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생의 목표였던 메이저리그(ML) 무대를 밟는 순간과 가까워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것을 망쳤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불투명한 개막일을 기약하며 철저히 몸을 만들었다. 최근 팀 훈련에 합류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구를 지켜본 동료들은 엄지를 세웠다.
ML은 코로나19로 스프링캠프를 중단했지만 최근 서서히 경기장 및 훈련시설을 개방 중이다. 세인트루이스는 5월 마지막 주부터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을 개방했다. 팀 동료 애덤 웨인라이트와 캐치볼을 하는 게 전부였던 김광현은 홈구장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4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의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부터 타자 콜튼 웡과 폴 데용이 홈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김광현은 그 첫날부터 타자를 세워두고 던지는 라이브피칭을 진행했다. 김광현을 상대한 웡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양쪽 코너를 활용하는 공격적 투구를 했다. 좋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웡을 사로잡은 김광현의 무기는 역시 슬라이더였다. “타석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이라며 감탄했다.
올 시즌에 앞서 세인트루이스와 2년 총액 800만 달러(약 93억 원)에 계약한 김광현은 4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해 8이닝 5안타 1볼넷 11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당시만 해도 선발진 진입이 유력했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백지화됐다. 그러나 베테랑 타자 웡의 증언을 살펴봐도 김광현은 의지를 잃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ML의 개막시점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사무국은 7월 4일 개막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연봉을 둘러싼 선수노조와 줄다리기가 거듭 이어지고 있다. 선수노조가 제안한 팀당 114경기를 4일 사무국이 거부하면서 개막시점은 또 한 번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김광현의 기다림은 여전히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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