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타점 대활약을 펼치며 팀의 대승을 이끈 손아섭 ⓒNC다이노스
▲ 4.2이닝 3실점으로 아쉽게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한 선발 김시훈 ⓒNC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NC가 KBO리그 역대 8번째 선발 타자 전원 타점·득점 기록을 작성하며 SSG를 또 그로기 상태에 몰아넣었다. SSG는 KBO리그 역대 최초 '5연속 밀어내기 볼넷' 불명예를 쓰며 홈팬들 앞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
NC 다이노스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선발 타자 전원이 타점과 득점을 기록하는 등 장단 14안타와 11개의 4사구를 무더기로 얻어낸 끝에 19-5로 크게 이겼다. 2연패에서 탈출한 NC(21승13패)는 2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SSG(19승15패1무)는 연승이 끊김과 동시에 참담한 패배로 홈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NC는 선발 김시훈이 5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4⅔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딱 하나가 모자랐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었지만 NC는 과감하게 김재열을 두 번째 투수로 붙여 성공을 거뒀다. 김재열이 1⅓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고, 서의태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너나 할 것 없이 잘 터졌다. 최정원은 1안타 2볼넷 1타점, 서호철은 1안타 1타점, 손아섭은 3안타 1볼넷 6타점 3득점, 데이비슨은 1볼넷 1타점 1득점, 권희동은 1안타 1볼넷 2타점, 김성욱은 1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김형준은 1안타(1홈런) 2볼넷 2타점 3득점, 천재환은 2안타 1볼넷 2타점 2득, 김한별은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는 등 선발 타자 전원이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반면 SSG는 믿었던 선발 김광현이 4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한두솔이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4실점, 서진용이 0이닝 3볼넷 3실점, 김주온이 3.2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을 기록하는 등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타선에서는 추신수가 2안타 1볼넷을 기록했으나 수비에서 기록되지 않은 실수가 있었고,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한유섬은 주루 중 사타구니 근육 쪽에 이상을 느껴 빠졌다. 최지훈 최정 에레디아 고명준 조형우 안상현도 안타를 기록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SSG는 올 시즌 NC를 상대로 유독 고전하고 있다. 4월 5일에는 0-5, 4월 6일에는 3-16, 4월 7일에는 1-10으로 진 것에 이어 이날도 19실점하며 대패했다. 4월 6일 경기 당시에는 선발이자 지금은 퇴출된 로버트 더거가 KBO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14실점)을 기록했었다.
◆ 박민우-박건우 없이도 김광현 공략에 성공한 NC
전날 LG와 연장 혈투를 치른 뒤 창원에서 인천까지 이동해 여독이 있었던 NC는 박민우와 박건우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경기에 나섰다. 박민우는 오른쪽 어깨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고, 박건우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는 게 강인권 NC 감독의 설명이었다. 두 선수는 4일 선발 라인업에는 정상적으로 들어올 수 있으며 3일에도 대타 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주원이 빠지고 선발 유격수로 김한별이 들어왔고, 최정원과 서호철이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이날 NC는 최정원(2루수)-서호철(3루수)-손아섭(지명타자)-데이비슨(1루수)-권희동(좌익수)-김성욱(중견수)-김형준(포수)-천재환(우익수)-김한별(유격수)가 선발로 나섰다.
이에 맞서는 SSG는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가 없었다. 3연승 도전에 나선 SSG는 에레디아가 지명타자로 들어가고 추신수가 우익수 수비에 나섰다. SSG는 이날 최지훈(중견수)-추신수(우익수)-최정(3루수)-한유섬(좌익수)-에레디아(지명타자)-박성한(유격수)-고명준(1루수)-이지영(포수)-안상현(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최근 두 번의 등판에서 다소 부진했던 김광현이 나섰다.
▲ 4.1이닝 7실점으로 자기 몫을 하지 못한 김광현 ⓒSSG랜더스
▲ 9번 타순에서 3안타를 기록하며 공격의 활로를 연 김한별 ⓒNC다이노스
선발 매치업은 SSG 쪽이 조금 더 유리해 보였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김시훈이 1·2회 위기를 잘 막아내자 NC가 0-0으로 맞선 3회 하위 타선이 힘을 내며 김광현 공략에 성공했다. NC는 3회 선두 김형준에 이어 천재환도 볼넷을 고르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1·2회 투구 내용이 좋았던 김광현이 갑자기 하위 타순을 상대로 흔들린 것이다. 이어 김한별이 중전 안타를 치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최정원이 끈질긴 승부 끝에 좌전 적사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고, 서호철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이어진 1사 1,2루에서 손아섭이 김광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단번에 점수차가 5점으로 벌어졌다. 하위 타선이 만든 기회를 상위 타선이 해결하며 확실하게 기선 제압을 했다.
NC는 4회에도 추가점을 얻었다. NC는 4회 선두 김성욱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1사 후 천재환이 좌익수 옆 2루타를 치며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한별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6-0으로 달아났다.
SSG는 4회 추격을 개시했다. 0-6으로 뒤진 4회 선두 추신수가 볼넷을 골랐고, 최정 타석 때 나온 폭투를 틈타 2루에 갔다. 이어 최정이 우중간 담장을 원바운드로 남기는 인정 2루타로 1점을 추격했고, 한유섬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만회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고명준의 투수 강습 안타 때 3루 주자 한유섬이 홈을 밟아 3-6, 3점차까지 추격했다.
◆ SSG 악몽의 6회, '5연속 밀어내기 볼넷' NC 역대 신기록 작성
그러나 NC는 5회 선두 손아섭의 2루타에 이어 1사 3루에서 권희동이 중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더 추가했다. 그리고 7-3으로 앞선 6회 대거 10점을 뽑아내며 SSG 마운드를 붕괴 상태에 빠뜨렸다.
NC는 6회 1사 후 한두솔을 상대로 김한별의 중전 안타, 최정원의 볼넷, 서호철의 우전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밀어내기 볼넷쇼가 시작됐다. 손아섭이 밀어내기 볼넷을 고르자 SSG는 서진용을 투입했다. 하지만 제구가 영 되지 않은 서진용도 데이비슨, 권희동, 김성욱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4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NC가 11-3으로 앞서 나갔다.
▲ 7회 솔로포를 터뜨린 김형준 ⓒNC다이노스
▲ 3연속 밀어내기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인 서진용 ⓒSSG랜더스
SSG는 김주온을 올렸으나 김주온도 김형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KBO리그 역사상 첫 5연속 밀어내기 볼넷 및 밀어내기 4사구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은 NC는 천재환이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쳤고, 2사 후 최정원의 볼넷으로다시 베이스를 꽉 채운 뒤 김주원이 또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손아섭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6회에만 대거 10득점하고 17-3으로 앞서 나갔다.
NC는 7회 김형준이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축포를 쐈다. SSG가 8회 2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경기 결과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고, 결국 NC의 19-5 대승으로 경기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