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 나폴리 감독 제안 단칼에 거절 "만족스럽지 않아"…유럽 현지 평가는 "오히려 좋아"

983 0 0 2023-10-13 09:48: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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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오 콘테는 나폴리에 오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추락이 너무 빠르게 이뤄졌다.

나폴리가 우승한지 1년도 안 돼 난관에 봉착했다. 일단 감독 교체부터 원활하지 않다.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안토니오 콘테 전 토트넘 홋스퍼 감독과 접촉했다. 현재 니폴리 사령탑인 루디 가르시아 감독 경질이 근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하루만에 콘테는 나폴리 감독직을 거절했다. 나폴리로선 당혹스럽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2일 "콘테는 나폴리 감독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 좀 더 좋은 제안이 오길 기다리기로 했다"고 알렸다.

지난 시즌 나폴리는 구단 전성기를 보냈다.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올랐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지휘 아래 김민재,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 포지션별로 세리에A를 접수한 선수들이 팀을 이끌었다. 유벤투스, AC 밀란, 인터 밀란 등 전통의 강호들을 모두 제치고 정상에 오른 이유다.

지난 여름 전력을 지키는데 실패했다. 선수들의 지지가 높았던 스팔레티 감독은 루디 가르시아로 바뀌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은 바이아웃 금액인 5,000만 유로(약 710억 원)를 지불하며 김민재를 품었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 이적은 타격이 컸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세리에A 8라운드 피오렌티나전에서 무려 3골이나 내주고 패했다. 수비가 흔들리자 여러 곳에서 균열이 생겼다.
 

▲ 콘테와 손흥민(왼쪽부터).



시즌 개막 후 8경기를 치른 현재 4승 2무 2패 승점 14점으로 5위까지 처졌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승 1패로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폴리는 일찍 칼을 빼들기로 했다. 감독 교체로 승부수를 던진 것. 가르시아 감독의 리더십, 전술적 역량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김민재를 제외하면 큰 전력 손실은 없었다. 그렇다면 감독의 능력 부족이 패인이라 분석했다.

그래서 접근한 게 콘테다. 이탈리아 출신의 콘테는 누구보다 세리에A에 정통한 지도자다.

이탈리아에서만 선수생활을 했고 은퇴 후 코치, 감독 경험도 2016년 첼시를 맡기 전까진 줄곧 이탈리아에서만 쌓았다. 유벤투스, 이탈리아 대표팀, 인터 밀란 지휘봉을 잡으며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였다.

2021년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해 손흥민과도 합을 맞췄다.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15년 무관이 이어졌고 프리미어리그는 8위까지 떨어졌다. 콘테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선수, 구단 프런트에게 돌리며 결국 경질됐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로 감독을 바꾸고 나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로 승승장구 중이다.

콘테는 선수비 후역습 축구를 구사한다. 단단한 수비가 콘테 전술의 핵심이다. 나폴리 라우렌티스 회장은 콘테에게 3년 계약을 제안했다. 지금 어느 팀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감독 중에선 이만한 인물은 없다고 봤다.

콘테는 퇴짜를 놨다. 그만큼 나폴리 감독직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나폴리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사실상 공개적으로 감독 교체를 감행했는데 실패했다. 가르시아 감독과 관계도 이상해졌다.
 

▲ 콘테.



나폴리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스팔레티를 내친 것부터가 비극의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3일 "김민재를 제외하면 나폴리는 주축 선수들을 모두 지켰다. 개막 전만 해도 나폴리는 다시 세리에A 우승이 제일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스팔레티와 이별하고 가르시아를 임명한 결정은 정말 의아했다"고 분석했다.

가르시아 감독을 데려온 걸 나폴리의 실수라고 언급했다. "분명 가르시아 감독 임명은 나폴리 구단의 실수였다. 하지만 여전히 나폴리는 강점이 많다. 김민재만 뮌헨에 내주고 오시멘, 스타니슬라프 로보타, 크라바츠켈리아를 잔류시킨 건 칭찬해줄만 하다. 다만 스팔레티가 나가며 라커룸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르시아 감독은 스팔레티를 대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가르시아는 나폴리에 오기 전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 사령탑으로 있었다. AS 로마, 올림피크 리옹 등 굵직한 팀을 이끈 경력이 있다. 하지만 감독 생활 말년으로 사실상 유럽 복귀가 힘들 거라 예상된 감독이었다. 가르시아 감독 선임 소식이 나왔을 때부터 나폴리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다만 콘테로 감독 교체가 되지 않은 건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콘테 역시 최근 하향세가 뚜렷한 감독이다. 말썽을 일으키는 성격도 문제다.

'데일리 메일'은 "콘테의 다혈질적인 성격이 나폴리에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열정적인 선수들이 가득한 나폴리다. 콘테가 적합할지 의문이다. 기름이 가득한 나폴리 라커룸에 성냥을 켜는 일과 같을 수 있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수 있다. 게다가 콘테 가족은 나폴리에서 비행기로 90분 거리인 토리노에 있다. 나폴리 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콘테.



라우렌티노 회장은 감독 교체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데일리 메일'은 "가르시아 감독은 곧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라우렌티노 회장은 나폴리에 기술적으로 더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감독을 원한다"고 밝혔다.

세리에A 1위 AC 밀란과 격차는 승점 7점. 지금 승부수를 던지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면 1위 역전은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 그전에 감독 교체로 전력을 극대화하려 한다.

나폴리는 구단 SNS에 빅터 오시멘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사진을 올려 가뜩이나 시끄러운 상태다. 오시멘은 지난 9월 25일 볼로냐와 2023-2024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5라운드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놓쳤다. 경기는 0-0으로 비겼다.

문제는 경기가 끝나고 발생했다. 나폴리는 27일 구단 공식 틱톡 계정에 오시멘을 놀리는 영상을 올렸다.

오시멘 몸에 코코넛 사진을 합성했다. '나는 코코넛'이라는 인종 차별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오시멘 경기 모습엔 '페널티킥을 주세요'라는 글도 넣었다.

이해할 수 없는 나폴리의 반응에 오시멘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시멘 에이전트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나폴리는 29일 구단 공식 성명서를 냈다. "절대 오시멘을 조롱할 생각이 없었다"며 "SNS에서는 가볍고 장난스러운 표현들이 자주 사용된다. 오시멘을 불쾌하게 하거나 놀릴 의도는 없었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오시멘 영입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그만큼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발표했다.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여론은 더 나빠졌다.
 

▲ 빅터 오시멘과 관계도 좋지 않다.



오시멘이 이번 SNS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나폴리에 대한 마음이 상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가르시아 나폴리 감독과 갈등도 불거졌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오시멘은 아프리카를 위한 자선 비디오 촬영을 나폴리가 막아서 화가 났다. 나폴리에 대한 마음이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오시멘은 지난 시즌 세리에A 득점왕이었다. 26골을 넣으며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여러 팀들이 눈독을 들였다. 다만 나폴리가 비싼 이적료를 부르며 모두 포기했다.

오시멘이 나폴리에서 마음이 떠났다는 얘기가 돌자 이적설이 터졌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이 빅터 오시멘과 계약을 원한다. 그에게 연봉 3,900만 파운드(약 650억 원)에 5년 계약을 제안할 예정이다. 나폴리의 요구액인 이적료 1억 7,300만 파운드(약 2,900억 원)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알렸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첼시는 오시멘과 나폴리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오시멘 영입 관심을 높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 루디 가르시아 감독은 해고에 처할 위기다.



오시멘은 이적설을 일축했다. 2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지난 2020년 나폴리에 오기로 한 것은 환상적인 결정이었다. 이 도시의 팬들은 내게 엄청난 애정과 친절함을 보여줬다. 나폴리 사람들의 열정과 응원은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유니폼을 입는 동안 나폴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변하지 않을 거다"고 밝혔다.

이어 "나폴리 팬에 대한 비난은 사실이 아니다. 내겐 가족과도 같은 나폴리 친구들이 많이 있다. 나와 나이지리아 국민들을 돕기 위해 나서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 앞으로도 화합과 존중,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오시멘의 마음은 상했다는 게 이탈리아 현지 매체들의 주된 반응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시 오시멘 이적설은 여기저기서 불거질 게 뻔하다.

여기에 콘테 감독 선임 실패까지. 빠르게 새로운 감독과 계약하지 않으면 나폴리 라커룸은 더 뒤숭숭해진다. 나폴리의 위기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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