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닷컴, 파주NFC] 서호정 기자 = 최근 유럽파 중 가장 뜨거운 선수는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공격수 황희찬(23)이다. 지난 시즌 함부르크SV 임대 시절의 아쉬움을 딛고 잘츠부르크로 복귀해 맹활약 중인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엄청난 실적을 올리는 중이다.
할란트와 함께 잘츠부르크 공격을 이끄는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8경기에 출전해 5골 6도움을 기록하며 전천후 활약 중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경기에 나서 2골 3도움을 올렸다. 가장 최근 열린 리버풀과의 조별리그 원정 경기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 잘츠부르크의 무서운 추격전을 이끌며 유럽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리버풀전 득점 장면에선 세계 최고의 수비수인 버질 판데이크를 완벽하게 제친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판데이크가 무릎을 꿇은 채 실점 상황을 보는 장면은 유럽 진출 후 황희찬이 가장 빛난 순간이었다.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했지만, 팀 성과와 별개로 부침 있는 모습으로 여론의 잘타를 받았던 황희찬은 이후 소속팀에 돌아간 뒤 부상까지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야심차게 택한 함부르크 임대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며 잘츠부르크로 돌아갔다.
새 시즌을 준비하며 황희찬은 절치부심했다. 사비를 들여가며 오프시즌 동안 테크닉 연마를 위한 개인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진짜 괄목할 부분은 경기 운영 능력의 변화다. 함부르크로 가기 전 시즌에도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개인 능력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최고 수준이었다.
96년생 황희찬이 힘과 속도, 테크닉 만으로 완성되지 않던 자신의 축구를 발전시켰다는 게 최근의 평이다. 대표팀에서도 무리한 힘 싸움과 측면에서의 1대1 도전이 오히려 독이 된 반면, 올 시즌은 줄 때 주고, 제칠 때 제치는 자신의 기술과 팀 전술을 조절하는 부분이 좋아졌다. 문전 집중력이 올라간 부분만큼,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시야가 황희찬이 진짜 발전한 부분이다. 챔피언스리그라는 더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리버풀 같은 유럽 최고의 팀을 상대로 활약한 것도 작은 변화가 가져다 준 거대한 발전이다.
손흥민도 비슷한 견해로 황희찬의 성장을 바라봤다. 그는 7일 10월 소집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평소 얘기를 많이 해 주려고 한다. 도움이 되는 지, 내 말을 듣는 선수인지 는 자 모르지만…”이라며 미소를 보인 뒤 “워낙 파괴력 있고, 돌파와 마무리 능력도 지녔다. 다만 힘을 좀 아껴 두면 더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텐데 마지막에 힘을 써야 할 때 못 썼다”라고 과거 황희찬에게 가졌던 아쉬움을 털어놨다.
최근 황희찬이 거듭 활약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로서 경험이 쌓이니까 (힘을 써야 할 타이밍 조절을) 터득한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와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여유 있는 플레이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 뿌듯하다”라며 평소 아끼는 후배를 자랑스러워 했다. 이어서는 “이게 다가 아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니까 계속 노력했으면 좋겠다”라며 꾸준한 발전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