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이종현. KBL 제공"경기력이 조금씩 좋아진다면 플레잉 타임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지난해 11월 오리온과 현대모비스, KCC는 3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8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는 대형 트레이드 속 최대 관심사는 이종현이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한국 농구 최고 유망주였던 이종현은 부상으로 현대모비스에서 날개를 펴지 못한 채 오리온으로 둥지를 옮겼다.
무엇보다 고려대 선배 이승현과 재회로 더 주목을 받았다. 오리온도 이승현, 이종현 조합과 함께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종현은 '아직'이었다. 41경기 평균 11분44초를 뛰며 3.2점 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이승현의 백업으로 이종현을 선택하고 2021-2022시즌 준비를 했다. 다만 외국인 선수가 뛰지 못한 컵대회에서는 이승현과 함께 코트에 서고 있다.
나쁘지 않았다. 부상 트라우마 탓에 조금은 몸을 사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슈팅 감각도 괜찮았다. 역시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은 KGC를 상대로 13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외국인 선수가 뛴 KT전에서도 13점을 올렸다. KT전의 경우 출전 시간도 25분이 훌쩍 넘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아직 투맨 게임을 위한 스피드가 나오기는 힘들다. 투맨 게임에서 로우(골밑)로 빠지는 부분에서 순간적인 스피드가 부족하다"면서 "잘하는 것부터 하나씩 가져가려 한다. 이승현이 패스를 잘 주니까 로우에서 움직이면서 받아야 한다. 투맨 게임에서 그냥 스크린을 걸고 빠지는 게 아니라 한 박자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그 타이밍에 스피드가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졌다는 평가다. 이종현은 체중을 7kg 정도 줄이면서 몸을 만들었다. 이종현의 부활은 오리온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강을준 감독은 "일단 체중을 7kg 빼서 몸이 가벼워졌다고 한다. 자신감도 붙었다고 하더라"면서 "포스트에서 완벽하지 않지만, 몸 싸움을 해주고 득점을 해주는 부분이 지난 시즌보다 나아졌다. 뛰어다니는 게임 체력도 좋아졌다. 지난 시즌보다 좋아진 것이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희망"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승현의 백업으로 시즌을 치를지, 아니면 다른 역할을 얻을지는 이종현에게 달렸다.
강을준 감독은 "한 달 전부터 이승현의 백업으로 연습 경기를 했다"면서 "계속 경기력이 조금씩 좋아진다면 플레잉 타임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