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하주석(29·한화 이글스)이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1군 복귀를 앞뒀다.
한화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LG 트윈스와 방문경기를 앞두고 하주석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0경기 출전정지 제재를 받았고 지난달 28일 징계가 해제됐다. 한화는 이 기간 하주석을 연습경기에도 내보내지 않았기에 컨디션 점검이 필요했고 하주석은 이후 연습경기와 퓨처스(2군)리그에 출전하며 1군행을 준비했다.헬멧 난동→음주운전→70G 징계, 돌아온 하주석 "뼈저리게 반성했다, 변화된 모습 보여드리겠다"
당시 하주석은 대전 동구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콜농도는 0.078%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6월에도 한 차례 논란을 빚었던 하주석이다.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 당한 뒤 집어던진 헬멧이 벽을 맞고 튀어나와 웨스 클레멘스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직격했다.
KBO는 규정 벌칙내규 제1항과 제7항에 따라 하주석에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300만 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결정했다. 이어 음주운전까지 벌이자 팬들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내야에 경험 있는 선수가 적은 한화가 올 시즌을 한화가 자유계약선수(FA) 오선진을 다시 불러들여야 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4차례 연습경기를 마치고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11타수 6안타(1홈런)로 감각을 조율한 하주석은 이날 1군에 등록돼 물의를 빚은 뒤 첫 공식석상에 나서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기자회견실 입장과 함께 90도 인사를 한 하주석은 "먼저 잘못된 행동 때문에 실망하신 여러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 그동안 정말 뼈저리게 반성했고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며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모습, 그리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으로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다시 한 번 허리를 굽혔다.최원호 감독 구상은 대타·대수비 "수비 좋아 안정적 카드, 잘해야 한다"... 한화 가을야구 변수될
최원호 한화 감독은 당분간 하주석을 콜업한 이유에 대해 "이민준이 있지만 타이트한 경기 상황에서 대타로 쓰기에는 수비에서 다소 불안함이 있었다"며 "오선진(부상)도 안 되고 전반기 시리즈니까 타이트하게 진행됐을 때 이도윤 타석에서 대타를 쓰기 위해 수비가 안정적인 선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1군에)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주로 대수비 역할을 맡는다. 최 감독은 "좌투수가 나왔을 때 대타를 쓰려고 해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며 "민준이는 경기가 타이트할 경우 수비 때문에못 쓰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주석이는 수비가 좋으니 쉽게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 감각도 합격점을 받았다. "6경기를 했는데 생각 외로 적응이 빠르다는 보고를 받았다 .수비에선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며 "타격 감각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는데 생각보다 잘 따라갔고 몸이 열리는 것 등을 수정해서 좋아졌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퓨처스팀 사령탑 시절에도 하주석을 지켜봤던 최 감독은 "그땐 훈련 위주로 했다"면서도 "이전보다는 좀 더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화는 33승 40패 4무로 여전히 9위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달 말부터 8연승을 달리는 등 급격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7승 3패로 좋다. 5위팀 NC 다이노스와 승차도 3경기에 불과하다. 하주석의 활약에 따라 후반기 가을야구의 꿈도 충분히 품어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