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인가. 대첩인가. 상상 그 이상의 경기였다. 삼성이 충격의 역전패를 당할 뻔했다가 기사회생했다. 그 배경에는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한화 선수단에 충격파를 날린 송구가 결정적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27일 포항야구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서 11-10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삼성은 전날(26일) 패배를 설욕,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삼성은 37승 53패, 한화는 27승1무62패를 각각 마크했다.
1회 2점을 선취한 삼성은 2회 3실점 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4회 오재일의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티를 포함, 4득점에 성공하며 6-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6회에는 피렐라와 오재일의 연속 적시타, 김태군의 좌익수 희생타를 묶어 9-3까지 달아났다. 6회말에는 오승환이 약 12년 만에 7회 이전인 6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깔끔하게 삭제했다. 사실상 삼성의 승리로 경기가 기우는 듯했다.
한화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반대로 삼성의 불펜은 끔찍한 악몽을 꿨다. 7회에는 우완 이승현이 2사 후 정은원에게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이어 노시환과 김인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3루 위기에 몰렸고 하주석이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점수는 6-9, 3점 차까지 좁혀졌다.
그리고 8회. 한화에게는 약속의 8회, 삼성에게는 악몽의 8회였다. 2아웃까지는 잘 잡았다. 하지만 장필준이 터크먼에게 볼넷, 김태연에게 3루수 맞고 굴절되는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여기서 투수는 좌완 이승현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몸에 맞는 볼과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김인환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 하주석에게 좌중간 역전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만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곧바로 이어진 8회말. 선두타자 구자욱이 혼신의 전력 질주를 펼친 끝에 김범수를 상대로 1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뽑아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펼친 구자욱의 투혼이 빛났다.
이어 1사 후 오재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이원석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냈다. 2루 주자 구자욱은 홈인. 이때 중계 플레이 도중 참사가 벌어졌다. 커트맨 하주석이 3루로 뛰는 오재일을 잡기 위해 던진 송구가 한화 쪽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만 것. 순간적으로 공이 손에서 빠진 것으로 보였다. 하주석의 실책. 오재일은 안전 진루권이 주어지면서 역전 득점을 올렸다. 상상 그 이상의 경기. 결국 삼성은 9회 우규민을 마운드에 올리며 한 점 차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삼성이나 한화 모두 뒤끝이 개운치 않았지만, 어쨌든 최후에 웃은 팀은 삼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