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크라이나에게 축구란 곧 국가 그 자체다.
우크라이나의 월드컵 진출이 좌절됐다. 우크라이나는 6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 위치한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웨일스에 0-1로 패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사상 첫 진출에 성공한 뒤 22년 만에 진출을 꿈꿨지만,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양 팀 모두 모든 것을 걸었다. 웨일스는 가레스 베일, 다니엘 제임스, 아론 램지를 필두로 공격을 전개했고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도 최전방에 로만 야렘추크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전형을 보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34분 가레스 베일의 왼발 프리킥이 안드리 야르몰렌코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자책골로 기록됐다. 우크라이나의 주장인 야르몰렌코였기에 더 뼈아픈 자책골이었다.
자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우크라이나가 반격했다. 하지만 끝내 웨일스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고 결국 우크라이나는 0-1로 패하며 월드컵 본선의 꿈을 다음 월드컵으로 미뤄야만 했다.
축구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희망이었다.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우크라이나의 시가지는 황폐화됐고, 국민들도 고통을 받고 있다. 이에 전세계 정계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도 우크라이나에 지원에 나섰고, 러시아를 일제히 비판했다. 힘겨운 시기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축구와 월드컵은 희망 그 자체였다.
우크라이나 팬들의 분노는 반역자에게로 향했다. 화살은 아나톨리 티모슈크에게 돌아갔다. 티모슈크는 과거 우크라이나 국가대표로 활약한 미드필더로 러시아 클럽 제니트의 수석고치를 역임하고 있다. 하지만 티모슈크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침묵을 일관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반역자로 몰리게 됐다.
월드컵 탈락 이후 분노한 우크라이나 팬들은 티모슈크의 유니폼을 짓밟으며 분노를 표했다. 일부 우크라이나 팬들은 유니폼에 침을 뱉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축구 그리고 국가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