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박석민은 '코로나 술판' 논란이 벌어진 뒤 이런 말을 했다.
“지난 며칠간 많은 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를 포함해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징계가 내려진다면 겸허히 받겠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5일 밤 10시 넘어서 원정 숙소에서 동료들과 야식을 시켜먹었고, 친분이 있는 지인이 잠깐 들렀다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학조사에서는 사실대로 답했다.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석민은 "선수 생명을 걸고"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의 상식으로는 이미 들어난 사건들만으로도 충분히 부도덕한 행위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그러나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난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술자리는 다음날 오전 4시 21분까지 이어졌다”고 말해 박석민이 거짓진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박석민이 말한 "부도덕한 상황"이란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것이었을까.
선수 생명까지 걸겠다고 할 만큼 중요하게 여겼던 그 부도덕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부도덕한 행동이란 일반 사람들의 기준에서 어긋나는 행위를 뜻한다. 우리가 도덕책에서 배웠던 행동과 해선 안된다고 배웠던 행동들을 떠올리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결혼을 한 유부남이 동료들과 함께 여성들과 어울려 밤샘 술판을 벌였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분명 부도덕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박석민이 '상황'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어떤 구체적인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도덕적 기준에는 어떤 행위가 없었더라도 새벽까지 함께 모여 술을 마시는 자체가 부도덕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박석민은 대다수 야구 팬들과 약속을 어겼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분명 팬들에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한 준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한 보상이 바로 연봉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특히나 더 이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그러나 박석민은 이 약속을 어겼다. 대단히 부도덕한 행동이었다.
경기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었던 팬들에게 배신감을 안겼다. 경기 전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행위는 분명 팬들과 약속을 어기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팬들은 그 시간에 스윙 한 번이라도 더 하며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애쓰는 선수들의 모습을 그린다. 당시 NC는 5위를 달리고 있었다. 아주 못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디팬딩 챔피언으로서 모자란 성적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박석민과 그의 동료들은 야구 준비를 하기에 앞서 술판을 벌여 스트레스만 풀려 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대단히 부도덕한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박석민이 생각하는 '부도덕한 상황'은 일반인의 기준과는 다른 듯 보인다.
그러나 말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박석민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반인의 기준으로는 이미 충분히 부도덕한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젠 다시 박석민이 대답을 내 놓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