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양준민 기자] 2019 신인드래프트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타코 폴(23, 231cm)이 프리시즌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7일(이하 한국시간) 샬럿 호네츠를 상대한 폴은 약 8분간 코트를 누비며 5득점(FG 66.7%) 3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하며 홈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폴이 경기에 들어선 것은 경기 종료까지 9분여가 남은 시간이었다. 보스턴 팬들은 1쿼터 초반부터 폴의 출전을 계속해 외치며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폴이 코트에 들어섰을 때도 엄청난 데시벨의 함성과 박수로 폴을 환영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고든 헤이워드(29, 203cn)와 로버트 윌리엄스(21, 208cm)가 환상적인 앨리웁 덩크로 포문을 열었을 때보다 더 큰 환호였다. 이는 보스턴 팬들이 폴을 얼마나 아끼는지 잘 드러난 대목이었다.
팬들의 환호에 살짝 고무된 탓인지 폴은 첫 번째 공격에서 무리하게 페이더웨이 점프슛을 시도하다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이어진 공격에서 트레몬트 왓터스(21, 180cm)가 실패한 레이업을 곧장 팔로우 덩크 슛으로 연결, 첫 득점을 신고하며 보스턴 팬들과 팀 동료들을 열광시켰다. 폴의 등장에 위압감을 느낀 샬럿 선수들은 인사이드로 진입하지 못하고 외곽으로 밀려나 공격을 시도하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졌다. 실제 폴은 인사이드에서 레이업 득점을 노리던 코비 시몬스(22, 196cm)의 슛을 정확히 블록으로 쳐내며 위압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샬럿의 골밑에서 신장을 활용한 안정적인 득점 마무리와 속공 상황에서 트레일러로 함께 뛰어주며 기동력까지 보여주는 등 폴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프리시즌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출신의 폴은 신인드래프트에선 내구성과 기동력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NBA 구단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폴 역시 일찍이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한 것을 예상해 전공인 컴퓨터 공학 쪽으로 진로를 기획했다는 후문. 그러나 오프시즌 알 호포드(PHI)와 애런 베인즈(PHX)의 연이은 이적으로 빅맨 로테이션 재편이 필요해진 보스턴은 폴과 서머리그 계약을 맺고, 폴을 팀에 합류시켰다. 폴은 2019 서머리그에서 평균 12.6분 7.2득점(FG 77%) 4리바운드 1.4블록을 기록, 인사이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보스턴 관계자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231cm의 신장에 윙스팬까지 254cm에 달하는 폴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높이로 인사이드를 지배했다.
폴은 인사이드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점프 없이 확률 높은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은 물론, 수비에서도 상대의 슛을 효율적으로 견제하는 등 공격과 수비에서 자신의 신체조건을 제대로 활용했다. 때로는 포스트업에 이은 안정적인 훅 슛으로 공격기술까지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다. 고무적인 것은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기동력 논란을 말끔히 해결했다는 점이다. 폴은 속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수비 시에도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슛을 블록으로 막아냈다. 서머리그 팀을 이끈 스캇 해리슨 어시스턴트 코치도 훈련 첫날 인터뷰에서 “기동력과 순발력을 비롯한 폴의 운동능력이 많은 이들이 우려한 것보다 훨씬 좋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폴은 트레이닝 캠프 합류 후에도 그 누구보다 훈련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USA 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폴이 이번 트레이닝 캠프에서 중점적으로 연마하고 있는 부분은 외곽 플레이다. 인사이드에서만 활약해도 팀에 보탬이 됐던 대학 시절과 달리 NBA에선 외곽 플레이까지 몸에 익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폴은 개인 훈련에서 미드레인지 점퍼를 연습하는 등 생존을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정규훈련 종료 후 에네스 칸터(27, 211cm)에게 1대1 개인 지도를 청하는 것이 바로 그 예다. 칸터는 폴에게 기술적인 부분의 조언과 함께 프로로서 갖춰야 할 태도 등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까지 해주면서 폴의 적응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이 이렇게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하는 까닭은 아직 보스턴과 정식 로스터 계약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머리그에서 보여준 활약과 팬들의 엄청난 지지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은 폴과 비보장 계약을 체결했다. 폴이 NBA 선수의 꿈을 이루려면 정규리그 로스터 합류라는 최종 과제를 통과해야 한다. 보스턴 헤럴드에 따르면 보스턴이 폴과 정식 계약을 주저하고 있는 것은 폴의 내구성에 확신을 갖지 못해서다. 폴은 트레이닝 캠프 합류에 앞서 무릎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폴이 82경기나 되는 대장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가 보스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폴의 무릎 부상 이슈는 드래프트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문제였다.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도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폴의 활약에 대해 칭찬은 남겼지만 정규리그 로스터 합류에 관해선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살아남기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압박감을 느낄 법도 하지만 폴은 여전히 차분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폴은 이날 경기 종료 후 로스터 경쟁에 관해 묻는 질문에 “압박감은커녕 꿈의 무대인 TD 가든에서 좋은 팀 동료들과 코치진 그리고 많은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기쁘고 신날 뿐이다. 처음 감독님이 내 이름을 불렸을 때 긴장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코트에 들어갔고, 실제로도 나는 내 역할을 다한 것 같다. 지금처럼만 한다면 정규시즌 보스턴 라커룸에도 내 이름이 걸려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전하는 등 이날 폴의 경기력과 보스턴 팬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이 과연 보스턴 프런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지 궁금해진다.
신장대비 스피드 괜찮고 힘도 꽤 좋아서 벤치때 가끔 나올듯 그리고 무엇보다 현nba주전 센터들 대부분 미스매치로 만들어버리는 신장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