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초토화' LG, '최강' KIA 또 어떻게 잡았나, 이대호 후계자 결정적 역전포+새 필승조 탄생했다 [잠실 현장]

137 0 0 2024-04-28 02:44: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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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범석. / 잠실=김진경 기자LG 트윈스가 '이대호 후계자'로 불리는 김범석의 역전 결승 투런포와 새로운 필승조 활약을 앞세워 KIA 타이거즈를 제압, 위닝시리즈 예약에 성공했다. 이제 LG는 내친김에 KIA전 싹쓸이에 도전한다.

LG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IA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6-3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LG는 주말 3연전 중 먼저 2승을 챙기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KIA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0승 3패로 완전히 밀리고 있었다.

그랬던 LG가 이번에 3연승을 달리면서 16승 13패 2무의 성적을 올렸다. LG는 SSG와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반면 KIA는 2연패에 빠진 채 20승 9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선두 KIA와 5위 LG의 승차는 6경기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두 팀의 승차는 어느새 4경기로 좁혀졌다. 이제 두 팀은 28일 주말 3연전 최종전을 치른다. LG는 손주영, KIA는 크로우를 각각 선발로 앞세운다. 

◆ 선발 라인업

이날 LG는 박해민(중견수)-문성주(우익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김범석(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였다. LG의 리드오프 역할을 맡았던 홍창기는 전날(26일) 경기 도중 몸에 맞는 볼의 여파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LG 감독은 "엄지발가락 쪽에 공을 맞아 오늘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 완전히 휴식을 취한다. 내일(28일) 경기는 일단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 말했다.

이에 맞서 KIA는 박찬호(유격수)-이창진(우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전날 라인업과 비교해 포수 포지션만 김태군에서 한준수로 바뀌었다. 선발 투수는 대체 선발로 출격한 황동하였다.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대체 선발 황동하에 대해 "길게 던져주는 게 가장 좋지만, 일단 초반에 잘 던 질 경우에는 3~4이닝 정도를 투구하면 바꿀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회초 KIA는 선두타자 박찬호가 유격수 땅볼, 이창진이 루킹 삼진으로 각각 물러났다. 다음 타자는 최근 좋은 KBO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도영. LG 배터리의 선택은 집요했다. 초구부터 커브를 줄기차게 구사한 것. 초구 볼에 이어 2구째는 스트라이크. 3구째 헛스윙을 했다. 4구째 볼을 골라낸 뒤 5구째는 파울. 여기까지 엔스는 전부 커브를 택했다. 그리고 6구째. 커브가 아닌 속구를 뿌렸는데, 김도영이 제대로 받아치며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1루에 출루한 김도영은 후속 최형우 타석 때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볼을 던지자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최형우가 풀카운트 끝에 유격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곧바로 이어진 1회말. 결국 선취점은 LG가 뽑았다. 선두타자 박해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 문성주 타석 때 견제사를 당했다. 상대 투구 폼을 읽으면서 2루를 곧장 훔치려 한 것으로 보였으나, KIA 배터리의 선택이 빛났다. 문성주도 유격수 플라이 아웃. 그러나 김현수가 우전 안타를 친 뒤 오스틴이 좌월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2-0을 만들었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속구(146.1km)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오스틴의 시즌 6호 홈런. LG 구단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73km, 발사각은 24.8도, 비거리는 123m였다. 계속해서 문보경이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김범석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KIA는 2회초 곧장 반격했다. 선두타자 이우성이 1루수 맞고 굴절되는 우전 안타를 친 뒤 1사 후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다음 타자 김선빈이 무려 10구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후속 한준수가 좌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따라붙었다.(2-1) 계속해서 최원준이 중전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쳤으나, 박찬호가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2회말 LG는 삼자 범퇴로 물러났다.

3회에도 KIA는 LG 선발 엔스를 괴롭혔다. 선두타자 이창진이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나갔으나, 김도영의 2루 땅볼 때 포스 아웃됐다. 1루 주자의 이름만 바뀐 가운데, 김도영이 곧장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최형우의 2루 땅볼 때 3루에 안착한 김도영은 이우성이 7구째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KIA 선발 황동하는 3회말에도 LG 타순을 삼자 범퇴 처리했다. 

◆ KIA에 '천재 타자' 김도영이 있다면, LG에는 이대호의 경남고 후배 무서운 '천재 거포' 김범석이 있었다... '역전 투런포' 작렬

두 팀은 4회 점수를 주고받았는데,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먼저 4회초 KIA는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소크라테스의 시즌 4호 홈런. 볼카운트 1-1에서 엔스의 3구째 높은 커터(138.4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겨 버렸다. 타구 속도는 175.8km. 발사각은 29.8도. 비거리는 127m였다. 2-2 원점. 이어 1사 후 한준수와 최원준, 박찬호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KIA. 여기서 이창진이 우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리며 승부를 뒤집었다.(2-3) 하지만 다음 타자 김도영이 9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리고 4회말. 이번엔 LG의 방망이가 빛났다. 선두타자 오스틴이 좌중간 안타를 친 뒤 문보경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다음 타자는 LG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인 김범석. 초구와 2구째 볼을 잘 골라낸 김범석은 2-0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144km 속구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LG가 승부를 4-3으로 뒤집은 순간이었다. 타구 속도는 170km, 발사각은 26도, 비거리는 119.7m였다.

LG 김범석의 27일 잠실 KIA전 4회 투런포 장면. /영상=티빙(TVING) 제공LG 김범석. /사진=김진경 기자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LG는 오지환이 2루타로 출루한 뒤 박동원이 3루 땅볼로 아웃됐다. 이때 KIA는 투수를 황동하에서 김사윤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마운드에 올라오자마자 신민재와 박해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문성주가 6구째 밀어내기 볼넷 타점을 올렸다.(5-3)

LG도 2점 차 리드를 잡자 5회초 한계 투구수에 달한 엔스를 내리는 대신 곧장 이우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우찬은 1사 후 이우성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준 뒤 LG 우익수 문성주의 포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갔다. 이어 소크라테스가 우중간 안타를 쳐냈으나 김선빈이 삼진, 한준수가 유격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됐다. LG는 5회말 선두타자 오스틴이 2루타를 때려냈으나, 후속 세 타자가 모두 침묵했다.

6회 LG는 이우찬을 내리고 김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2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한 필승조였다. 김대현은 최원준을 삼진, 박찬호를 유격수 뜬공, 이창진을 3루 땅볼로 각각 아웃시켰다. 6회말 LG는 2사 후 박해민이 우중간 안타를 쳐낸 뒤 도루를 기록했다. 문성주는 몸에 맞는 볼 출루 성공. 하지만 김현수가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 후반부 : LG에 나타난 새로운 필승조 : 이우찬-김대현-김유영

7회초. 이제 경기는 후반부로 향하고 있었다. LG는 세 번째 투수 김유영을 투입했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3루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잠실구장 3루 뒤쪽으로 공이 높게 떴는데, 이를 잡으려던 오지환과 문보경이 서로 충돌하고 만 것이다. 이 사이 김도영은 2루까지 갔다. 후속 최형우는 삼진 아웃. 이어진 1사 2루에서 김도영이 투수 김유영의 템포가 긴 틈을 타 3루 도루를 감행했다. 순간 LG 더그아웃이 시끄러워졌고, 투수 김유영의 정확한 3루 송구에 걸리며 아웃됐다. 계속해서 이우성은 삼진 아웃. 이닝 종료.

KIA의 세 번째 투수는 유승철이었다.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김범석. 이어 폭투 때 2루까지 갔으나, 오지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8회초 LG는 김유영이 소크라테스, 김선빈, 한준수로 이어지는 6, 7, 8번 타순을 삼자 범퇴 처리했다. 그리고 8회말 사실상 LG가 쐐기점을 뽑았다. 2사 1, 2루 기회에서 김현수가 우전 적시타를 터트린 것. 점수는 6-3, 3점 차가 됐다. 9회초 LG는 전날 4OUT 세이브를 해냈던 유영찬이 등판했다. 유영찬은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7구째 좌중간 안타, 후속 대타 서건창에게 우전 안타를 각각 얻어맞으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고종욱. 만약 2점 차였다면 번트 작전이 가능했지만, 3점 차였다. 결국 고종욱은 3루수 인필드 아웃으로 물러났다. 이어 김도영이 4구째 삼진을 당한 뒤 최형우마저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경기는 LG의 승리로 끝났다.
LG 이우찬.

LG 외국인 선발 엔스는 4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흔들리며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엔스는 속구 38개, 커브 30개, 체인지업 17개, 커터 12개, 슬라이더 8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속구 최고 구속은 152km, 최저 구속은 147km가 각각 나왔다. 이어 이우찬(1이닝), 김대현, 김유영(2이닝), 유영찬이 차례로 나와 승리를 지켜냈다. 10안타의 LG 타선에서는 오스틴이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4출루 경기에 성공했다. 또 박해민과 김현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KIA의 대체 선발로 나선 황동하는 3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황동하는 속구 21개, 슬라이더 15개, 포크볼과 커브를 각각 11개씩 구사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이어 김사윤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⅓이닝 3피안타 3볼넷 무실점, 유승철이 2이닝 1피안타 4볼넷 1실점(1자책) 투구를 각각 펼쳤다. 12안타를 친 KIA 타선에서는 최원준이 3안타, 이우성과 소크라테스(1홈런), 한준수가 각각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김도영의 이날 성적은 4타수 1안타 1삼진이었다. 승리 투수는 이우찬(2승 1패). 패전 투수는 황동하(1패). 세이브는 유영찬(3승 1패 6세이브). 최원준은 4시즌 연속 10도루(KBO 역대 89번째)에 성공했다.


LG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필승조가 초토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우석은 미국 메이저리그(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진출했으며, 이정용은 상무에 입대했다. 함덕주는 지난 1월 좌측 팔꿈치 주두골 미세골절로 인해 좌측 주관절 핀 고정 수술을 받았다. 오는 6~7월경 복귀가 예상되는 상황. 여기에 김진성과 정우영, 백승현은 아직 지난해와 같은 좋은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우찬과 김대현, 그리고 김유영이 필승조 역할을 해낸 것이다.

경기 후 승장 염경엽 감독은 "오스틴과 김범석의 홈런 2개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가져왔다. 그렇지만 추가 득점이 안 나오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러다 중요한 상황에서 김현수가 추가 점수를 만들어주며 경기의 마무리 부분을 다소 편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 쪽에서는 새로운 승리조인 이우찬-김대현-김유영이 좋은 피칭으로 자기 이닝을 책임져 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 또 유영찬이 마무리로서 자기 역할을 잘해준 점 등 전체적으로 오늘은 투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오늘도 주말을 맞아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들의 응원 덕분에 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김범석은 홈런 당시 상황에 대해 "첫 타석에서 제가 안 좋은 공에 계속 손이 나가다 보니까, 변화구가 계속 올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 공을 참으면 이제 제가 잘 칠 수 있는 공이 온다고 생각했고, 그걸 잘 참았던 게 홈런 치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범석은 "볼카운트 2-0에서 이제 속구가 올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스윙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모창민 코치님께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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