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토론토)의 2승 도전 경기는 조금 이상하다. 비정상에 가깝다. 홈구장이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 구장이다. 상대팀은 주전이 11명이나 빠지고도 승승장구하는 ‘도깨비팀’ 마이애미 말린스다.
류현진은 12일 오전 7시37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 필드에서 열리는 마이애미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살렌 필드는 토론토 산하 트리플A 구단인 버펄로 바이슨스의 홈구장이다.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홈구장 로저스 센터의 정규시즌 사용을 불허했고, 토론토는 피츠버그, 볼티모어 등과 더부살이를 고민했지만 결국 트리플A 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기로 했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한 시설 보수 공사 때문에 늦어져 12일이 사실상 홈 개막전이라고 할 수 있다.
홈 경기라면 ‘홈 어드밴티지’가 있어야 하는데 처음 쓰기는 홈 팀 토론토도 마찬가지다. 공사를 했다지만 시설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류현진은 10일 가진 화상기자회견에서 “(동료들로부터)생각했던 것 보다는 괜찮을 것이라고 얘기 들었다”며 “내일(11일) 쉬는 날이지만 경기장에 나가서 마운드 한 번 볼 거고, 야구장에 직접 가 봐야 전체적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살렌 필드의 내 외부 공사를 통해 시설 개선에 노력했고,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를 할 수 있도록 공간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질적 의미의 홈 개막전이다. 류현진은 “워싱턴에서 홈 경기를 하기는 했지만 다들 호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홈 경기라고 하지만 당장 하루 이틀 사이는 바뀌는 게 없다. 계속 지내면 홈 느낌은 나겠지만 호텔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크게 느끼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홈이지만, 홈이 아닌 생활을 이어가게 만든다.
상대팀 마이애미가 도깨비팀이라는 것도 ‘이상한 점’이다. 마이애미는 개막 직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지면서 주전이 11명이나 바뀌었는데도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7승3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최근 뉴욕 메츠에게 2연패를 당했다는 것은 도깨비 주문에서 풀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마이애미 상대 4차례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 2.39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주전이 대거 교체된만큼 류현진이 상대해 본 타자가 많지 않다. 포수 프랜시스코 서벨리에게만 4타수 3안타를 허용했을 뿐, 나머지는 상대를 하지 않았거나 안타를 맞지 않았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마이애미 우완 엘리저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 1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패 없이 4.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이상한 곳에서 도깨비팀을 상대로 시즌 2승째를 준비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난 애틀랜타전에서 확인한 속구 구위 회복 등을 고려하면 기대감은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