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 짐 랫클리프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인수전 최종 승자로 떠오르면서 현지 매체들은 앞다퉈 구단에 불어올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억만장자 랫클리프가 '축구'와 관련된 의사결정 권한을 쥐는 형태로 구단 재편이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구단 이사회는 랫클리프가 미국 스포츠 재벌 글레이저 가문으로부터 지분 25%를 13억5천만 파운드(약 2조2천327억원)에 매입하기로 한 합의를 오는 19일 최종 승인할 전망이다.
지분 100% 매입을 원한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을 앞세운 컨소시엄이 최근 인수전에서 물러나 랫클리프가 공동 구단주에 오르는 수순이다.
BBC 등에 따르면 카타르 자본은 50억 파운드(약 8조2천360억원)가 넘는 거액을 제시했으나, 글레이저 가문이 지분을 완전히 넘길 생각은 없다는 판단에 발을 뺀 것으로 전해진다.
랫클리프가 이사회에서 공식 직책을 받는 데는 8주가량이 더 소요될 예정이지만, '스포츠 분야' 운영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터라 권한·담당 분야 등이 빠르게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오랜 맨유 팬으로 알려진 랫클리프가 선수 영입·감독 선임 등 스포츠 관련 활동을 총괄하고, 나머지 상업적 운영은 글레이저 가문이 여전히 책임지는 형태로 구단이 재편될 것으로 텔레그래프 등 현지 매체들은 예측한다.
짐 랫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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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더타임스는 이네오스 산하 스포츠팀을 총괄하는 데이브 브레일스퍼드가 스포츠 디렉터 등 랫클리프의 담당 영역 내 인사를 주도할 것이라며 회계사 출신인 리처드 아널드 구단 최고경영자(CEO), 존 머터프 축구 담당 디렉터가 퇴출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CEO 출신인 장 클로드 블랑, 전 리버풀(잉글랜드) 스포츠 디렉터로, 2015-2016시즌부터 위르겐 클롭 체제의 안착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 마이클 에드워즈 등이 이들의 자리를 꿰찰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구단 수뇌부 인사가 주목받는 데는 2023-2024시즌 들어 맨유가 부진한 상황과 연관돼 있다.
에릭 텐하흐 감독을 선임하고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를 방출하는 등 결단을 내린 끝에 2022-2023시즌을 3위로 마친 맨유는 새 시즌 초반 10위(4승 4패)까지 처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조별리그 A조 1, 2차전을 모두 패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김민재가 뛰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3-4,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에 2-3으로 연이어 패했다.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인수 가능성을 둘러싸고 팀이 어수선한 가운데 이적시장에서도 자금·협상력이 부족해 당장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이적료 4천720만 파운드(약 777억원)를 써서 야심 차게 인터 밀란(세리에 A)에서 데려온 앙드레 오나나가 부진하면서 골키퍼 자리를 둘러싸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