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는 플레이를 하라고 독려해주신다."
대전하나시티즌 외국인 선수 안드레 루이스(23)의 말이다.
대전은 지난 8일 수원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1라운드 수원FC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대전은 개막전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대전의 황선홍(51) 감독은 국내 최정상급 커리어를 갖고 있는 지도자다. K리그를 2차례, FA컵을 2차례 제패했다. 또한 2번의 K리그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황선홍 감독이 가지고 있는 별명이 하나 있다. 본인이 선호하는 별명은 아니지만 바로 '황선대원군'. 이는 황선홍 감독과 쇄국정책의 대명사인 흥선대원군을 결합한 별명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내포돼있는 별명이다. 2013년 당시 포항 스틸러스를 지휘하던 황선홍 감독은 모기업의 상황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게 된다. 외인 선수의 전력이 절대적인 K리그 무대에서 황선홍 감독은 더블을 달성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국내 선수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성과를 이뤄내면서 얻게 된 별명이 황선대원군이다.
하지만 이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은 좋지 않은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다. 포항 시절에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자신의 힘으로 극복했지만, FC서울에서는 자신이 위기를 초래하며 무너졌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은 아드리아누, 데얀 등 서울 감독 재직 당시 외인들과 보이지 않는 마찰을 겪었다. 이는 팀 전력의 악화를 가져오며 서울과 황선홍 감독이 동시에 무너지는 이유 중 하나가 됐고, 이에 따라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도 부정적인 의미가 커졌다.
한 동안 야인으로 지냈던 황선홍 감독이 새롭게 창단된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직에 내정됐을 때, 외인 문제는 걱정을 하게 한 부분 중 하나였다. 황선홍 감독이 외인 선수들과 어떤 궁합을 보일까, 약점을 극복할까에 대한 이야기였다.
단 1경기일 뿐이지만 오히려 걱정했던 부분이 황선홍 감독의 장점이 됐다. 외국인 선수인 안드레가 종행무진 활약하며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의 레전드 웨인 루니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동점골을 포함 시종일관 맹활약으로 황선홍 감독의 승리를 도왔다.
경기 후 안드레는 활약의 공을 황선홍 감독에게 돌렸다. 안드레는 "감독님이 내가 잘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경기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너무 잘 해주신다. 나는 물론 채프먼, 바이오도 감독님과의 관계가 너무 좋다"라고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이 외인 선수들이 실력을 뿜어낼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도 이제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 승을 거뒀지만, 황선홍 감독은 계속해서 전진할 뜻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은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하겠다. 어려운 K리그 무대라는 걸 다시 느낀다. 잘 준비하겠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 "경기할 수 있게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해주신 의료진을 포함한 많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