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우물에 빠진 누군가는, 오물을 뒤집어쓴 채 바닥을 진흙탕으로 휘젓고 있습니다. 수렁에서 허우적대며 자멸의 구렁텅이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온통 뒤엉켜 뒹구는, 전당대회가 갈수록 가관입니다. '배신의 정치' 운운하더니, 느닷없는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에 풍덩 빠졌습니다.
친윤 쪽은, 한동훈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 의사를 묵살해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시각입니다. '배신자' 낙인과 맥이 통합니다. 일부는 연판장까지 준비했다고 합니다.
한 후보는, 문자가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했습니다. 사적인 문자가 이 시점에 유출돼 공격 소재로 쓰이는 경위와 의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자가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겠지만, 애초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김 여사가 공적 사안을, 공적 경로를 거치지 않고, 왜 불쑥 여당 수장과 상의했느냐는 겁니다.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건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쇄신의 일대 전환점 이어야 할 전당대회가 막가는 드잡이 판이 돼야 하겠습니까.
갈 데까지 가보겠다면 이제는, 살아서 돌아 나오기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김 여사가 정말 사과할 생각이었다면, 지금도 늦지 않습니다.
7월 8일 앵커칼럼 오늘 '국민의힘이 우물에 빠진 날'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