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르히오 라모스는 남자 축구 선수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A매치 200경기를 꿈꾼다. 다른 선수들보다 A매치를 많이 소화하는 라모스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스페인은 9일(한국시간) 히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엘 몰리논에서 '유로 2020' 예선 F조 경기를 갖고 페로제도를 4-0으로 꺾었다. 라모스는 선발로 뛰다가 후반 39분 우나이 누녜스와 교체됐다.
167경기를 뛴 라모스는 이케르 카시야스가 지난 2016년 세운 167경기 기록에 도달했다. 이로써 스페인 역대 최다 출장 타이기록 보유자가 됐다. 앞선 루마니아전에서는 출장과 함께 득점까지 기록하며 A매치 21골을 기록, 스페인 사상 공동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만 전설인 게 아니다. 카시야스와 함께 남자 A매치 사상 최다출장 10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유럽 선수 중에서는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비탈리스 아스타피에프스(라트비아)에 이은 공동 3위다.
남자 최고 기록인 184경기까지 17경기가 남았다. 현재 기록 보유자는 이집트의 아흐메드 하산으로,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약 16년 동안 이 기록을 세웠다. 여자 최고 기록은 크리스틴 릴리가 보유한 352경기다.
스페인 대표팀의 향후 일정을 보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기록이다. 스페인은 앞으로 유로 예선 잔여 경기, 9월에 개막할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경기 등 다양한 A매치를 앞두고 있다. 올해 10월, 11월, 내년 3월까지 총 6경기가 열린다. 내년 6월부터 7월에 걸쳐 유로 2020 본선이 열리는데, 최소 3경기에서 최대 7경기까지 치르게 된다. 유로 본선 이후에는 내년 9월, 10월, 11월에 걸쳐 총 6회 A매치가 더 열린다.
즉 스페인은 내년까지 최소 15, 최대 19경기를 더 치르게 된다. 스페인이 유로 본선에서 8강에 진출하고 라모스가 모든 경기에 출장한다면 내년 안에 최다 A매치 타이 기록에 도달한다. 만약 스페인이 유로 본선에서 4강 이상 진출하고 라모스가 모든 경기에 출장한다면 185경기를 기록할 수도 있다.
라모스는 월드컵 우승 1회(2010), 유로 우승 2회(2008, 2012)를 경험했고 컨페더레이션스컵에 2회 참가했다. 스페인의 전성기 멤버로서 다른 선수들보다 A매치를 더 많이 치렀기 때문에 지금의 대기록이 가능했다. 라모스의 향후 기록 역시 스페인의 성적에 달려 있다.
라모스는 "내 뒤에서 기록을 깰 선수를 위해 기록을 바꿔놓고 싶다. 한 나라를 위해 167경기를 뛰는 건 아주 힘든 일이다. 이 기록은 내게 주어진 보상이자 즐거움이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수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운 좋게도 부상이 나를 피해가 줬다. 이 영광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라모스는 다음 목표로 A매치 200경기를 거론했다. 라모스는 "아직 깰 수 있는 기록이 더 남았다. 나는 한 경기 한 경기 나아갈 것이다. 매일 아침마다 더 나아지겠다는 동기부여를 되찾는다. 지금의 젊음과 에너지를 최대한 오래 유지해 가능한 한 큰 기록을 세우겠다. 국가대표 200경기에 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넘어, 남자축구 역사상 깨지지 않을 기록을 세우겠다는 야심이다.