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알 힐랄사진=알 힐랄
[포포투=한유철]
네이마르가 사우디 리그를 극찬했다.
이번 여름 사우디는 엄청난 영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겨울, 슈퍼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한 후 수많은 월드 클래스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이자 '2022 발롱도르 위너'인 카림 벤제마를 비롯해 은골로 캉테와 리야드 마레즈, 사디오 마네 등 수많은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사우디로 이적했다.
아직 사우디의 영입 행보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수많은 선수들이 사우디와 연관되고 있다. 이적시장 종료가 2주 정도 남은 만큼, 추가 이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알 힐랄 역시 많은 선수를 품었다. 브라질의 '초신성'으로 불리며 바르셀로나에서도 활약했던 말컹을 6000만 유로(약 875억 원)를 투자해 데려왔고 후벵 네베스와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 칼리두 쿨라빌리까지 영입했다.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이적료로만 3000억 원 가까이 썼고 연봉까지 합한다면, 알 힐랄이 투자한 금액은 천문학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추가 영입도 예정됐다. 지금까지 언급된 선수보다 훨씬 큰 네임밸류를 지닌 선수였다. 주인공은 네이마르. 그는 펠레-호나우두의 뒤를 이은 브라질의 '슈퍼스타'다. 산투스 시절부터 전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바르셀로나에서 최전성기를 보냈다. 당시 네이마르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했지만 네이마르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결성한 'MSN' 라인은 역대 최고의 공격 조합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만큼 화려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에서 통산 186경기 105골 76어시스트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비롯해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영광의 시기를 함께 했다. 2014-15시즌엔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8강 1차전부터 유벤투스와의 결승전까지 한 경기도 놓치지 않고 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메시, 수아레스보다 먼저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No.1이 되기 위해서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도 메시, 수아레스에게 밀려 '조력자' 역할에 그쳤던 네이마르는 PSG에서 No.1으로서 영광의 시기를 보내길 원했다.
그렇게 그는 2017-18시즌 파리로 향했다. 이적료는 무려 2억 2200만 유로(약 3237억 원). 아직도 깨지지 않는 역대 최고 이적료다. 앞으로도 쉽게 깨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은 현실이 됐다. PSG에서 네이마르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실질적인 에이스도 그였고 그를 중심으로 팀이 돌아갔다.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영광의 시기'를 보내진 못했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리그 30경기 이상을 치른 시즌이 한 번도 없으며 UCL 무대에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2019-20시즌엔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에 무너지며 쓴맛을 봤다.
그렇게 PSG에서의 시간은 흘러갔고 어느새 31세가 된 네이마르. 이번 여름에 '돌연' 이적설에 연관됐다. 언급된 팀은 '친정팀' 바르셀로나였다. 우스만 뎀벨레를 PSG로 보낸 바르셀로나는 공격 보강을 추진했고 네이마르의 재영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했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의 영입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매체는 네이마르의 존재 자체가 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네이마르의 존재 자체는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관광객들과 축구를 보려는 모든 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그를 통해 엄청난 경제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부정적인 부분은 구단의 분위기를 흐릴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가 크랙으로서 게임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적을 적극적으로 찬성하진 않고 있다. 구단은 네이마르가 라커룸 내에서 시한폭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며 네이마르를 영입하는 것보다는 지금의 안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적 가능성이 높게 책정되진 않았다. 애초에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의 최우선 타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전히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를 최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적설은 끊이지 않았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네이마르는 지난주 일요일 구단의 경영진에 이번 여름 PSG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의 카베 솔헤콜은 "네이마르는 이번 여름 팀을 떠나고 싶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의 계약 기간은 3년 남아 있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이유도 덧붙였다. 솔헤콜 기자는 "네이마르는 PSG가 리빌딩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핵심 선수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PSG는 더 젊은 선수들을 위해 네이마르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한 마디로 리빌딩을 위해서 네이마르의 매각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PSG가 이번 여름 영입한 선수들은 대부분 전성기에 있는 20대 선수이거나 잠재력이 충분한 20대 초반 선수들이다. 본래 PSG는 슈퍼스타들을 영입해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목했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을 탈피하고자한 것이다.
솔헤콜은 "PSG는 이 갈락티코 문화를 끝내고 싶어한다. 난 PSG의 미래가 킬리안 음바페나 네이마르와 같은 선수들이 중심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PSG의 미래는 뎀벨레와 곤살로 하무스 같은 선수들이다. PSG는 팀에 헌신하는 선수들을 원한다. 네이마르는 과거이지 미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마르가 이적을 요청했다는 말은 그의 아버지에 의해 부인됐다. 브라질 매체 'PL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아버지는 선수가 PSG에 이적을 요청했다는 말을 반박했고 이 사실을 보도한 L'Equipe를 LE'fake라고 비판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PSG는 네이마르의 매각을 허용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PSG는 이번 여름 팀을 떠나길 원한다고 알린 네이마르를 향한 제안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사우디가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 메시, 음바페의 영입을 시도했지만 실패에 그쳤던 사우디는 'MNM 라인'의 마지막 퍼즐인 네이마르를 품길 원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의 산티 아우나 기자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알 힐랄은 네이마르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 역시 같은 소식을 전달했다. 매체는 네이마르의 사우디행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레퀴프' 역시 "네이마르는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알 힐랄은 네이마르에게 2년 계약을 제시했고 2년 동안 1억 6000만 유로(약 2332억 원)를 지급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네이마르의 이적 과정은 순탄하게 진행됐다. 로마노는 "알 힐랄은 네이마르의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식적인 제안을 준비했다. 선수는 이미 이적에 승인했으며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알 힐랄은 메디컬 테스트를 예약했으며 네이마르 측에서 그린 라이트를 보내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말컹, 네베스, 쿨리발리, 밀린코비치 사비치를 영입해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알 힐랄은 네이마르를 데려옴으로써 사우디 리그 내 '끝판왕'이 될 준비를 마쳤다.
이내 오피셜이 나왔다. 알 힐랄은 16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네이마르의 영입을 알렸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등번호는 10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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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를 떠나게 된 네이마르는 SNS를 통해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주고 받았다. 누노 멘데스와 마르코 베라티 등이 그의 이적 소식에 슬픔을 표했다.
이강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네이마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짧은 시간 함께했지만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 너무 고마웠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네이마르도 이강인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넌 이미 내 마음 속에 있다. 나중에 보자"라고 답했다.
사우디 리그에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네이마르. 명예보다 돈을 택했다는 비판 의견도 있지만, 네이마르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모든 것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사우디로 이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미쳤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지금 사우디 리그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네이마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