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지형준 기자] 에디슨 러셀. /jpnews@osen.co.kr
[OSEN=고척돔, 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에디슨 러셀(26)을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
키움은 지난 20일 “테일러 모터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러셀을 53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전했다. 러셀이 지난 시즌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뛴 사실상 현역 메이저리거였기 때문에 많은 야구팬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러셀은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활약한 유격수다. 2016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됐고 컵스의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21세 어린 나이로 빅리그에 데뷔해 아직 26살 밖에 되지 않은 나이도 강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활약한 러셀은 통산 615경기 타율 2할4푼2리(1987타수 480안타) 60홈런 253타점 OPS 0.704를 기록했다. 2018년 가정폭력으로 4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시즌 종료 후 방출됐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레벨 선수라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키움이 러셀을 영입하는데는 다소 행운이 따랐다. 러셀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최대한 늦게까지 계약을 미루면서 선수의 몸값을 최대치까지 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보라스는 러셀의 계약을 미루면서 몸값을 올리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메이저리그가 개막하지 않으면서 구단들이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신규 영입을 할 가능성도 급락했다. 결국 러셀은 키움과 계약하며 KBO리그에서 뛰기로 결정했다.
러셀은 올 시즌 53만 달러가 조금 넘는 연봉을 받는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53만 달러로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53만 8000달러 정도 된다. KBO 규정상 신규 외국인선수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있다. 한 달에 10만 달러를 지급할 수 있는데 우리는 일수까지 계산해 러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연봉을 채워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여러가지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러셀이 실제로 뛸 수 있는 기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김치현 단장은 “비자발급 기간도 늘었고 자가격리도 해야한다. 또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2군 경기까지 소화하면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7월말은 되어야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러셀이 오는 7월 28일부터 경기에 나선다면 이날까지 취소되는 경기가 없다는 가정하에 시즌의 정확히 절반인 72경기를 뛸 수 있다. 72경기에 53만 달러라면 키움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투자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도 러셀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KBO리그 최고 외국인선수의 연봉 수준은 200만 달러 수준이다. 2017년 니퍼트가 기록한 210만 달러가 역대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러셀은 당장 지난 시즌 연봉 340만 달러를 받았다. 연봉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방출되긴 했지만 러셀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이 있다면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김치현 단장은 “러셀의 의지가 중요하다”라면서도 “러셀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노린다면 현실적으로 연봉을 맞춰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타자는 성공하는데 변수가 많고, 러셀이 오랫동안 실전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KBO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주에서 워낙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어쩌면 한국야구팬들이 메이저리그 선수가 KBO리그에서 뛰는 것을 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