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류지혁이 10일 수원 KT전에서 2회말 슈퍼캐치를 선보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OSEN류지혁(26)의 합류가 KIA 타이거즈에 반가운 이유, 단 한 장면으로 증명됐다.
KIA는 1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에서 스코어 10-0, 5회 강우콜드 승을 거뒀다. KIA는 2연승을 내달렸다. 거의 모든 선수가 잘해준 경기였다. 선발 마운드에서 애런 브룩스(30)가 5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고, 5번 타자로 출전한 유민상(31)은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리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그런데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3루수로 출전한 류지혁이었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뛰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류지혁은 두산에서 KIA로 트레이드 이적했다. 이날에는 2타수 무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땅볼을 날린 류지혁. 상대 2루수 박경수(36)의 송구 실책이 없었다면 병살타로 연결될 뻔했다. 다음 타석에서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하지만 KIA 팬들은 온라인을 통해 "류지혁 잘 데려 왔다", "최고"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수비였다.
류지혁은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의 4번 멜 로하스 주니어(30)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엄청난 장면이었다. 로하스의 타구가 빠르게 날아왔고, 공은 류지혁 바로 앞에서 땅을 때리며 불규칙하게 튀어 올랐다. 여기에 공은 류지혁 오른쪽을 향했다. 글러브를 왼손에 끼고 있었던 류지혁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운 조건이었다.
하지만 류지혁은 몸을 한 바퀴 틀면서 손을 뻗어 공을 잡아냈다.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1루 송구도 안정적이었다. 로하스의 안타를 완벽하게 지운 류지혁이었다.
그러자 KIA 코치들이 류지혁의 호수비에 박수세례를 퍼부었다. 서재응(43) 투수코치의 경우 박수와 함께 환호성까지 질렀다. 더그아웃에 있던 KIA 선수들도 박수를 보냈고, 마운드에 있던 선발 브룩스는 글러브와 손바닥을 맞부딪히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 시즌 KIA는 3루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황윤호(27)는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233 4타점으로 방망이가 아쉬웠고, 지난 1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장영석(30)도 11경기에서 타율 0.129 2타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방망이도 방망이지만, 더 큰 문제는 수비였다. 올 시즌 황윤호와 장영석은 실책 3개씩을 기록 중이다. 1루수 유민상(31)과 함께 팀 내 실책이 가장 많다. 하지만 류지혁이 이적 첫 경기부터 '거미줄 수비'를 선보이니 KIA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류지혁의 또 다른 장점은 3루수를 비롯해 유격수, 2루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침 주전 2루수 김선빈(31)이 허벅지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류지혁의 다양한 수비 포지션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은 "류지혁은 3루와 2루 등을 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