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프로 축구팀에서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경우가 있다. 하나는 하부리그로 강등됐을 경우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엄청난 재정 적자다. 토트넘 홋스퍼는 후자로 인해 올여름 주전 선수들을 대거 잃을 처지에 놓였다.
최근 토트넘 선수단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토트넘의 두 기둥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 대한 이적설이 점점 더 커지는 중이다.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토트넘이 손흥민과 케인을 매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18골, 케인은 27골을 넣었다. 두 선수의 머리와 발에서만 무려 45골이 나왔다. 가장 중요한 선수들인데 토트넘이 내보내려는 이유는 재정 악화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자 재정 악화가 심해졌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1억 5,000만 파운드(약 2,346억원)이 적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그런데 이 1억 5,000만 파운드의 적자를 메울 방법이 없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향후 몇 년간은 이 적자를 안은 채 팀 운영을 해야 한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된다면 적자는 더욱더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토트넘 다니엘 레비 회장은 빠르게 적자를 메울 방법으로 선수 판매를 떠올렸다. 현재 몸값 1, 2위인 케인, 손흥민을 매각하면 적자를 단번에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케인은 1억 2,000만 유로(약 1,613억원), 손흥민은 8,500만 유로(약 1,143억원)의 가치를 지녔다. 두 선수를 합쳐 이적료 2억 유로(약 2,680억원) 이상만 받아도 토트넘은 적자 고민은 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레비 회장은 ‘거부’ 파리 생제르맹(PSG)에 손흥민이나 케인의 이적을 제안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PSG는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포체티노 감독으로서도 토트넘에서 애제자로 삼았던 손흥민이나 케인을 영입하면 다음 시즌 자신의 구상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는 케인에게 관심을 내비쳤다. 그동안 레알은 킬리안 음바페(PSG), 엘링 홀란드(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영입 우선순위로 두었다. 케인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3순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기류가 바뀌었다. 레알은 음바페나 홀란드 영입을 추진할 때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케인의 경우 토트넘이 적자를 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이적료도 낮출 수 있다.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음바페에게 1억 8,000만 유로(약 2,413억원), 홀란드에게 1억 1,000만 유로(약 1,475억원)의 가치를 매겼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20대 초반이기에 이적료는 2억 유로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
이미 PSG는 위고 요리스, 세르주 오리에 등과도 이적설이 불거졌다. 토트넘이 생존이라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면 선수 매각은 불가피하다. 꼭 PSG나 레알이 아니더라도 주전 선수들이 여러 팀들로 빠져나가게 된다. 토트넘 엑소더스의 시작이 다가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