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14일 LG 트윈스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FA 자격을 얻은 중견수 박해민(32)을 4년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총 24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타 구단 감독 코치들, 구단 관계자, 야구팬들까지 전혀 예상을 못한 돌발 사건’이었다.
박해민은 LG가 2017년 시즌 후 볼티모어-필라델피아를 거치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돌아온 외야수 김현수를 4년 총액 115억원에 영입한 이후 무려 4년 만의 첫 LG의 외부 FA 계약이었다. 그 후 LG가 올 시즌 어떤 전략으로 ‘윈 나우’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지 여전히 화제이자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LG는 골든글러브 중견수 홍창기 자리에 비슷한 스타일의 30대 선수를 데려왔다. LG는 분명히 새로운 구상을 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LG 구단 경영진, 차명석 단장, 류지현 감독과 선수단 모두에게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고비에서 3위로 밀린 것, 그리고 포스트시즌 들어 준플레이오프에서 결국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 ‘한(恨)’으로 생생하게 남아 있다. 3위 LG는 와일드카드를 거쳐 올라온 4위 두산에 1승2패를 당했다.
지난해 12월14일 LG와의 입단 계약을 발표하며 ‘유광 점퍼’를 입고 차명석 단장과 악수를 한 박해민은 지난 24일 예능 프로그램 ‘노는 브로(bro) 2’에서 팬들에게 먼저 인사했다. KT 강백호, KIA 박찬호도 나왔다. 박해민은 2월3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드러낸다.
박해민이 TV에 출연한 전 날인 23일 LG의 새 외국인 용병 타자 리오 루이즈(28)가 투수 아담 플럿코와 함께 입국했다.
박해민 덕분에 우투좌타인 내야수 리오 루이즈는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하게 됐다. 통상적으로 거포들이 포진하게 되는 LG 외야가 김현수(좌), 박해민(중), 홍창기(우)로 짜졌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LG 용병 타자는 라모스와 보어로 모두 훈련 부족이 의심될 정도의 체구를 지닌 거포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큰 변화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게 됐다.
외국인 용병을 수비형 내야수로 썼다가 실패한 구단이 롯데이다. 롯데는 마차도를 2년간 유격수로 활용했으나 결국 장거리포 부재를 절감하고 올해는 거포형 용병 DJ 피터스로 교체했다.
이번에는 박해민의 영입으로 선택지를 잃어버린 LG가 용병 내야수 리오 루이즈를 신인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주고 데려왔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고 젊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팀에 넘치는 좌타자이다.
LG 류지현감독에게는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부터 큰 숙제가 주어졌다. 리오 루이즈가 중장거리포라고 하기 어려워 한 방에 뒤집는 경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리오 루이즈 역시 좌타자여서 우타 라인이 더 취약해졌다. 우익수 채은성(우타), 기존 3루수 김민성(우타)의 수비 활용 등도 고민이다.
아울러 LG가 자랑하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1군 진입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박해민 영입이 몰고 온 ‘나비 효과’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휘몰아 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