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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롯데의 하락세는 타선과 맞물렸다.
개막 5연승으로 출발한 롯데의 승패마진은 한 달 만에 -3까지 떨어졌다. 3일 현재 시즌 성적표 11승14패로 리그 공동 7위까지 내려앉았다. 비시즌에 비해 페이스가 떨어진 선발진, 부하가 가중되며 흔들리기 시작한 필승조 등 위기 조짐은 여럿이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방망이다. 돌아가면서 터졌던 타자들이 한꺼번에 슬럼프에 빠지면서 득점이 나오질 않고 있다. 연승이 끊긴 후 치른 20경기 중 11경기에서 2득점 이하를 기록했다.
◇수비 좋아졌지만…약점 보완하려다 강점 잃었다
올 시즌 롯데 야수 기용 1원칙은 ‘수비’였다. 외국인 타자로 딕슨 마차도를 선택한 것도 중심타자보다는 주전 유격수가 필요해서였고, 교류전 팀 내 최고 타율(0.571)을 기록한 지성준 대신 정보근에게 주전 포수 마스크를 씌운 것도 안방 안정을 위해서였다. 1루수로 새 도전을 예고했던 전준우도 그대로 익숙한 외야 자리에 남았다. 효과는 분명했다. 롯데의 팀 실책은 11개로 전 구단을 통틀어 가장 적다. 개막 4주 차까지 수비효율(DER)은 0.694로 전체 2위였다.
그 결과 강점이었던 화력을 잃었다. 5연승 기간 0.389까지 올랐던 마차도의 타율은 6월 들어 1할대로 떨어졌다. 정보근의 타격 성적표는 23경기 타율 0.109(46타수 5안타) 3볼넷 10삼진 2타점 2득점에 그친다. 이들이 구성하는 하위타선까지 초구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상대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있다. 여기서 비축한 힘은 롯데의 1~5번 타자들을 공략하는 데 집중된다. 이 과정에서 타격 부진이 상위 타선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통산 타율 3할인 민병헌은 올 시즌 톱타자 자리에서 고전 중이다.
◇“벤치 개입도 높인다” 허문회호, 6월은 돌파구 찾을까
롯데 허문회 감독은 시즌 출발선에서 “초반 30경기는 벤치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마지노선을 넘어가지 않은 시점에서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이미 시작됐다. 이달 첫 시리즈였던 KIA 3연전이 대표적이다. 2일 1차전을 앞두고는 “그동안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지만 이젠 승부처에서 작전도 내려 한다”며 적극적인 개입을 시사했고, 3일에는 시즌 처음으로 엔트리에서 2명을 동시에 교체했다. 4일 스윕패의 위기 속 선발 라인업을 대폭 조정하기도 했다.
뾰족한 해법은 없다. 광주에서 만난 허 감독은 “어떤 팀이든 주춤한 때가 온다. 우리는 전체적인 슬럼프가 남들보다 빨리 왔을 뿐”이라며 “아직 시즌은 초반일 뿐이다.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면 빨리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간 열심히 준비해온 선수들을 믿고 갈 수밖에 없다”고 다시금 ‘신뢰’를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윳시간이 많진 않다. 휴식일이 없는 상황에서 여름철 장마로 더 빡빡해질 일정을 고려하면 초반 레이스에서 너무 처졌다가는 만회할 길이 없다. 6월 안에는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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