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전주] 이현호 기자=수원 수비진에서 센터백 헨리(27, 캐나다)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수원삼성은 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전북현대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비록 승점은 얻지 못했으나 견고한 수비력을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수원은 3-5-2 포메이션을 꺼냈다. 공격에 염기훈, 타가트, 2선에 홍철, 고승범, 김민우, 안토니스, 명준재를 세웠다. 수비는 박대원, 헨리, 이종성이 섰고 골문은 노동건이 지켰다.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쓰리백 라인이 눈길을 끌었다.
수원은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했다. 특히 쓰리백 중앙에 포진한 헨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원이 영입한 헨리는 캐나다 대표팀 주전 수비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미국 메이저리그싸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던 헨리는 새 시즌을 수원에서 시작했다.
188cm에 88kg의 피지컬을 무기로 삼은 헨리는 제공권에서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전북은 측면 공격수 무릴로, 한교원, 풀백 김진수, 이용이 수차례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크로스는 번번이 헨리의 헤더에 막혔다. 원톱 조규성이 고립된 이유다. 때때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수비하는 모습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헨리는 빌드업 과정에서도 예리한 중장거리 패스를 이용해 수원의 공격 시발점을 자처했다. 특히 측면 자원에게 연결하는 대각선 롱패스가 일품이었다. 헨리가 낮고 빠르게 연결한 패스는 염기훈, 홍철 등에게 정확하게 전달됐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들어선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보완해야할 점이 더 남아있지만 수비수들의 활약 덕분에 80%까지는 만족한다"면서 "헨리는 쓰리백의 중앙이든 측면이든 장점이 드러나는 선수다. 보기와 다르게 외국인 선수 헨리가 국내 선수들을 잘 리드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수원은 득점(46골)보다 실점(49골)이 많은 팀이었다. 득점왕 타가트(20골)를 보유하고도 리그 8위에 머무른 데에는 수비 불안감이 컸다. 허나 올 시즌에는 새롭게 합류한 헨리의 활약에 힘입어 수원 수비진이 견고한 짠물수비를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