 3점슛 성공률이 37.6%→27.4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아쉬운 팀 성적으로 이어졌다. 다음 시즌 더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창환 김지영. 데뷔 초기 보여줬던 유로스텝, 더블클러치 때문인지 줄곧 관심을 갖고 지켜봐왔던 선수다. 데뷔 후 처음 맞이한 이적이 급성장의 계기가 되길 바랐지만, 기대치에 미치진 못했다. 구나단 감독의 시스템에 녹아드는 게 쉽지 않은 과제인 것도 분명하다. 그래도 언젠가는 화려함과 실속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남아있다.
조영두 정예림(하나원큐). 지난 시즌 내가 눈여겨봤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비록, 하나원큐는 최하위였지만 정예림의 플레이를 보는 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올 시즌 존재감은 눈에 띄게 줄었다. 김정은, 김시온이 합류하면서 공격 시도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자신감이 확실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다음 시즌에는 내가 알던 정예림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김보현 하나원큐 정예림. 오프시즌 3x3 국가대표팀 합류로 쉴 틈이 없었던 탓일까. 플레이오프에 간 하나원큐와는 대조되는 정예림의 경기력.
정지욱 강유림은 대표팀의 피해자다. 아무 계획 없이 머리 수 채우는 용으로 선수를 뽑는 바람에 삼성생명에서 시즌 준비 잘했던 강유림의 흐름이 다 깨져버렸다. 대표팀에 데려가지 않았다면 강유림도, 삼성생명도 완전히 다른 시즌을 보냈을 것 같다.
김민수 강유림. 지난 시즌 MIP를 차지하며 국내 최고 슈터의 반열에 올랐으나, 올 시즌 상대의 강한 압박에 힘을 쓰지 못했다. 3점슛 성공률 20.9%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전경기 평균 30분 이상 출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 거는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베스트5
최창환 박지현 - 허예은 - 김단비 - 김소니아 - 박지수
조영두 허예은 - 박지현 - 김단비 - 김소니아 - 박지수
홍성한 허예은 - 김정은 - 김단비 - 박지현 - 박지수
김민수 허예은 - 강이슬 - 김단비 - 박지현 - 박지수
김보현 허예은 - 박지현 - 김단비 -김소니아 - 박지수(현존 WKBL 최고의 선수)
정지욱 박지수. 나머지 4자리는 의미 없다.
ANOTHER AWARD
올시즌 최고의 기사는(제목과 이유)
정지욱 “창문 깨지고 가구 넘어가” 일본에 발생한 강진, 박세진이 전한 현장의 참혹함 - 조영두 기자
점프볼 기자들의 기사 대부분은 스트레이트다. 긴 글이 아니었지만, 사진과 박세진의 멘트를 통해 현장의 참혹함을 간결하게 잘 전달한 기사다. 농구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이다. 삶이 뭉개지는 순간에 서로 의지하고 극복하고 있는 가나자와 이야기를 잘 담았다. 웹기사로 나간 것은 아니지만, 2월호 기자 맨 뒷면에 최서진 기자의 후기는 근래 본 글 중 최고다. 짧은 글 안에 자신의 감정을 너무 잘 담아냈다. 최서진 기자가 점프볼에서의 마지막 글이었다.
최창환 모든 것의 1쿼터① 3점슛 등장! 그때 그 분위기 – 손대범 KBSN 해설위원
감상평을 부탁하셨는데 ‘내가 감히?’란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했다. 별이 다섯 개~! 나 역시 과거에 있었던 일을 현 시대에 녹여서 쓰는 기사를 좋아하고 코너를 통해 연재도 하고 있는데 롤모델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영두 ‘감독보다 경험 많은 코치’ DB 김주성 감독 옆 잔소리 꾼이 있다? - 정지욱 편집장
김주성 감독은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지도력으로 부임 첫 시즌에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 옆에는 한상민 코치가 있었다. 한상민 코치는 선수 시절 무명이었기에 그의 이름을 모르는 팬들에 대부분이다. 매니저, 전력분석, SK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은 그는 김주성 감독을 훌륭히 보좌하며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한상민 코치를 조명했던 기사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홍성한 점프볼 이재범 선배의 ‘KBL 기록 프로그램은 정확한가?’
차바위 3점슛 성공률 기록이 KBL 기록 프로그램에서 누락된 점을 짚어주셨다. 우리가 흔히 야구를 ‘기록의 스포츠’라고 하는데 모든스포츠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2차 스탯 등 점점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기록프로그램이 오류가 나면 우리는 일 할 수가 없다(웃음).
정병민 ‘우리끼리 농구’ 실패, 국보센터가 말했다 “여자농구, 외인제도 필요하다” - 정지욱 편집장
현재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의 멘트로 현 한국 여자 농구의 위치를 되돌아봄과 동시에 현 리그 경쟁력 강화와 변화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준 기사였다.
김민수 ‘칼 뽑았다’ 정관장, 스펠맨 퇴출 결단, 당분간 먼로 홀로 - 최창환 기자
정관장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기다렸던 기사. 통합우승의 주역이었기에 끝까지 믿고 기대했지만, 그 배신감이 너무나 컸다. 가뜩이나 잘해주던 맥스웰을 보내고 기다렸던 상황인데… 만나서 고마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최고의 치어리더는?
이재범 구단들이 어느 순간부터 작전시간을 이용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로 인해서 치어리더 공연 자체가 많이 줄었다. 특히 1절이 아닌 한 곡 전체 공연이 펼쳐졌던 경기 전 공연은 거의 사라졌다. 그렇지만, KCC는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가장 마음에 든다. 경기장 분위기를 달구는 눈이 즐거운 걸 따지면 SK가 최고다. 구단 자체 응원곡 중에서는 LG가 가장 좋다.
최창환 주관이 많이 반영되는 항목이라 해도 10개 팀 치어리더에 대해 빠삭하게 아는 게 아니라 답을 못 내리겠다. 치어리더와 관련해 한 가지만 얘기하자면, SK의 스턴트 치어리딩은 보고 또 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영두 조다정 치어리더(삼성, 삼성생명). 점프볼 잡지 인터뷰를 인연으로 친분을 쌓게 됐다. 항상 열정적인 목소리로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끔 그녀의 목소리가 기자석에도 들릴 정도다. 나와 인터뷰를 할 때만 해도 신인이었는데 요즘엔 인지도가 높아졌고, 팬들도 많이 생겼다. 앞으로 더 성장해서 우리나라 NO.1 치어리더가 됐으면 좋겠다.
정병민 하지원 치어리더(DB). 10개 구단 치어리더가 다 최고여서 이번 항목이 제일 선정하기 어려웠으나, 가장 많이 보고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하지원을 뽑았다. 무엇보다 예쁨.
김민수 박소영(청주 KB스타즈, 수원 KT). 청주나 수원 취재를 가면 항상 밝게 웃으며 응원을 하는 치어리더. 특유의 예쁜 눈웃음으로 보는 사람마저 기분 좋아지게 한다. 하지만 KB스타즈와 KT가 아닌, BNK와 삼성의 치어리더였어도….
홍성한 SK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서윤 치어리더를 꼽겠다. 잠실학생체육관 분위기는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3월 내 잡지인터뷰의 주인공이어서는 절대! 아니다(웃음).
정지욱 어떻게 김이서 치어리더 뽑은 사람이하나도 없지? 김이서가 빠지는게 말이 안 되서 내가 뽑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