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가 경기 도중 손흥민에게 화를 냈다. 대부분 토트넘 훗스퍼 팬들은 이를 나쁘게 보지 않았다.
토트넘은 2일 오전 4시 55분(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FA컵 5라운드에서 미들즈브러와 연장 혈투 끝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8강 진출이 좌절됐다.
토트넘에 남은 유일한 우승 가능성이 있는 대회였다. 이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탈락한 토트넘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현실적인 목표로 4위를 바라보고 있는 팀이다. FA컵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대회였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 미들즈브러를 상대로 주축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토트넘은 해리 케인, 손흥민, 데얀 쿨루셉스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크리스티안 로메로, 다이어 등이 출전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정규 시간 동안 미들즈브러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연장전에서도 답답한 흐름이 지속됐다. 그러던 도중 연장 후반 2분 상대에 결승골을 내줬다. 15번의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득점을 올리지 못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미들즈브러의 2번째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결과와 더불어 선수 사이에 충돌도 있었다. 후반 막판 손흥민이 공을 빼앗기며 미들즈브러에 역습을 허용했다. 다행이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다이어가 곧바로 손흥민에게 다가와 맹렬하게 분노를 쏟아냈다.
이는 지난 2019-20시즌 에버턴전에서 나온 손흥민과 요리스 골키퍼의 충돌과 비슷했다. 당시 요리스는 전반 종료 휘슬이 불린 직후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손흥민에게 화를 냈다. 전방 압박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이어의 경우 손흥민이 무리한 돌파를 하다 역습을 허용한 것에 대한 분노로 예상되고 있다.
토트넘 팬들의 여론은 "다이어가 할 말을 했을 뿐이다"는 쪽이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인 '스퍼스 웹'에 따르면 팬들은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경기장에서 강한 어조로 다잡아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다이어의 분노는 옳다",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은 공을 너무 많이 빼앗겼다. 다이어의 심정이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스퍼스 웹'은 "손흥민은 미들즈브러전에서 18번이나 공 소유권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흥민이 토트넘에 온 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두 번의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단지 오늘은 손흥민의 날이 아니었다"며 평점 4점을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