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대표는 이를 지켜보던 대중의 ‘ 약한 고리 ’를 건드렸다. 그는 “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고 외쳤다. 너희들이 골프 치고 술 마실 시간에도 나는 일했다는 식이다. 이런 외침은 공감을 얻었다. 적잖은 샐러리맨들이 박봉에 시달리고, 죽도록 일하는데 정작 성과는 회사가 다 가져간다고 토로한다. 내가 만든 기획안도 선배, 상사라는 이름 붙은 이들의 공로가 되는 것이 밉고 싫을 수밖에 없다. 민 대표는 바로 이 지점을 내세웠고, 대중은 호응했다. 적잖은 이들이 ‘ 민희진 = 나 ’라고 동일시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이다 .
민 대표는 박봉에 시달리는 ‘샐러리맨’이 아니라 2021년 기준 연봉이 5억 원이 넘는 ‘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는 2021년 기준, 5억 2600만 원을 수령했다. 이는 그가 ‘X저씨’라 지목한 박지원 하이브 대표의 같은 해 연봉(5억 900만 원)보다 많다. 시기적으로 볼 때 뉴진스가 나오기 전이다. 하이브는 어떤 성과를 내기 전 이미 민 대표에게 ‘업계 최고 대우’를 안겼다.
이게 끝이 아니다. 민 대표는 2023년, 연봉을 제외하고 챙긴 인센티브만 20억 원이 넘는다. 게다가 하이브는 그에게 어도어 지분 18%를 줬다. 이는 현재 가치 1000억 원이 넘는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가만히 있어도 1000억 원을 번다”는 주장의 근거다. 게다가 하나증권은 2025∼2026년 어도어의 가치를 약 2조 원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그의 지분 가치는 약 3600억 원에 이른다.
결국 민 대표는 이 기자회견을 지켜본 대중과 결코 동일선상에 놓인 인물이 아니다. 비유하자면 대기업 그룹 회장과 계열사 CEO 간 다툼 이다.
‘ 갑을 대결’이 아니라 ‘권력자 vs 권력자’ 구도다 .
그런데 민 대표는 현란한 언변으로 대중을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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