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게성고 김종완 코치 |
“대구가 될 거처럼 보였는데 (선수들이) 인천에서 훈련을 시작하니까 답답하다. 빨리 대구로 왔으면 좋겠다.”
지난달 9일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한 한국가스공사는 연고지로 삼으려는 대구시와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연고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용 구장 신축이 걸림돌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연고지 협약을 맺은 뒤 대구실내체육관에서 2021~2022시즌부터 치르면서 전용 구장 신축을 차후 논의하자는 입장이고, 대구시는 전용 구장 신축을 약속해야 연고지 협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대구시 관계자는 “(2021~2022시즌이) 10월 둘째 주 개막하는 걸로 안다. 경기에 꼭 필요한 시설과 공간을 보완해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물리적으로 10월까지 안 되는 건,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4월 말이나 5월 초라고 들었는데, 내년에 시즌이 끝나자마자 바로 공사를 할 예정이다”고 대구실내체육관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연고지 확정이 늦어지자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인천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대구실내체육관 보수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빠른 시기에 연고지를 확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가스공사는 대구가 아닌 다른 곳을 연고지로 삼거나 대구가 아닌 지역에서 2021~2022시즌을 치를 수 있다.
농구 팬 못지 않게 한국가스공사의 연고지 소식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구지역 농구부 코치들이다.
계성고 김종완 코치는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오면 유소년부터 농구 활성화가 될 수 있다. 예전에 오리온이 있을 때 대구 지역 농구 붐이 너무 좋았는데 그 열기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며 “특히, 시민들에게 여가적으로 엄청 좋은 거다. 농구가 좋아지는 건 극히 일부다. 시민들이 겨울에 즐길 거리가 생기는 게 굉장히 큰 혜택이다. 일반 학생들도 농구에 대한 갈망이 크다. 그것까지 채워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구시에서 도와줘야 한다. 대구실내체육관을 보수 공사를 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농구 전용 체육관을 짓는 게 맞다. 현재 대구실내체육관이 노후 되었다. 전용 체육관이 있는 게 시민들에게나 농구인들에게 많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 대구 침산중 구병두 코치 |
침산중 구병두 코치는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오면 대구 시민들이 농구를 알고 접하니까 초등학생들이나 중학생들이 농구를 많이 할 거다. 그렇게 되면 엘리트 농구는 선수 수급 등이 수월해지고, 대구 농구가 좀 더 살아날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대구실내체육관을 리모델링해서 한다고 하는데, 라이온스 파크 인근 부지에 체육관을 짓는다고 한다. 대구에는 제대로 된 체육관이 없다. 새로 하나 지어야 한다. 소도시에도 체육관이 정말 잘 되어 있는데 대구시에 그런 체육관이 없는 게 안타깝다. 시민운동장 부근에 핸드볼부가 쓰는 체육관이 있지만, 아마추어 농구를 할 수 있을 정도일뿐 프로가 쓸 수 있는 관중석이 확보된 체육관이 없다”고 했다.
계성중 김진호 코치는 “예전 오리온이 대구에 있었다. 오리온이 떠난 뒤 농구 클럽이나 농구 열기가 죽었다. 한국가스공사가 들어와서 농구 열기가 살아나고, 볼거리가 늘어나기 바랐다. 그런데 연고지 확정을 미적거려서 안타깝다. 시에서 좀 더 도움을 줘야 한다”며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여건을 갖췄다. 농구 관련 여건이 부족해서 유소년 농구가 약하다. 농구 붐이 죽었다. 선수 수급은 3개 초등학교에서 가능하지만, 유소년 농구가 없으니까 어려운 점도 있고, 혜택을 못 본다”고 했다.
이어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농구라는 게 사람들이 흥미를 가져야 직접 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선수 수급도 좋아지고, 엘리트 농구도 발전할 수 있다. 지금 대구 농구하면 타 지역에서 ‘그런가 보다’라고 한다. 축구나 야구는 인기가 많은데 농구는 인기가 아예 없다”며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민들도 농구팀이 다시 생기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게 안 이뤄져서 아쉽다. (농구를 할 수 있는) 체육관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솔직하게 답답하다. 결론을 빨리 내서 진행해도 이번 시즌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대구시에서 결론을 내려줘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 대구 해서초 주영화 코치 |
해서초 주영화 코치는 “한국가스공사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너무 반갑고, 예전 생각이 났다. 오리온이 너무 갑자기 떠나서 놀랐다. 다시 농구 팀이 생기면 선수들도,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환영을 할 거다. 무조건 농구 발전에 너무 좋다”며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너무 도움이 된다. 지금 선수들은 훈련이 끝나면 농구를 보지 못한다. 선수들도 농구를 학교에서 하는 운동 정로로만 생각한다. 프로 구단이 있다가 없으니까 답답하고, 선수들에게 프로농구를 견학시키기 힘들다. 농구도 잘 모른다. 프로농구 팀이 있으면 더 좋아하고, 빠져들 수 있다. 대구에서 창단한다면 엘리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잘 될 거다.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다시 안 되면, 아쉬움이 더 클 거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밋밋하니까 불안하다.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칠곡초 윤희재 코치는 “대구에 프로 팀이 생기면 지도자, 선수, 부모님들 모두 좋아할 거다. 지방에 있는 학교니까 농구를 접할 기회가 적다. 프로 팀이 있다면 농구 교실이 생기고, 학생들도 농구를 보며 선수를 해보고 싶어해서 선수 수급도 좋아질 거다”며 “초중고 선수들이 프로 경기를 보려면 멀리 가야 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부산 창원, 울산이었다. 대구에 프로 팀이 있으면 경기도 보면서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 배울 점도 많다. 그래서 남자나 여자 프로 팀이 하나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대구에 팀이 하나 생길 거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한국가스공사가 온다고 해서 반가웠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미정이고, 분위기가 잡혔다가 다시 인천으로 갈 수 있어서 걱정이다. 인천은 (연고지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대구는 이유는 있겠지만, 소극적이다. 체육관이 걱정스러웠다. 대구실내체육관 밖에 답이 없는데 너무 노후 되었다. 빨리 해결해서 선수들이 대구에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며 “시즌이나 비시즌 중에 체육관이 없어 연습을 못할 때 초중고 체육관에서 프로 선수들이 연습하면 그걸 보고 어린 선수들이 좀 더 꿈도 키울 수 있을 거고, 시너지 효과가 날 거다. 우리는 개인 훈련할 때 체육관이 필요하다면 빌려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한다. 대구가 될 거처럼 보였는데 (선수들이) 인천에서 훈련을 시작하니까 답답하다. 빨리 대구로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도림초 김기환 코치는 “우리 선수들이 농구라는 걸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가장 좋다. 우리 대구에 프로 팀이 있으면 자부심이 생긴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도움도 받을 수 있다.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으니까 견문이 넓어질 거다. 가장 큰 건 농구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니까 농구 선수 꿈을 꿀 수 있다”며 한국가스공사가 대구를 연고지로 삼았을 때 효과를 설명한 뒤 “농구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농구에 대한 관심이 커질 거다. 지금 대구에서는 농구를 공놀이로 안다. 그래서 선수를 시작할 때 가르치는데도 어려운 점이 많았다. 대구가 안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쉽다. 지금은 소문만 무성한데 대구가 한국가스공사의 연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경기장에도 자주 가고, 꿈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대구에서 프로농구를 치를 수 있는 곳은 대구실내체육관 밖에 없다. 여러 코치들이 지적했듯이 대구실내체육관도 오래되어 한국가스공사가 오랜 기간 홈 코트로 사용하기 힘들다. 신축 구장이 필요한 건 맞다.
하지만, 이를 놓고 한국가스공사와 대구시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며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연고지가 다른 곳으로 바뀔 수 있다. 대구 지역 농구부 코치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연고지 협상 결과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