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사태 스스로 키우는 발렌시아 "모두를 인종차별자로 호도하지마!"

146 0 0 2023-05-24 10:0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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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발렌시아는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다.

발렌시아는 23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는 경찰 당국과 협조를 통해 지난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인종차별을 저지른 3명의 팬을 확인했다. 우리는 인종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구단의 약속에 따라 해당 팬은 평생 경기장 출입이 금지된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문구가 문제였다. 발렌시아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인종차별을 규탄한다. 인종차별은 우리 구단에서 존재할 자리가 없다. 우리는 수년동안 인종차별에 대한 투쟁을 주도해왔다. 지난 2019년에도 한 팬에 영구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며 "하지만 경기장 전체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다. 대중에게 많은 혼란이 있었다. 잘못된 정보도 있었다. 우리는 발렌시아 전체를 인종차별주의자로 생각하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 우리 팬들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발렌시아의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발렌시아는 전날에도 강력한 조치를 약속하면서도 인종차별주의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하비에르 솔리스 대변인은 "관중 모두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매도한 카를로 안첼로티의 발언은 완전히 잘못됐다. 구단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주장을 모두 부인한다"며 "어쩌면 언어적 실수가 낳은 결과일 수 있다. 그가 다른 단어를 듣고 착각했음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후 라리가는 문제가 있다. 한 사람이 아니라 전체가 미쳤다. 나는 경기장 전체가 '원숭이'이라고 외치는 인종차별을 본 적이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솔리스 대변인은 "모든 발렌시아 팬을 인종차별주의자라 부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안첼로티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와 발언의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사과해야 할 것이다. 나도 인종차별적 모욕을 비난한다. 마찬가지로 안첼로티는 본인의 실수를 깨달았을 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인 바 있다.

스페인축구협회가 성명을 통해 "발렌시아 구단에 5경기 동안 관중석을 부분 폐쇄하고, 4만5천 유로(약 64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며, 해당 경기에 인종차별이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발렌시아는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며 비난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사건은 22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의 2022~20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에서 펼쳐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0-1로 끌려가던 후반 23분 비니시우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드는 순간 파울을 얻어냈다. 비니시우스가 돌파해 들어가던 중 발렌시아 페널티지역으로 다른 공 하나가 들어왔고, 수비수가 차 낸다는 게 공교롭게도 비니시우스가 드리블하던 공을 정확히 맞히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주심이 볼을 차낸 발렌시아 수비수에게 옐로카드를 주고 상황을 수습하는 사이 비니시우스가 골대 뒤편 관중과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비니시우스는 주심을 향해 특정 관중을 가르치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고 호소했고, 레알 마드리드 동료까지 가세하며 경기는 한동안 중단됐다. 10여분 가까이 멈췄던 경기는 재개됐지만 이번에는 후반 추가시간 막판 양 팀 선수들이 감정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비니시우스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게 비디오판독(VAR)으로 발견돼 레드카드를 받았다. 발렌시아 팬들의 야유 속에 그라운드를 벗어나던 비니시우스는 손가락 두 개로 '2'를 만든 뒤 땅으로 추락하는 시늉을 하며 '2부로 떨어져라'는 몸짓을 했고, 이에 격분한 발렌시아 선수들과 또다시 몸싸움을 벌였다.

추가시간이 17분이나 주어진 뒤 결국 발렌시아가 1대0으로 승리하며 치열했던 경기가 마무리됐다.

경기 후 이 사태는 더욱 불이 붙었다. 비니시우스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이번이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는 인종 차별이 일상화됐다'고 격분했다. 이어 '한때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가 뛰던 이 리그는 이제 인종차별자들의 것일 뿐'이라며 '라리가 사무국의 대처를 보면 인종차별을 장려하는 것 같다. 오늘날 브라질에서 스페인은 인종 차별국가로 인식된다"라며 "나를 지킬 방법이 없지만 나는 강하고 인종차별에 대항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비니시우스는 피해자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환경에서도 뛰려고 했는데 모욕이 계속됐고 정말 심했다. 매우 슬픈 일이다. 지금은 2023년"이라며 "이건 미친 일이다. 축구와 사회에서 인종차별 같은 어떤 형태의 차별도 나설 자리가 없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인종차별 피해자들과 함께 한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차별도 금지한다"며 분노했다.

하지만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의 입장문이 사태의 불을 더욱 지폈다. 테파스 회장은 사과는 커녕 오히려 비니시우스를 비판했다. 그는 비니시우스의 글을 공유하며 '우리는 당신에게 인종차별이 어떤 것이고 라리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당신은 스스로 요청한 두 번의 날짜에 참석하지 않았다. 라리가를 비판하고 모욕하기 전에 당신 스스로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신을 조종하지 말고 각자의 능력과 우리가 함께 해온 일들을 완전히 이해해라'고 항의했다.

사진캡처=비니시우스 SNS사진캡처=비니시우스 SNS사진캡처=비니시우스 SNS사진캡처=비니시우스 SNS그러자 비니시우스가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이 자신을 향해 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행동들이 기록된 영상들을 공개했다. 비니시우스는 '매 라운드 원정경기는 불쾌한 놀라움의 연속이다. 올 시즌 유독 많았다'며 '내가 죽기를 바라고, 교수형에 처해진 인형, 수많은 범죄자들의 외침.. 모두 기록돼 있다'는 캡션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끔찍한 수준이었다. 비니시우스를 향해 상대 팬들이 외치는 목소리는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9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은 '비니시우스는 원숭이'라고 소리쳤고, 3개월 뒤 바야돌리드 팬들은 '멍청한 깜둥이'라고 외쳤다. 올 2월 마요르카 팬들은 '바나나나 먹으러 가라'고 했고, 3월 바르셀로나 팬들은 '비니시우스 죽어'라고 했다. 상대 에이스인 비니시우스를 향한 상대 팬들의 안티 콜은 당연한 표현이지만, 이는 정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심각했다.

비니시우스는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 비인간적'이라며 '인종차별이라는 증거는 영상 속에 있다. 이들이 범죄자라고 설명하는데 무엇이 부족한가. 스폰서들은 왜 라리가에 비용을 청구하지 않나. 텔레비전은 주말마다 이 야만적인 모습이 방송되는 것이 방해되지 않나'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이 인종차별주의자들 중 이름과 사진이 노출된 사람은 한명도 없다. 누구도 슬픈 이야기를 하거나 대중에게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고 강도높에 비판했다.

결국 각계에서 이번 사태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비니시우스에게 전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한다. 축구나 사회에서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 우리는 이처럼 인종차별을 겪은 모든 선수를 지지하고 돕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내에서는 분노가 커지는 모습이다. 룰라 대통령은 "비니시우스가 그가 가는 경기장마다 모욕을 당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파시즘과 인종차별이 전 세계의 축구 경기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요구했다. 플라비우 법무부 장관은 스페인 당국이 해당 사건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치외법권"을 이용해 용의자들에 대해 브라질 형법 조항을 적용하는 것까지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2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브라질의 대표 상징물, 두 팔 벌린 예수상의 조명을 꺼 '검고 당당한 예수'를 상징하며 비니시우스와의 연대를 드러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레알 마드리드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벌어진 사건을 강하게 규탄한다. 이런 인종차별적 공격 역시 증오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실을 조사하고 책임을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법무 장관실과 검찰청에 해당 사건을 제기했다"라고 발표했다. 당초 안첼로티 감독의 발언이 잘못됐다며 오히려 화를 내던 발렌시아도 사태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자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종차별은 발렌시아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한 팬을 확인했다. 가장 빠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도 당시 심판들에 대한 징계를 내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스페인 마르카는 'RFEF의 큰 결정에 따라 나초 이글레시아스 비야누에바는 즉시 비디오 판독(VAR) 심판직을 내려놓는다. 그와 더불어, 5명의 다른 VAR 심판도 다음 시즌 심판직을 맡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비니시우스의 퇴장 조치 역시 취소됐다. 스페인 심판기술위원회는 '비니시우스가 발렌시아 선수의 난폭한 행위를 벗어나려는 의도에서 한 행위다. 퇴장은 부당한 결정이므로, 징계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법적인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CNN은 '스페인 경찰이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혐의로 관중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경찰은 이들과 별도로 올해 1월 비니시우스의 이름이 적힌 셔츠를 인형에 입혀 다리에 매달아 놓은 혐의로 4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테파스 회장이 "비니시우스의 주장은 부당하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불씨는 남아 있지만, 모든 여론은 비니시우스의 편이다. 비니시우스도 계속 레알 마드리드에 남아 싸우겠다는 뜻을 전했다. 비니시우스는 조명이 꺼진 브라질 예수상 사진을 게재하며 '검고 당당하다. 구원자 그리스도는 이와 같았다. 나를 감동시키는 연대의 행동'이라며 '나는 더 많은 빛을 주고 싶다. 지난 몇 달 동안 받은 모든 애정과 지지에 감사하다.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 세대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도록, 내가 고통받아야 한다면 감내할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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